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다 탐정 사무소 이야기숲 5
김명선 지음, 국무영 그림 / 길벗스쿨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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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장하다는 원래 친구 이소은과 함께 탐정 사무소를 운영하던 아이다. 그런데 소은이가 캐나다로 떠난 뒤, 혼자서는 탐정 일을 더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사무소를 닫는다. 그런 장하다 앞에 엉뚱하지만 열정 가득한 한마음이 등장한다. 처음엔 귀찮고 낯설게만 느껴졌던 한마음이었지만, 함께 사건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장하다는 서서히 마음을 연다. 아이는 이 장면을 특히 좋아했다. 싫어하던 사람의 좋은 면을 발견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인데, 장하다가 그걸 해내는 장면이 마음 따뜻하게 느껴진 것 같다.

책 속 사건들은 학교 안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들이라 아이가 읽으면서 몰입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마니토의 습격’ 사건, ‘사라진 연설문’ 그리고 아이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는 ‘러브레터와 초록 곰팡이’ 사건까지, 모두 교실이라는 작은 공간 안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아이는 세 번째 사건이 가장 흥미로웠다고 했다. 여러 명의 마음이 엉켜서 오해가 생기고, 그 오해가 사건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현실적이면서도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책을 읽다 보면 '이건 일부러 그런 건가?', '진짜 범인이 누구지?'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범인이 누군지 맞히는 재미’보다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이 훨씬 더 깊게 다가온다는 점이었다. 억울하게 오해받는 아이, 친구를 의심하다가 후회하는 아이, 용기 내어 사과하는 아이의 모습이 사건 속에 녹아 있다. 아이도 “사건이 해결될 때마다 기분이 시원하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추리 소설 같은 긴장감은 유지하면서도, 결국은 친구 관계를 회복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결말이라고 해야 할까.

교실 안 작은 오해 하나가 사건으로 번지고, 그 속에서 누군가는 상처받고 누군가는 용기를 낸다. 김명선 작가는 그런 미묘한 감정의 결을 아주 세심하게 그려냈다. 특히 ‘억울한 친구가 생기는 게 싫어서 탐정 일을 한다’는 장하다의 대사가 오래 기억에 남았다. 정의감도 느껴졌지만, 억울한 친구 혹은 소외되는 친구를 만들지 않으려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읽는 내내 장하다와 한마음이 만들어 가는 관계가 보기 좋았다. 처음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두 아이가 사건을 함께 해결하면서 조금씩 변해 간다. 한마음은 엉뚱하지만 꾸준하고 진심 어린 태도로 장하다의 닫힌 마음을 열게 만든다. 장하다가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게 더 낫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친구의 존재 이유 혹은 더불어 사는 이유를 간접 체험하는 기분이었다.

<장하다 탐정 사무소>는 추리의 재미와 우정의 온기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단서를 찾는 눈보다 친구 혹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눈이 조금 더 깊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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