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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꽃체 필사 노트 - 미꽃 글씨로 따라 쓰는 인생시(時)
최현미 지음 / 시원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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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미꽃체 필사노트>SNS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손글씨 작가이자, 가장 인쇄체에 가까운 글씨체로 유명한 유튜버 '미꽃' 최현미 작가의 필사 도서입니다. 이 책은 아름다운 손글씨 '미꽃체'를 직접 따라 써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미꽃 작가님께서 직접 엄선한 40편의 시와 글귀를 담아 필사의 즐거움과 함께 마음의 위로를 선사합니다.

 

<미꽃체 필사노트>는 많은 이들이 부러워하는 아름다운 손글씨를 누구나 쉽게 따라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치 인쇄된 글씨처럼 정갈하면서도 감성적인 미꽃체를 체계적인 연습 과정을 통해 초보자도 충분히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매일 꾸준히 따라 쓰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글씨체가 교정되고, 자신만의 아름다운 손글씨를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단순히 글씨를 예쁘게 쓰는 것을 넘어, 필사를 통해 마음의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미꽃 작가님께서 직접 고른 시와 글귀들은 우리 삶의 소소한 순간들과 감정들을 섬세하게 어루만져 줍니다. 하루에 한 편씩 시를 필사하며, 그 문장들이 주는 따뜻한 메시지를 온전히 느끼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고, 글씨 속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며 진정한 휴식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책을 필사하며 가장 마음에 깊이 남았던 시는 안도현 시인의 <우리가 눈발이라면>입니다. 이 시를 필사하면서 주변에 따듯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샘솟았습니다. 단순히 글씨를 쓰는 행위를 넘어, 글씨가 주는 위로와 문장이 주는 깨달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시였습니다.

 

제가 <미꽃체 필사 노트>를 읽고 써보니 주변에 아름다운 손글씨를 가지고 싶은 분, 일상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은 분, 시와 좋은 글귀를 사랑하시는 분,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고 싶은 분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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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의 도시관찰일기
이다 지음 / 반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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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이다의 도시관찰일기>는 일러스트레이터인 이다 작가님이 도시의 일상적인 풍경을 섬세하고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관찰한 내용을 담아낸 에세이입니다. 경고문, 의자, 간판, 화단, 빌라 등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을 물건과 장소들에서 특별한 이야기를 발견하고 이를 자신만의 그림과 글로 기록하였습니다. 이 책은 도시에서의 소소한 순간들을 재발견하고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도록 독자를 이끌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미소가 지어지고 이다 작가님의 유머에 피식,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그만큼 유쾌함이 묻어나는 글과 그림이었고, 저 또한 제가 사는 지역을 관찰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기더라고요. 

작가님이 관찰한 경고문들을 보면서 제가 이전에 봤던 충격적인 경고문을 떠올리고 가족과 그 추억을 나누기도 하였고, 작가님이 주차 금지에 사용되는 다양한 물건들을 보고 저도 물건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지 상상하게 됐습니다. 



저는 특히 작가님이 도시 관찰을 시작하신 이유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그 부분을 적어보겠습니다.


난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가야 한다. 뉴스를 볼 때마다 세상이 싫어진다.

관찰하면 관심이 생긴다. 관심이 생기면 이해하고 싶어진다. 그렇게 내가 존재하는 이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고 싶다.



저는 이 부분에 매우 공감하며, 저 또한 제가 사는 동네에 관심을 갖고 알아가고 싶어 작가님처럼 도시를 관찰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어요. 이게 바로 선한 영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



모란은 꽃이 정말 잠시 핀다고 한다. 일주일도 채 꽃을 못 본다고 하는데 그 잠깐을 위해 누군가는 일 년간 공을 들였다. 자기만 보려고 울타리를 치지도 않았다.


