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 - 2024년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도토리숲 문고 9
존 조 지음, 오승민 그림, 김선희 옮김 / 도토리숲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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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강렬한 이 책은 제목도 인상적이다.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국계 미국인인 조던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열두 살 된 남자아이다. 조던은 아버지, 어머니, 누나, 그리고 조부모님과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는 누나와 달리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조던. 그러던 중 LA 폭동이 일어나게 되고, 폭동에 대비해 가게 문을 닫으러 간 아빠와 연락이 닿지 않자 집에 있던 총을 아빠에게 가져다주기 위해 집을 나온 조던의 이야기가 주된 틀을 이룬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여러 가지다. 우선 한 소년의 성장기가 그것이다. 한국의 열두 살 아이들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내가 왜 태어났는지,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혹은 해야 하는지, 나는 누구인지 등등) 많은 고민을 하는데, 하물며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국계 미국인은 그 물음이 얼마나 혼란스럽고 복잡할까. LA 폭동이라는 배경에서 알 수 있듯이 자유의 나라라고 불리는 미국은 인종차별이 존재한다. 그것도 너무나 대놓고. 미국인이지만 외모는 동양인인 조던이 겪어야 할 차별과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차별의 순간들을 이겨내기 위해서 그는 한 단계 더 성숙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이 책은 가족의 연대, 친구와의 우정 또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아시아계로서 느끼던 부담을 그대로 자식에게 압박하던 부모이지만, 위험의 순간 서로 돕고 위로할 수 있는 건 역시 가족뿐이구나 생각하게 됐다. 아버지를 도우려던 조던도 조던을 도우려는 누나 사라도 모두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이야기의 볼륨이 간단하지 않지만, 시간적 배경만 보면 하루 정도에 벌어진 일이다. 그만큼 이야기의 진행이 빠르고 그렇기에 몰입도가 높다. 순식간에 읽히는 느낌. 그럼에도 안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가볍지는 않은 책이다. 열 살인 아이가 어느 정도 느끼고 받아들였는지 분명하진 않지만, 열두 살에 다시 읽어본다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도 큰 힘과 용기를 줄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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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삼국지를 만나다 나의 첫 인문고전 7
홍종의 지음, 이진아 그림 / 어린이나무생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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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한 번은(여러 번 읽으면 더 좋고) 읽어봐야 한다는 삼국지. 하지만 나는 아직 읽어본 적이 없다. 읽으면 좋겠다 생각은 들지만 양도 많고 인물도 너무 많이 등장하는 장편을 쉽게 시작할 용기가 없다. 삼국지를 제대로 읽은 사람이 세상에 몇 명이나 될까 싶으면서도 나의 아이는 한 번쯤은 삼국지를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삼국지를 읽으면 그 안에 얽혀 있는 여러 인물들의 상황과 배경을 이해하게 되고, 사건을 해결하는 여러 술수들을 보며 견문이 넓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조차 쉽게 시작하지 못한 삼국지를 아이에게 무턱대로 읽어보라고 권유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삼국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는 방법 보다는 재미있게 접하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이유로 아이는 EBS 키즈 채널에서 방영한 '한자로 통하는 삼국지'를 처음 접하게 됐고, 그 뒤로 삼국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 아이에게 건넨 이 책 또한 아이가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유비, 강우, 장빈이다. 이들의 반에는 전학생과 재학생이 많이 섞여 있다. 그러던 중 유비는 회장이 되고 강우, 장빈이와 친해진다. 유비의 아버지는 '삼국지 북 카페'를 하는데, 유비에게 자꾸 삼국지를 읽어보라고 권한다. 유비네 반 정우영 선생님께서 학교를 그만두신다고 하는 일이 생기고, 전학생과 재학생 사이에서도 다툼이 벌어진다. 유비는 학교의 상황이 꼭 삼국지 속의 상황 같아 삼국지를 읽어 보게 된다. 삼국지의 이야기와 학교생활에서 볼 수 있는 상황을 재미있게 묶어 둔 책이다.

