10대부터 마음을 지키는 연습 - 20년 학교 상담사의 현실적인 마음 처방전!
다니모토 에미 지음, 송지현 옮김 / 또다른우주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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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부터 마음을 지키는 연습>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우리가 혹은 사회가 아이들에게 너무 한쪽 방향만 가르쳐 온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이해해라, 참아라, 양보해라, 좋은 게 좋은 거다.' 같은 말들만 늘어놓은 건 아닐까. 이 말들이 틀린 건 아니지만 항상 같은 방향만 요구하는 건 맞는 것 같다. 이 책은 그 반대쪽 이야기를 아이에게 던진다. 참지 않아도 되는 상황, 굳이 이해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애써 관계를 유지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를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계속 불편하게 만든다면 이유를 분석하기보다 ‘거리 두기’를 먼저 선택하라고 말이다. 이건 태도의 문제라기보다 판단의 문제다. 지금까지는 관계를 유지하는 게 기본값이었다면, 이 책은 관계를 끊거나 줄이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로 두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눈에 들어온 건 ‘안전한 사람’이라는 기준이다.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 자체를 권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현실적으로 크게 공감하며 읽었다. 믿음을 바탕으로 털어놓은 속마음, 속사정이 다시 화살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누구에게 말할 것인지 먼저 판단하라고 한다. 실제로 아이들 사이에서 문제는 감정이 아니라 잘못된 대상에게 털어놓아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책 전반의 톤도 인상적인데 위로하거나 공감하는 방식이 아니라, 상황을 분리해서 보게 만드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 짜증을 냈을 때 '내가 뭘 잘못했지?'가 아니라 '저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나?'로 생각이나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주는 식이다.

우리는 여전히 관계를 유지하는 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문제가 생겨도 '잘 풀어봐'라고 말하는 게 자연스럽다. 그런데 이 책은 애초에 풀지 않아도 되는 관계가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어디까지는 노력해야 하는 관계이고, 어디부터는 멈춰야 하는지 등을 생각해 보게 만든다. 그 경계가 명확하지 않으면 결국 아이는 계속 참는 쪽으로만 가게 되니 말이다.

이 책은 많은 내용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몇 가지 기준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답습된 관점과 다른 기준을 제시하며 스스로의 마음을 지킬 수 있는 포인트를 제시하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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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우는 시간 - 오늘을 응원하고 내일을 세우는 말 선물 필사 파스텔 창조책 9
오현선 지음, 주현조 그림 / 파스텔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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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우는 시간>은 읽는 책이라기보다 ‘내가 (따라) 쓰는 책’이다. 자존감, 친구 관계, 진로, 감정, 공부, 말 습관까지 아이들이 실제로 흔들릴 수 있는 지점을 중심으로 문장을 배치해두고, 그 문장을 따라 쓰게 하는 필사 책이라는 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문장이 짧다는 점이다.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 한두 줄 안에서 끝난다. 대신 그 문장을 따라서 한 번 써보게 만든다. 여기서 차이가 생긴다. 읽을 때는 쉽게 지나갈 문장이 손으로 옮겨 적는 순간 속도가 느려지고 그 과정에서 생각이 개입된다. 문장의 의미를 곱씹으며 적으면서 더 내 것으로 체득할 수 있게 된다고 해야 할까.

구성도 아주 현실적이다. 아이들이 실제로 자주 부딪히는 문제들로 나뉘어 있다. 친구 관계에서의 소외감, 공부에 대한 부담, 말 습관에서 오는 갈등 같은 것들이다. 특별히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다. 이미 많이 들어본 말들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말을 ‘한 번 더 쓰게’ 한다는 포인트가 있다. 이 반복이 생각보다 큰 장점이다. 같은 문장도 읽고 지나갈 때와, 직접 써보는 경험은 완전히 다르게 남는다.

책의 제본이 잘 펴지기 때문에 필사할 때 손이 불편하지 않다. 글씨도 큼직해서 초등 저학년도 충분히 따라 쓸 수 있는 글자 크기로 제시된다. 어렸을 때부터 내면을 단단하게 하는 문장을 많이 접한 아이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길 거라고 믿는다. 그렇기에 초등 저학년 때부터 이런 책을 한 주에 한 문장이라도 따라쓰게 하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보면서 느낀 건 아이들이 필요한 건 새로운 정보가 아니라 ‘자주 떠올릴 수 있는 문장’일 수도 있겠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아이들은 알고 있는 말을 실천하지 못해서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필요한 건 더 많은 설명이 아니라 다시 꺼내볼 수 있는 짧은 문장이지 않을까. 부모 입장에서는 활용 방식 또한 중요한데, 이 책을 혼자 쓰게 두기보다는 같이 한두 문장씩 써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쪽이 효과적일 것 같다. 어떤 문장이 마음에 남았는지, 왜 그 문장을 골랐는지를 묻는 것만으로도 아이 생각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면서 아이의 마음을 더 들여다 볼 수 있게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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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점수는 별 다섯 개
박하령 지음 / 키다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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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점수는 별 다섯 개>는 다섯 편의 단편을 통해 청소년이 마주하는 ‘기준’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재능, 관계, 가족, 환경, 그리고 존재 방식까지 각기 다른 상황을 보여주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나는 지금 누구의 기준으로 나를 평가하고 있는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이들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자기 점수’를 매기고 있다는 점 아닐까 싶다. 성적이나 결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친구 관계, 사는 동네, 성격, 심지어 관계를 맺는 방식까지 끊임없이 자신을 평가한다. 문제는 그 기준이 대부분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나경은 재능이 애매하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낮춘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실력이 아니라 해석이다.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는 행위 자체를 재능으로 볼 것인지 결과로 증명된 능력만을 재능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자존감의 방향이 달라진다. 이 장면은 아이보다 오히려 부모의 기준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우리는 여전히 결과 중심의 언어로 아이를 평가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하게 된다.