"꽃이 피었어요. 같이 보고 싶어 잠시 여기에 둡니다." 천사가 다녀갔나? "같이 보고 싶어서"라는 말이 머리를 때린다. 이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 그 중 제일은 역시 수박이다. 냉장고는 좁고 둘 곳도 없지만 그래도 수박을 먹지 않으면 여름을 제대로 보내는 것 같지가 않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이다 작가님 특유의 관찰력과 표현력에 있습니다. 『이다의 도시관찰일기』는 단순히 도시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익살스럽고 기이하며 때로는 뭉클하고 웃긴 순간들을 포착합니다. 저였으면 별 생각 없이 지나쳤을 간판이나 경고문 등을 이다 작가님은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관찰하시는 점이 참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이다 작가님의 섬세하고 유머러스한 문장과 풍성한 일러스트는 독서의 즐거움을 더하며, 특히 관찰일기 원본이 그대로 실려 있어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밖으로 풍경이 스쳐지나간다. 버스는 역시 이게 좋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풍경이 바뀌다니! 지하철은 밖을 볼 수 없어 지하에 갇힌 느낌인데, 버스는 답답하지 않다.

이다 작가님은 도시의 거리에서 생명력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이는 복잡하고 바쁜 도시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평범하게만 느껴졌던 도시의 골목과 풍경들이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며, 저도 스스로 일상 속에서 관찰의 즐거움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찰을 할 때 나 자신이 중요하지 않다. 그것이 관찰의 핵심이다. 그러나 평소의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 하지만 관찰을 할 때는 잠시 나를 잊어버릴 수 있다. 내가 아니라 멀리 산꼭대기에 선 송전탑을 보고, 아파트 입구에 차단봉으로 눕혀놓은 쇠파이프를 본다.

✺ 관찰을 시작하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내가 아닌 것들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이다의 도시관찰일기』는 도시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특별한 위로와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작가님은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도시의 숨겨진 면모를 유쾌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조명하며, 독자들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줍니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잠시 잊고 지냈던 '관찰'이라는 행위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 환경과 소통하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책은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독자 스스로 도시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자신만의 '관찰일기'를 써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유머와 감수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다 작가님의 글과 그림은 요즘은 찾기 힘든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렇기에 완독한 후에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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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
백사혜 지음 / 허블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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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백사혜 작가의 연작 소설 『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는 머나먼 미래를 배경으로, 자신만의 궤적을 그리며 살아가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마치 별자리처럼 조밀하게 엮어낸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한국SF어워드 단편 대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기존 작품의 세계관을 확장시킨 연작 소설의 형태로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추천의 말 중 김초엽 작가님의 문장이 이 책의 메세지를 참 전달하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이토록 비참한 세계에서도 왜 어떤 존재들은 끝까지 빛을 안고 죽는가.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6개의 단편 소설은 디스토피아적인 우주라는 배경 속에서 다양한 사건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매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등장인물 중 누군가는 빛을 내기도 하고, 빛을 동경하기도 하며 빛을 안고 죽고자 하죠. 이 이야기들 속에서 저 또한 자연스럽게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삶에서의 의미, 그리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개인의 강인함에 대해 탐구하며 깊은 사유를 하게 됩니다. 책장을 넘겨가며 사유하고, 제 생각을 메모지에 적어 붙이며 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그 중 몇 가지를 서평에서 나누고자 합니다.



1. <우리는 마른 꽃잎과도 같다>


✺ 가짜는 잃지 않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잃지 않을 수 있으니까. -79p


작중 주인공 얀의 동경과 사랑의 대상인 쟝은 자신의 버팀목으로 가짜 가족 이야기를 지어내 그에 의지합니다. 그에 반해 적군의 커플인 쉬런과 에이브는 서로 진짜의 사랑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얀은 쟝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하다가 어떤 계기에 의해 깨닫습니다. 가짜 이야기는 잃지 않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진짜로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반면의 진짜 이야기는 '진짜'이기 때문에 의지와 상관없이 잃을 수 있는 것이고요. 

가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밖에 없었던 쟝과 또 그 이유들이 납득이 가는 장면이었습니다. 가짜 이야기라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 허구의 것이라 여길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이 또한 누군가에겐 의지할 수 있는, 꼭 필요한 것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2. <황금 천국의 증언>


✺ 하인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숨을 삼켰는데, 그 소리가 웃겨서 상황에 맞지 않게 웃을 뻔 했죠. 단역을 맡은 희극 배우가 된 기분이었어요.

