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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머리 아이 천백모 ㅣ 가나 열매책장 2
윤수란 지음, 서지현 그림 / 가나출판사 / 2023년 6월
평점 :

우리는 모두 다르다. 생김새도 생각도 모두 다르다. 그럼에도 나와 다른 상대를 배척하고 차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이 경계를 만들고, 차이를 부각시키는 것일까? 아이와 함께 조금은 심오할 수 있지만, 질문하고 생각해 보며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긍정성에 대해 보다 더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좋은 책을 만났다.
천백모는 이름처럼 머리가 하얗다. '흰 눈썹'이라는 '백미'라는 이름이 멋져 보였던 백모의 부모는 아이의 이름을 '백모'로 지었는데, 이름처럼 머리가 하얀 아이가 태어난 것이다. 모자를 써보기도 하고 염색을 해보기도 하고 아예 삭발을 해보기도 했지만, 결국은 어떤 방법으로도 흰 머리를 감출 수가 없었다. (왜 감춰야 하는지도 의문.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처럼 머리는 까만색이라는 보편적인 인식 역시 누군가에게는 폭력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백모의 고민과 문제는 더 부각된다. 아이들이 머리색이 하얗다는 이유로 백모를 놀리고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2학년 때까지 쓸쓸한 학교생활을 하던 백모는 3학년 때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검은 머리 박사가 알려주는 마법 같은 방법을 알게 되고 그 방법으로 친구들을 돕게 된다. 그러면서 친구들과의 관계가 서서히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는데, 백모의 희생이 바탕이 된 그 도움은 과연 좋은 선택이 되었을까?
누구나 감추고 싶은 모습이 있다. 대머리라면 벗어진 머리를 가리고 싶을 것이고, 커다란 점이 팔이나 다리에 있다면 그걸 가리는 옷을 입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질문하고 생각해 봐야 한다. 나의 이런 모습을 왜 감추고 싶어 하는지, 꼭 감추어야 할 부분인지 등등을 말이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의 내용을 이야기 나누며 결국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긍정해야 삶을 보다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남들과 다를지라도, 어떤 부분에서는 부족해 보이는 부분일지라도 누군가가 정한 외부의 기준이 아닌, 내가 긍정하고 인정하는 기준으로 나를 바라보고 포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 초등학생의 이야기로 재미있게 풀어낸 이야기 속에서 중요한 생각 하나를 건진 것 같아 유익한 독서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