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롤라는 못 말려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238
케네스 라이트 지음, 사라 제인 라이트 그림, 김영선 옮김 / 국민서관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모든 아이들의 마음속엔 말괄량이나 개구쟁이가 몰래 숨어 사는 걸까. 그렇지 않고선 아이들이 이렇게 '못 말리는' 캐릭터에 무조건적으로 열렬한 반응을 보이는 걸 이해하기 힘들어진다. 아이는 이 책을 받아들고 제목만으로 신나 했다. 못 말리는 롤리가 어떤 행동들을 보여줄지 잔뜩 기대에 찬 표정으로 표지를 열었다.
제목과 표지는 아이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아이는 읽는 내내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깔깔 웃으며 봤고, 곰돌이의 대사를 흉내 냈다. "푹 자. 왠지 내일도 굉장한 하루가 될 것 같으니까."라는 마지막 대사를.
롤라는 꽂히는 게 있으면 굉장할 정도로 파고는 아이다. 그런 롤라의 곁에는 항상 곰돌이가 있다. 곰돌이는 항상 롤라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지켜보지만 롤라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는 생각을 막거나 방해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옆에 있고, 도와주고, 걱정해 줄 뿐. 이 모습에서 나는 아이와 나의 모습을 떠올렸다. 물론 현실의 나는 책 속의 곰돌이처럼 그저 묵묵히 기다려주지 못한다. 위험하다고, 무모하다고, 쓸데없다고 아이의 생각과 행동을 그동안 얼마나 억압하고 무시하고 억제했다. (곰돌이보다 못하다.ㅜㅜ) 아이는 그저 자신의 마음을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었을 텐데, 란 생각에 아이에게 조금 미안하기도 했다. 롤라처럼 못 말리는 말괄량이 같은 모습이 아이 마음속에도 많을 텐데, 그래서 이 책을 그렇게 좋아는 걸 텐데, 평소에 그런 표출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도왔어야 했는데 등등.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복잡한 엄마의 심경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는 마냥 이 책을 좋아했다. 어려운 여러 제과제빵 용어들도 한 글자씩 찬찬히 읽었고(본인도 요리를 해보고 싶다고 했고), 책을 잔뜩 싣고 돌아오는 모습에서는 '나도 책 좋아하는데'라며 롤라와의 공통점을 찾고 즐거워했다(본인도 도서관 가서 책 저만큼 빌려오고 싶다고도 했다). 항상 밝고 긍정적인 롤라의 모습을 보며 내 아이 내면의 모습도 다시 더듬어 봤고, 그런 모습을 대하는 자신에 대해서도 살며시 돌아보게 한 책이다. 표지를 오려 인형놀이를 할 수 있게 한 부분도 굉장히 유익했다. 아이와 함께 책을 다 읽고 난 후 오려 낸 곰돌이와 롤라 캐릭터로 역할놀이를 했고, 그 과정에서 아이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읽어내고 표현하게 도와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여러모로 유익하고 유쾌한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