(중략)

모모, 모모예요. 그 즉시 모두가 모모를 보았습니다. 하인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연습이라도 한 것처럼 모모를 향해 정확히 고개를 돌렸어요. (중략)

목만 비틀어 모모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은 꼭 모모가 숨겨진 주연임을 드러내는 연출 같았죠.

(중략)

그들은 모모가 어디 있는지 몰랐던 게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모모를 무시하기 위해 끝없이 모모를 의식하고 있었던 거예요. -127p


이 부분은 희극을 보는 듯한 연출이 돋보였던 장면입니다. 이 소설에서는 인간의 욕심이 불러온 재앙을 시각적으로 표헌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이야기의 결말은 이후 다른 이야기에서도 짧게 짧게 언급이 되어서 연작 소설을 이어주는 역할도 했답니다.



3. <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


✺ "아름다운 것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요소가 이제 '이야기'뿐이란 의미예요. 마음을 동하게 만드는 사연, 범인은 경험할 수 없는 서사! 말 그대로 마음으로만 느낄 수 있는 무형의 장식이죠." 


✺ 인사, 이만치 살아오고 나서야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되었어.

그러니 더는 죽듯이 살지 않을 거야. 살아가듯 죽을게.


6편의 연작 소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소설입니다. 이 소설을 읽은 후, 제목의 의미가 뭘까 궁금했습니다. '그들'은 누구일까? 밤이 아름답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내리지 못하고, 추측만 해볼 뿐입니다. 딱히 삶에 대해 큰 미련이 없었던 주인공은 형벌로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갑니다. 결국 사랑이 삶의 의미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가치임을 느끼게 해주는 소설인데요. '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는 인간 본질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그들은 밤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할 것이고, 삶의 의미와 가치를 알게 된 이는 밤과 같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운이 남는 '아름다운' 이야기였고, 계속 인간의 본질과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네요.


4. <왕관을 불태우는 자>, <쥬뱅씨의 완벽하지 못한 하루>


✺ '스눈의 도서관' 안에 가득한 '책'은 아름다웠다. 쥬뱅 씨는 살면서 이런 아름다움을 접한 적이 없었다.


<왕관을 불태우는 자>는 엄청난 추리 소설이었습니다. 누가 범일일까 유추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고, <쥬뱅씨의 완벽하지 못한 하루>는 쥬뱅씨의 필사에 대한 열정은 굉장하지만 세상을 읽어내는 무지함을 보는 재미가 있었지요. 

저는 <쥬뱅씨의 완벽하지 못한 하루>를 읽으면서 이 연작 소설에 공통적으로 계속해 드러나는 가치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너무 뒤늦게 알아차렸을까요?)

바로 '아름다움'이라는 가치인데, 매 이야기마다 아름다움은 매우 중요한 가치 또는 기준으로 등장을 합니다. 제목에도 또한 '아름다워'라고 드러나있죠. 이 아름다움이라는 장치는 보통 지배 계층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가치로 나오는데 결국 그들은 집착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지만 그 가치를 얻지 못한다는 것에서 이 소설의 중요한 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름다움을 얻게 되는 사람은 누구이냐, 무슨 의미인지를 찾아보는 것이 이 소설을 읽는 묘미가 될 것 같네요. 



종합적으로 볼 때, 『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라는 제목은 세상의 주류나 강자들이 보지 못하는 곳, 즉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의 삶 속에서 피어나는 진정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며, 그들이 겪는 밤 같은 시간 속에서도 희망과 온기를 잃지 않는 존재의 숭고함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SF라는 장르를 통해서 6개의 연작소설에 아울러 전달하고 있고요. SF 장르를 좋아하시고, 철학적인 의미를 찾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 또는 같은 배경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께『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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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에 손을 넣으면 - 제11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사계절 1318 문고 149
김나은 외 지음 / 사계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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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사계절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아가미에 손을 넣으면>은 총 5개의 단편 SF 소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표지부터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청소년 독자를 사로잡을 감성과 상상력이 돋보입니다.




