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할 때 보는 책 - 2021 화이트레이븐스 선정 도서 국민서관 그림동화 255
가예 외쥬다마르 지음, 셰이다 유날 그림, 베튤 튼클르츠 옮김 / 국민서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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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아이가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이 입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은 이것일 것이다. "엄마, 나 심심해.", "엄마, 나 지루해.", "엄마, 나 할 게 없어." 등등. 심심하고 지루하고 무료하다는 말들. 텔레비전을 노출하지 않는 집이라 이런 소리를 들으면 속으로 '텔레비전을 틀어줄까' 고민한다. 그림을 그려보고, 책을 읽어보고, 보드게임을 해보고, 종이접기를 해봐도 시간은 더디게만 흐르고 아이의 흥미를 끌 만한 새로운 것이 없는 상황에 직면한 엄마들은 누구라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봤을 것이다.

아이 또한 마찬가지일 테다. 책도 읽고 또 읽고 또 읽어 봐도 읽었던 책이고 아는 내용이고, 그림을 그리고 물감을 칠하고 클레이를 주무르고 종이를 접고 해도 항상 해봤던 비슷한 활동들이고 그러니 재미가 폭발할리 없다. 놀이터에 가서 그네를 타보고 시소를 타보고 줄넘기를 해봐도 자주 하는 비슷한 활동들은 잠시만 지루함을 달래줄 뿐 다시 지루함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럴 때 읽으면 주위를 환기시킬 수 있는 책이다. 지루하다는 건 그저 비슷비슷하고 무료하고 기분을 가라앉히는 부정적인 것으로 여겼는데, 다른 재미있는 혹은 평소에 하지 않았던 흥미를 찾아가는 새로운 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알려주며 지루함을 덜 지루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구름을 보고 비슷한 다른 모양을 떠올려본다던가, 주변 인물들과 닮은 동물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본다던가, 아니면 내가 좋아는 게 무엇인지 싫어하는 게 무엇인지 차근차근 따져본다던가 등등 지루함이 우리 근처에 왔을 때 그 지루함이 더 커지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는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고 그 시도와 과정이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다.

더 넓게 보면 인생 또한 그런 것 같다. 내려가면 올라갈 때가 있는 것처럼 올라가면 내려갈 때가 있는 것처럼 이 문을 열면 저 문이 보이고 저 문을 열면 이 문이 보이고 하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미래의 발판이 되고 미래의 상황은 그다음 상황의 기반이 된다. 모든 것이 순환하고 연결되어 있는 논리를 지루함에 빗대어 잠시 느껴볼 수 있는 책이었다.

어찌 됐든, 지루하다면 뭔가 해보자! 그럼 지루함이 작아질 것이다. 조만간 다시 찾아오겠지만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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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잘 사귀는 법 - 멋진 친구,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 초등 고민 솔루션 시리즈
류윤환 지음, 경자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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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시작된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아이가 학교에 입학할 때도, 새 학년을 맞이할 때도 나의 가장 큰 걱정은 아이의 교유관계였다. 아이가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자신의 마음과 맞는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 혹시나 겉돌지는 않을지, 친구 관계에서 상처를 입진 않을지 등등 아이와 관련된 대부분의 걱정은 '아이의 친구' 혹은 '아이의 주변 사람'과 관련된 것이었다.

아이 또한 마찬가지리라. 새 학기를 맞이하며 하는 여러 바람 중 가장 큰 바람은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이리라. 어떤 짝꿍을 만나게 될지, 작년에 같은 반 친구들 중 누구와 새로운 반에서 만나게 될지 궁금한 마음에 기대도 하고 걱정도 한다. 막상 마주한 친구들의 성향이 다르다거나 표현이 과격하다는 이유로 (아이가 친구의 기준으로 가장 꼽는 부분이 친절함이다. 친절한 사람이 무조건 좋다는 나의 아이) 조금 실망하기도 하고 잘 몰랐던 친구였는데 어떤 활동으로 이야기를 나눠 보니 좋은 친구 같다는 이야기를 하며 웃음꽃을 피우기도 한다.