고전 속 상황이 꼭 고전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현실 상황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된다. 그렇기에 삼국지 같은 고전이 지금도 읽히고, 읽으라고 권해지는 것일 테다. 다소 길고 어려울 수 있다는 이미지의 삼국지를 현 상황에 맞는 에피소드 위주로 뽑아 아이가 흥미 있게 읽을 수 있게 했고, 대입해 보며 삼국지에 대한 관심을 더 키울 수 있게 한다. 중간중간 학습만화처럼 만화로 보이는 부분 또한 아이들의 읽기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더 고학년이 되면 책 읽을 시간이 없어진다고 하던데, 열 살쯤 삼국지를 처음 접해보고 그에 대한 흥미를 키워 완독으로 이끄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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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마녀와 멋대로 마법사 달빛문고 2
양혜원 지음, 한수진 그림 / 아이음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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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입이 짧고 가리는 게 많았다. 어린이집을 가면서 엄마와 떨어지는 게 걱정이 아니라, 먹기 싫은 반찬이 나왔는데 골고루 먹으라고 할까 봐 걱정돼서 울기도 했던 아이다. 아이가 먹기 싫어하는 음식의 대부분은 건강에 좋은 것이다. (왜 입에 맛이 없는 건 몸에 좋고, 입에 맛있는 건 몸에 안 좋은 경우가 많은 건지 도통 모르겠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지금보다 어렸을 적에는 채소를 일절 먹지 않았고, 지금도 날로 된 채소는 거의 먹지 않는다. 그런 아이가 초등학교를 다니면서부터는 월간 식단 표를 살펴보고, 하교 후 오늘은 어떤 음식이 맛있었는지 이야기하곤 한다. 맛있다고 말하는 메뉴들은 대부분 건강에 이로워 보이는 것들은 아니지만 아이가 즐겁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울 때가 있다. 편식이 완전히 나아진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먹는 것에 부담을 덜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린이집에서는 억지로라도 한 입씩 먹으라고 가르쳤는데, 학교에선 어느 누구도 먹으라고 강요하는 사람이 없어서이다. 실제로 한 입도 안 먹는 반찬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아이는 보는 거랑 다를 수도 있다며 한 입씩 먹어본다고 하는데, 이렇게 보면 강요하지 않는 게 결국을 이로운 건가 싶기도 하지만, 언제 고쳐질지 모르는 편식을 마냥 두고 보는 것도 옳은 길인지는 모르겠다.

여기 이렇게 양립하는 내 생각처럼 무조건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급식 마녀(영양사 선생님)와 무조건 행복이 우선이라고 주장하는 멋대로 마법사(학교 관리인 선생님)이 계신다. 새로 학교에 부임하신 영양사 선생님은 아이들이 골고루 먹지 않고 남기는 것을 참지 못한다. 무조건 다 먹어야 한다고 무섭게 말한다. (알레르기까지 개의치 않고 먹으라는 부분은 정말 너무한다 싶었다.) 아이들은 먹기 싫은 음식을 어떻게든 안 먹어보려고 궁리하지만 녹록지 않다. 그러던 중 무엇이든 뚝딱뚝딱 해결하는 멋대로 마법사 선생님이 나타나 무조건 다 먹으라는 영양사 선생님께 맞선다. 결국 아이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어른인 내가 보기에도 급식 마녀 선생님은 조금 과한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먹기 싫다는 아이에게 먹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나의 모습 중 일부인 것 같기도 해서 반성이 되기도 했다. 결국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건데, 방향이 조금 잘못되지 않았나 싶다. 아이가 좋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서로 같이 노력하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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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무리와 초능력 소녀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34
김민정 지음, 이윤우 그림 / 리틀씨앤톡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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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인 초등학교 4학년 연두에겐 신비한 능력이 있다. 바로 동물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능력 덕분인지 연두는 문어를 닮은 불시착한 외계인을 구출하게 된다. 꾸무리라는 이름을 붙이고 꾸무리의 우주선을 찾는 일을 돕기에 나선다. 그러던 중 꾸무리가 사라지게 되고, 탈출하는 과정에서 하늘 높은 곳에 올라 넓은 바다를 바라보게 된다. 꾸무리의 발판에 붙어 비행을 시작한 둘은 바다거북, 바다사자 같은 여러 동물들이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때문에 고통받고 죽어간다는 걸 알게 된다. 