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함께 나누면 행복해 ㅣ 나도 이제 초등학생 30
김영주 지음, 튜브링 그림 / 리틀씨앤톡 / 2023년 6월
평점 :

나눔의 미덕을 (머리로) 모르는 아이가 있을까. 누구나 나눠쓰면, 즉 서로 돕고 도우며 사는 게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막연히 나눔을 미화하고 강요하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볼 문제라고 본다. 왜냐하면 (조금 극단적이지만) 빌려주는 사람 따로 있고 빌려 쓰는 사람 따로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나눔'은 당연히 여기지 않고 고마워하는 마음이 전제되어야 아름다운 것 아닐까.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챙겨야 할 준비물들이 늘었다. 색연필, 사인펜, 네임펜, 연필 3자루, 지우개, 자, 풀 등등. 아이는 선생님께서 준비하라고 하신 여러 물품들에 이름표를 붙이고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챙겨갔다. 하지만 반 아이들이 모두 나의 아이 같지는 않다. 언젠가부터 연필을 빌려 가는 친구, 색연필을 가져가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빌려주고 잘 쓴 다음 돌려주면 무엇이 문제가 되겠느냐만, 그렇지 않은 친구들의 이야기가 많았다. 돌려주지 않아서 돌려달라고 말하니 이유 없이 싫다고 하는 아이, 빌려 간 물건을 잃어버린 아이, 망가트려 주는 아이, 집어던지는 아이까지. 이야기만 들어도 앞으로 절대 빌려주지 않는 게 좋겠단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책의 주인공 지안이도 비슷한 상황이다. 자주 당연한 듯이 빌려 쓰는 친구 때문에 빌려주기 싫은 마음이 생기고, 대놓고 거절하기 어려워 거짓말까지 하게 된다. 빌려달라는 요구는 쉬워 보이는데 그것에 응하지 않는 건 왜 이렇게 힘들어 보일까. (이것 또한 강조된 나눔의 미덕 때문이 아닐까.) 지안이가 빌려주기 싫어하는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역지사지의 상황은 언제나 생기기 마련. 지안이가 준비물을 놓고 오는 상황이 생기고, 그때 흔쾌히 빌려주는 다른 친구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친구끼리 서로 돕도 도와주는 건 좋은 모습이다. 하지만 일방적인 도움 주기와 받기는 바로 잡혀야 하지 않을까. 더불어 빌려주기 싫었던 마음속에서 빌려 받고 도움받았던 고마움을 다시 한번 떠올려 한 번 더 넓은 마음을 가져보는 것도 성장에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어떻게 하는 게 올바른 나눔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