이 책은 아이가 받자마자 '내가 좋아하는 책이네.' 했다. 만화 형식이라 부담 없다는 표현이다. 만화로 장면들을 보여주고 그 장면에서 아이가 느끼는 여러 궁금증을 선생님(류 샘)에게 상담하면 류쌤이 답변해 주는 형식이다. 등장하는 질문들에 많은 공감을 느꼈다. 내가 어렸을 때 친구관계에서 느꼈던 여러 질문들이었고(마찬가지로 나의 아이도 느끼는 질문들이었겠지) 그 궁금증들에 달린 답변들은 어떤 면에서는 조금 교과서적인 면도 있지만 그럼에도 한 번씩 찬찬히 읽어보면 맞아, 이렇게 하면 될 것 같네 하는 것들이었다. 예를 들어 친구들에게 호감을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는지, 친구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질문에 진정으로 공감해 주고 의사나 감정을 다채롭게 표현할 것,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말하고 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의 답변이 그것이다. 결국 기본을 잘 다지면 모든 걸 튼튼히 잘 이루어질 수 있듯이, 친구 관계에서도 진심으로 공감하고 자신감 있게 표현하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아이가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에만 한정되어 있던 내 시각이 조금 바뀌기도 했다. 내 아이가 누군가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주면 된다는 것이 그것이다. 내가 사귀고 싶은 친구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생각해 보고, 나 또한 그런 모습을 갖추면 다른 친구에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도 나도 새삼 깨닫게 된 독서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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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젠더 - 우린 모두 달라!
오누키 시오리 지음, 송지현 옮김, 초등젠더교육연구회 아웃박스 감수 / 예림당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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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파란색을 좋아했다. 원피스나 치마는 싫어했고(거슬리고 불편하다는 이유) 청바지를 좋아했다(활동하기 편하다는 이유). 비즈 만들기, 액세서리 꾸미기 등의 놀이를 안 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것보다는 자동차 만들기, 공룡 피규어를 더 좋아했다. 반지, 목걸이 등의 장신구보다는 로봇 전자시계, 무선 자동차를 더 좋아했다. 나는 아이가 남들처럼 여자라는 이유로 분홍색, 반짝거리는 것, 치마, 긴 머리, 구두 등을 선호하지 않는 게 좋았다. 그냥 본인이 좋고 편한 걸 추구하는 걸 응원하고 싶었다. 여자니까 분홍색 옷을 입어야 하고 남자니까 파란색 옷을 입어야 하는 건 너무 뻔하고 구닥다리 같았다.



그럼에도 아이는 밖에 나가 여러 가지 질문을 받아야 했다. 가장 흔한 질문은 "위로 오빠가 있나 봐요?"였다. 아이가 좋아서 고른 파란색 계열의 옷, 로봇 캐릭터가 프린트된 티셔츠, 마블 캐릭터가 크게 보이는 운동화가 아이의 오빠의 취향으로 어쩔 수 없이 물려받아 입게 된 것으로 보는 것이었다. "아니에요. 오빠 없어요. 다 아이가 직접 고른 것들이에요." 하면 당황하던 상대방들. 심지어 가족 중 어르신은 아이에게 소원이니 제발 드레스나 원피스 한 번 입고 오면 안 되냐고 하셨고, 아이는 그럴 때마다 한숨을 내쉬며 나지막이 말했었다. "치, 나는 내가 좋은 거 입을 건데." 왜 이런 변명 같은 답변과 한탄이 섞인 설명을 해야 하는지 상황을 지켜보는 나는 답답할 뿐이었다.


머리를 짧게 자른다고, 바지를 즐겨 입는다고, 분홍보단 파랑을 선호한다고 해서 아이의 성별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박혀버린 선입견의 시선들은 얼마나 부당하고 불편한가. 나는 아이가 계속 자신의 취향을 추구하며 살았으면 바라고, 아이가 어른이 된 시대에는 저런 선입견이 조금은 무너져 있기를 바란다. 남자도 빨강을 좋아할 수 있고 매니큐어 바르는 걸 좋아할 수 있으며 여자도 파랑을 좋아하고 축구를 좋아할 수 있다는 것에서 시작해 세상에는 여성 남성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것, 여자와 남자만이 사랑의 감정을 나누는 게 아니라는 점 등을 아이가 받아들이길 바란다. 그럼으로써 보다 성장된 시각으로, 세상을 포용하며 살아나가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좋겠지. 주변을 둘러보면 다양함보다는 일반적인 경우가 많으니 책을 통해서라도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것, 다양한 경우와 취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면 한다. 이 책은 그런 시야의 확장에 큰 도움을 준다.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시를 그림과 글을 통해 보여주며(아이가 읽으며 "맞아, 나도 그랬어. 파란색 고르니까 머슴애 같다고 분홍색 고르라고 그랬어." 할 때 마음이 좀 아팠다는) 아이의 선택과 자기주장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공감해 준다.


아이가 지금처럼 앞으로도 다양성을 받아들이며 자랐으면 좋겠다. 그런 과정에 이런 유익한 도서가 꾸준히 벗이 되어 주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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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엘리베이터 5 : 날씨 - 라인프렌즈 지식그림책 매직 엘리베이터 5
황시원.한고은 지음, 도니패밀리 그림, 황신영 감수 / 아울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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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아이가 좋아할 책이라는 걸 바로 느꼈다. 일단 캐릭터. 아직 휴대폰이 없지만 그럼에도 아이는 이미 라인 프렌즈 캐릭터를 알고 있다. 직감적으로 귀여움을 느끼는 거겠지. 좋아하는 캐릭터가 표지에 두둥 등장하니 관심이 가고 호기심이 갈 수밖에 없다. 와, 라인이다! 하며 펼쳐 본 책은 내용 또한 흥미진진하다. 우선 구성을 살펴보자. 평소에는 평범한 엘리베이터지만, 궁금한 것이 생기면 매직 엘리베이터로 변하는 신기한 엘리베이터가 나온다. 이 매직 엘리베이터는 시공간을 초월해 내가 궁금한 모든 것들을 설명해 준다.

