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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무리와 초능력 소녀 ㅣ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34
김민정 지음, 이윤우 그림 / 리틀씨앤톡 / 2023년 5월
평점 :

이 책의 주인공인 초등학교 4학년 연두에겐 신비한 능력이 있다. 바로 동물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능력 덕분인지 연두는 문어를 닮은 불시착한 외계인을 구출하게 된다. 꾸무리라는 이름을 붙이고 꾸무리의 우주선을 찾는 일을 돕기에 나선다. 그러던 중 꾸무리가 사라지게 되고, 탈출하는 과정에서 하늘 높은 곳에 올라 넓은 바다를 바라보게 된다. 꾸무리의 발판에 붙어 비행을 시작한 둘은 바다거북, 바다사자 같은 여러 동물들이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때문에 고통받고 죽어간다는 걸 알게 된다. 연두는 이러한 바다 생물들의 상황을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이제 여름이 다가왔고, 사람들은 바다로 계곡으로 휴가를 떠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더워지는 날씨 따라 아이를 데리고 물놀이며 모래놀이를 위해 바다나 산, 강가에 찾아간다. 그런 피서지에 도착해 쓰레기를 발견하지 않는 날이란 없다. 어디를 가도 쓰레기를 마주하게 된다. 휴대하기 쉬운 일회용 컵, 종이컵. 또 간단히 음식을 먹을 때 사용한 나무젓가락, 일회용 포크. 쓰고 말아놓은 기저귀를 본 적도 있고, 코로나 시절에는 줄 끊어진 마스크가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인상을 찌푸리지만 이미 더러워진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솔직히 쉽지 않았다. 그저 내가 가지고 간 쓰레기만이라도 잘 가지고 돌아오자는 마음이었다. 저렇게 나뒹구는 쓰레기가 결국 어디로 갈지, 결국 어떻게 처리되는지까지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이 해양 동물들을 위협한다는 기사는 자주 접한다. 플라스틱 섬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바다거북 코에 낀 플라스틱 빨대도, 마스크 끈에 목이 걸려 위험에 처한 새의 이야기도 모두 들어 알고 있다. 바로 눈앞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이토록 무관심한 이유는 관심을 가지게 되면 불편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방관하는 스스로에게 실망하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되기 전에, 꾸무리와 초능력 소녀 연두의 이야기처럼 우리의 문제를 아이들에게 미리 알려줄 수 있다면 조금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저 안타깝다,에서 끝나지 않고 주말 나들이에서는 다른 이가 버린 쓰레기까지 같이 거두는 실천을 해봐야겠단 마음을 먹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