연두는 이러한 바다 생물들의 상황을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이제 여름이 다가왔고, 사람들은 바다로 계곡으로 휴가를 떠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더워지는 날씨 따라 아이를 데리고 물놀이며 모래놀이를 위해 바다나 산, 강가에 찾아간다. 그런 피서지에 도착해 쓰레기를 발견하지 않는 날이란 없다. 어디를 가도 쓰레기를 마주하게 된다. 휴대하기 쉬운 일회용 컵, 종이컵. 또 간단히 음식을 먹을 때 사용한 나무젓가락, 일회용 포크. 쓰고 말아놓은 기저귀를 본 적도 있고, 코로나 시절에는 줄 끊어진 마스크가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인상을 찌푸리지만 이미 더러워진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솔직히 쉽지 않았다. 그저 내가 가지고 간 쓰레기만이라도 잘 가지고 돌아오자는 마음이었다. 저렇게 나뒹구는 쓰레기가 결국 어디로 갈지, 결국 어떻게 처리되는지까지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이 해양 동물들을 위협한다는 기사는 자주 접한다. 플라스틱 섬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바다거북 코에 낀 플라스틱 빨대도, 마스크 끈에 목이 걸려 위험에 처한 새의 이야기도 모두 들어 알고 있다. 바로 눈앞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이토록 무관심한 이유는 관심을 가지게 되면 불편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방관하는 스스로에게 실망하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되기 전에, 꾸무리와 초능력 소녀 연두의 이야기처럼 우리의 문제를 아이들에게 미리 알려줄 수 있다면 조금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저 안타깝다,에서 끝나지 않고 주말 나들이에서는 다른 이가 버린 쓰레기까지 같이 거두는 실천을 해봐야겠단 마음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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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함이 있어도 나는 나!
셰인 헤거티 지음, 벤 맨틀 그림, 오현주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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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이 책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대강 짐작할 수 있다. '결함 없는 사람이 어딨어. 결함이 있어도 그것조차 내 모습이잖아. 나를 나답게 받아들이자!' 이런 내용을 짐작했다. 이 책의 내용이 위의 짐작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걸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다는 건 책을 다 덮은 후에 느껴졌다. 주인공이 로봇이어서 그랬을까, 내가 이 세상을 구성하는 하나의 부품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스쳐서였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 '부트'는 로봇이다. 부트는 자신이 장난감 로봇이라는 누군가 정해놓은 정체성을 벗어나 자신다운 삶을 살고자 주인을 떠난다. 다른 떠돌이(?) 로봇들과 어울리던 부트는 친구 '게리'에게 알맞은 코를 찾아주기 위해 로봇 검사소에 잠입하는데, 그곳은 상품을 테스트하기 위한 로봇들이 같은 동작을 반복하다 필요성이 떨어지면 폐기되는 무서운 곳이었다. 그곳에서 '러스티'를 만나게 되는데, 러스티 또한 부트처럼 마음을 가진 로봇이라는 걸 알고 그곳에서 러스티를 구출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정작 러스티는 로봇 검사소를 나가는 걸 두려워하는데, 부트와 친구들은 러스티를 밖으로 탈출시킬 수 있을까?

우선 로봇 검사소라는 배경 자체가 끔찍하면서도 무섭게 느껴졌다. 같은 동작만 반복하다 쓸모 없어지면 폐기되는 장소라니. 어쩌면 우리 인간들도 평생 같은 테두리 안에서, 같은 공간 안에서 비슷한 행동만 반복하다 사라지는 건 아닐까. 그 테두리와 공간은 어쩌면 나 자신이 세운 경계이지 않을까. 나 스스로 만든 한계선 같은 것 말이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 나의 한계를 내가 제한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또한 부트와 친구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여러 결함들이(결함의 기준을 누가 만드는 것인가) 결국 결함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 그 결함이 결국 나 자신의 한 모습이라는 점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동시에 용기를 주었다. 내가 생각하는 스스로의 단점이 단점이 아닐 수 있고, 그렇기에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린이 책이지만 어른인 내가 읽어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뜻깊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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