두 번째와 다섯 번째 이야기는 관계에 대한 고정관념을 건드린다. 셋이던 관계가 둘로 재편될 때 남겨진 감정, 그리고 일부러 거리를 두는 선택까지 모두 비정상으로 취급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관계에도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모두와 잘 지내야 한다는 기준 역시 하나의 선택일 뿐이다. 이 지점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친구와 잘 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자기 자신과 잘 지내는 게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가족 관계가 등장한다. 보호받는 입장에서 벗어나고 싶은 지아의 감정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다. 역할에 대한 질문이다. 아이는 언제까지 보호의 대상이어야 하는가, 그리고 부모는 언제 아이를 하나의 주체로 인정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 보게 한다.

청소년기의 혼란은 기준이 없어서가 아니라, 남의 기준을 너무 빨리 받아들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 아닐까. 부모 입장에서 이 책이 유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대신 아이가 어떤 질문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게 만드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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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퇴치 요리점 미미 식당 1 - 밤마다 깨어나는 두개의 그림자
정연철 지음, 모차 그림 / 풀빛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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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면이 인상적인 책이다. 아이가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데 부모는 그걸 보지 못하고 계속 싸우고 있는 상황. 판타지 동화라고 생각하고 펼쳤다가 이 장면에서 잠깐 멈칫했다. 어떤 아이들에겐 이 장면이 하나의 이야기나 악몽이 아니라 이미 현실에 가까운 장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악몽 퇴치 요리점 미미 식당 1>은 겉으로 보면 판타지 설정이 강한 이야기로 보인다. 악몽을 수집하는 존재가 있고, 꿈을 분석하고, 그걸 요리로 만들어 해결한다는 구조 자체가 독특하다. 읽다 보면 악몽을 없애주는 이야기가 아니라, 왜 그런 꿈을 꾸게 되었는지를 되짚어 보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상이가 겪는 상황이 크게 특별하지는 않다. 부모의 다툼, 그로 인해 떠다니는 집 안의 긴장감, 친구와의 오해 등등. 어른 입장에서는 시간 지나면 괜찮아질 수도 있는 일처럼 보이지만 아이에게는 매일매일을 뒤흔드는 문제다. 미미 식당이라는 공간도 흥미롭다. 보통 이런 설정이라면 이 장소가 고민을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할 것 같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 무언가를 대신 해결해 주기보다 스스로 들여다보게 만든다. 레몬차를 마시면 마음속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식이다.

읽으면서 조금 의외였던 건 이야기가 생각보다 다정하게 흘러간다는 점이다. 소재는 불안하고 어두울 수 있는데 그 부분을 읽는 독자 즉 아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천천히 풀어간다. 아이와 같이 읽는다면 이 책은 내용보다도 ‘타이밍’이 중요할 것 같다. 아이가 불안하거나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이 있을 때 슬쩍 건네 같이 읽으면 좋을 책 같다. 굳이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하지 않아도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기 이야기를 꺼낼 수 있지 않을까. 아이가 힘들 때 꼭 뭔가를 해결해 줘야 하는 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이 책을 읽으며 들었다. 그냥 그 감정을 제대로 보고 지나가는 것도 하나의 과정일 수 있겠다는 생각. 앞으로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되는 시리즈를 만나 반가운 마음으로, 다음 권을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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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공부책 - 만들면서 배우는 김밥의 모든 것 놀라운 한 그릇 6
정원 지음, 박지윤 그림 / 초록개구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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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읽을 책을 고를 때 익숙한 소재가 주는 힘은 생각보다 크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 부담이 적고 그만큼 자연스러운 읽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김밥 공부책>은 그런 점에서 접근이 쉬운 책이라고 본다. 김밥이라는 익숙한 음식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읽기 전부터 거부감이 거의 없고 오히려 좋아하는 김밥의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궁금해 빨리 표지를 열어보고 싶어진다.

이 책은 단순한 요리책은 아니다. 김밥을 중심으로 여러 정보를 엮어낸 인문서에 가깝다. 이야기 속에서 장보기, 밥 짓기, 재료 준비, 김밥 말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레시피를 익히게 된다. 김밥의 준비 과정 사이사이에 김밥의 역사나 재료에 대한 설명이 함께 들어있어 유익하다. 따로 공부한다는 느낌 없이 하나의 흐름으로 읽히는 구조하고 할 수 있다.

특히 인상적인 건 익숙한 음식의 여러 다양한 면을 더 알게 되었다는 점 같다. 평소에는 그냥 먹던 김밥인데 재료 하나하나를 들여다보고 과정의 의미를 알고 나면 한 줄의 김밥이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여러 요소가 모인 결과라는 걸 느끼게 된다. 이런 경험은 아이에게도 꽤 의미가 있다. 일상의 것을 다시 보게 만드는 시각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그림도 한몫한다. 과하게 귀엽거나 과장된 느낌의 그림이 아니라 실제에 가깝게 표현되어 있어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을 읽는 동안 어찌나 김밥이 먹고 싶던지. 책을 읽고 나서 실제로 김밥을 한 번 같이 만들어보면 단순한 독서 경험을 넘어서 생활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다. (물론 요리 실력이 별로인 나는 김밥을 싸 먹지 않고 사 먹었지만 말이다.) 아이가 과정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순서 이해, 재료 구분, 간단한 조리 개념까지 익히게 되니 일석이조 같다.

익숙한 음식을 통해 여러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읽은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책이다. 비록 나는 사서 먹었지만 말이다. 아이가 부담 없이 읽으면서도 일상과 연결되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면 이 책은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김밥 하나로도 이렇게 여러 상황과 정보를 접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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