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함이 있어도 나는 나!
셰인 헤거티 지음, 벤 맨틀 그림, 오현주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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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이 책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대강 짐작할 수 있다. '결함 없는 사람이 어딨어. 결함이 있어도 그것조차 내 모습이잖아. 나를 나답게 받아들이자!' 이런 내용을 짐작했다. 이 책의 내용이 위의 짐작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걸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다는 건 책을 다 덮은 후에 느껴졌다. 주인공이 로봇이어서 그랬을까, 내가 이 세상을 구성하는 하나의 부품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스쳐서였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 '부트'는 로봇이다. 부트는 자신이 장난감 로봇이라는 누군가 정해놓은 정체성을 벗어나 자신다운 삶을 살고자 주인을 떠난다. 다른 떠돌이(?) 로봇들과 어울리던 부트는 친구 '게리'에게 알맞은 코를 찾아주기 위해 로봇 검사소에 잠입하는데, 그곳은 상품을 테스트하기 위한 로봇들이 같은 동작을 반복하다 필요성이 떨어지면 폐기되는 무서운 곳이었다. 그곳에서 '러스티'를 만나게 되는데, 러스티 또한 부트처럼 마음을 가진 로봇이라는 걸 알고 그곳에서 러스티를 구출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정작 러스티는 로봇 검사소를 나가는 걸 두려워하는데, 부트와 친구들은 러스티를 밖으로 탈출시킬 수 있을까?

우선 로봇 검사소라는 배경 자체가 끔찍하면서도 무섭게 느껴졌다. 같은 동작만 반복하다 쓸모 없어지면 폐기되는 장소라니. 어쩌면 우리 인간들도 평생 같은 테두리 안에서, 같은 공간 안에서 비슷한 행동만 반복하다 사라지는 건 아닐까. 그 테두리와 공간은 어쩌면 나 자신이 세운 경계이지 않을까. 나 스스로 만든 한계선 같은 것 말이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 나의 한계를 내가 제한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또한 부트와 친구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여러 결함들이(결함의 기준을 누가 만드는 것인가) 결국 결함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 그 결함이 결국 나 자신의 한 모습이라는 점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동시에 용기를 주었다. 내가 생각하는 스스로의 단점이 단점이 아닐 수 있고, 그렇기에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린이 책이지만 어른인 내가 읽어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뜻깊은 독서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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