날씨라는 주제에 담을만한 내용이 있을까 싶었는데, 오산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날씨 변화를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그 현상 속에 숨어있는 여러 과학 원리들을 설명해 준다. 과학이 어려운 이유는 아무래도 단어가 낯설고 어렵기 때문인 것 같다. 현상 자체는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접할 수 있음에도 '과학'이라는 교과목으로 접근하면 어려워지는 이유가 이것 때문인 듯하다. 이 책에서도 많은 과학 용어들이 등장한다. 기후, 수증기, 습도 등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단어들과 열권, 응결, 용오름 등 자주 사용하지 않는 용어들도 정리가 되어있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설명해 주니 접근하기가 수월해진다. 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비와 눈이 다른 점은 무엇인지, 구름에는 어떤 종류들이 있는지, 태풍이 왜 생기는지, 기상관측은 어떻게 하는지 등등 유익한 내용이 가득하다.

매직 엘리베이터가 시리즈인지 몰랐던 나는 이 책을 받아 보고 다른 책들도 소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학습을 학습적이지 않게, 즐겁게 읽으며 습득하는 게 가장 좋은 학습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그 생각에 거의 모든 면에서 부합하는 책이다. 다른 주제들도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귀여우면서 유익함으로 알차게 채워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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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플라스틱 제로 푸른숲 생각 나무 20
나디네 슈베르트 지음, 잉카 비그 그림, 김완균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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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게 가장 해가 되는 존재는 인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간의 편리함, 조금의 간편함을 위해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이 생산되고 소비되는지. 우리 집만 봐도 무서울 지경이다. 일주일에 한 번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데, 3인 가족이 일주일 동안 소비하고 나온 플라스틱과 비닐, 종이 재활용을 보면 양이 어마어마하다. 커피를 받아 온 일회용 컵, 고기가 담겨있던 플라스틱, 배달해 먹은 떡볶이가 담겨있던 용기, 아이가 마시고 버린 음료수 병, 참치가 담겨있던 캔 등등. 일주일 만에 3명에게 이렇게 많은 양의 재활용 쓰레기가 나온다면,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만 해도 얼마만큼의 재활용 쓰레기가 나오는 것인가. 내가 모르는(내 눈에 안 보이는 어딘가에) 플라스틱 산이 쌓이고, 태워지는 이물질들이 다시 내 몸속으로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너무 무섭다. 아이를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나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이 남은 아이에게 더럽고 위험한 자연을 남겨준다고 생각하면 너무 죄스럽고 부끄럽다.

플라스틱을 줄여야겠다고, 환경을 조금이나마 생각해야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 이제 커피숍에 갈 때 개인 텀블러를 챙겨가고, 매번은 아니지만 음식을 포장 주문하며 집에 있던 유리 용기를 챙겨 나간다. 집 앞 마트에 갈 때는 다회용 장바구니를 챙겨 가고, 한 번 쓰고 버리는 물티슈보다는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 행주를 이용하려고 한다. 나들이에는 일회용 숟가락, 젓가락보다는 집에서 사용하는 숟가락, 젓가락을 챙겨 나가고(당연히 도시락 용기도 일회용이 아닌 집에서 사용하는 용기에 담아 나간다) 지퍼백은 씻어서 여러 번 사용 후 버리려고 한다. 그럼에도 나의 죄책감은 덜어지지 않고, 쓰레기는 넘쳐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모든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없기 때문이리라. 아직도 요리를 하면 위생을 위해 비닐장갑을 사용할 때가 있고, 간편하다는 이유를 물티슈를 사용한다. 내가 사용한 일회용품들이 결국 돌아와 나를 해칠 것이라는 걸 알지만 지금 눈앞의 편리함을 이유로 사용하고 있다. 내가 어렸을 적 이런 위험성에 대해 깨닫고 미리 실천했다면 지금의 죄책감이 덜하지 않을까. 그런 이유로 아이에게 환경 관련 책을 읽히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이 책은 플라스틱이 무엇인지, 어떻게 어디에 사용되는지, 대체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어떻게 사용을 줄일 수 있는지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해 준다. 나처럼 무작정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게 하는 게 아닌,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접근해야 보다 더 나은 사용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아이는 동물들에게서 발견되는 여러 플라스틱의 잔해들과, 모르고 사용했는데 그것이 미세 플라스틱이 될 수 있다는 부분에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미세 플라스틱은 눈에 보이지도 않아 피할 수도 없고 우리 몸속에 들어올 수도 있다며 놀라워했다. 아이의 이런 놀라움과 충격이 일상생활에 작은 실천으로 드러나 조금이라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게 한다면 그걸로 충분히 만족한다. 이 책은 그런 만족감을 고스란히 전해 주는 책이다. 보다 많은 어린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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