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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점수는 별 다섯 개
박하령 지음 / 키다리 / 2026년 3월
평점 :

<내 점수는 별 다섯 개>는 다섯 편의 단편을 통해 청소년이 마주하는 ‘기준’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재능, 관계, 가족, 환경, 그리고 존재 방식까지 각기 다른 상황을 보여주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나는 지금 누구의 기준으로 나를 평가하고 있는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이들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자기 점수’를 매기고 있다는 점 아닐까 싶다. 성적이나 결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친구 관계, 사는 동네, 성격, 심지어 관계를 맺는 방식까지 끊임없이 자신을 평가한다. 문제는 그 기준이 대부분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나경은 재능이 애매하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낮춘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실력이 아니라 해석이다.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는 행위 자체를 재능으로 볼 것인지 결과로 증명된 능력만을 재능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자존감의 방향이 달라진다. 이 장면은 아이보다 오히려 부모의 기준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우리는 여전히 결과 중심의 언어로 아이를 평가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하게 된다.
두 번째와 다섯 번째 이야기는 관계에 대한 고정관념을 건드린다. 셋이던 관계가 둘로 재편될 때 남겨진 감정, 그리고 일부러 거리를 두는 선택까지 모두 비정상으로 취급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관계에도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모두와 잘 지내야 한다는 기준 역시 하나의 선택일 뿐이다. 이 지점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친구와 잘 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자기 자신과 잘 지내는 게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가족 관계가 등장한다. 보호받는 입장에서 벗어나고 싶은 지아의 감정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다. 역할에 대한 질문이다. 아이는 언제까지 보호의 대상이어야 하는가, 그리고 부모는 언제 아이를 하나의 주체로 인정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 보게 한다.
청소년기의 혼란은 기준이 없어서가 아니라, 남의 기준을 너무 빨리 받아들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 아닐까. 부모 입장에서 이 책이 유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대신 아이가 어떤 질문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게 만드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