1. 아가미에 손을 넣으면 (김나은)


- 내가 사는 행성, 케토라에서는 서로의 아가미에 손을 넣으며 호흡을 느끼는 게 자연스러운 애정 표현이었다. (14p)


- 나는 깜짝 놀랐다. 생전 처음 만난 외계인에게 아름답다니. 하지만 정말 아름다웠다. 오히려 말하고 나니 내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일이 무척 아름답다는 게 확실해졌다. (17p)


이 소설에서는 '케토라'라는 물로 이루어진 행성과 그 행성에 사는 외계인이 등장합니다.

언어도 외형도 다른 존재들이 초음파와 손짓을 통해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아가미에 손을 넣는 행위, 손을 맞잡는 행위 등 서로에게 전하는 따뜻한 환대와 섬세한 감정이 핵심 테마입니다. 

이는 단순한 SF 판타지를 넘어, 상대방의 방식에 맞춰 다가가는 공감과 포용의 태도를 상징합니다.


개인적으로 케토라인인 화자가 감정을 처음 느끼고, 이 감정이 무엇인지 깨달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으며 외계인과의 만남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음이 인상깊었습니다.



2. 나란한 그림자 (김나은)


- "그 사람들은 내가 이상하다고 해. 원래의 나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고." (51p)


- "내가, 함부로 생각했어. 너는 그냥 너인데, 내가 아는 너로 바꾸려고 했어." (56p)


어느 날 갑자기, 죽은 사람들이 저승에서 돌아오는 이야기.

이 갑작스러운 죽은 이의 등장으로 혼란스러운 주변인들과 당사자들의 성장 이야기입니다.

SF라는 장르적 장치를 통하여 '정체성'이라는 묵직한 주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소설입니다.



3. 몽유 (박선혜)


- <우리에게는 '꿈'을 꿀 자유가 있다.> 피켓을 흔들면서 자랑스럽다는 듯 웃었다.

  (중략)

  "그거 알아? 꿈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잖아. 잘 때 꾸는 거랑 미래에 이루고 싶은 거.

  그런데 이건 모든 나라 언어가 다 그렇대. 한 단어에 두 가지 의미가 있는 거 말이야.

  영어의 드림(Dream)도 잠잘 때 꿈, 미래의 꿈, 이렇게 두 개인 것처럼!" (77p)


로봇과 뇌를 연결시켜, 대부분의 노동을 로봇이 대신해주는 미래를 다룹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부작용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사람들은 꿈을 빼앗기게 됩니다.

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와 돌봄 로봇과 살고 있는 주인공 또한 부작용을 두려워하며,

그리고 죄책감을 동시에 느끼며 괴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미래에 있을 법한 내용을 다룬 소설로 기술과 윤리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4. 고백 시나리오 (은숲)


- 고백봇은 직접 들었겠지, 하는 생각이 들자 은근히 부아가 났다. (108p)

- "고백만 로봇이 했지. 나머지는 다 나였거든. 지금도 나야!" (114p)


로봇이 많은 것들을 대신해주는 시대. 그렇다면 로봇이 사람의 진심도 전해줄 수 있을까요?

사람이 직접 했더라면 망설임과 부끄러움에 차마 완성하지 못했을 고백을,

고백봇이라는 로봇은 완벽하게 해냅니다. 고백봇을 통해 완성한 고백은 진정한 고백일까요?

계속하여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5. 플루토 (김해낭)


잊힌 존재에 대한 경의, 그 너머의 연결.

<플루토>는 더 이상 행성이 아닌 명왕성(Pluto)에 대한 은유를 통해,
소외된 존재들, 무시당한 진실, 작은 것들의 의미를 복원합니다.
우주과학을 배경으로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인간입니다.
작은 천체처럼 보잘것없는 존재들이 만나서 서로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여정은
읽는 이에게 ‘연결’과 ‘존재의 가치’를 되묻습니다.
청소년 독자에게는 자신이 작다고 느껴질 때 힘을 주고,
어른 독자에게는 잊고 있던 연대의 감각을 일깨워줍니다.


* 총평

흥미로운 소재와 전개로 빠른 시간에 훅훅 읽은 책입니다.

SF 장르이기 때문에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었으며,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따뜻했기에 저도 읽으면서 몽글몽글해지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

이 책을 청소년과 SF 소설 초심자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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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순, 고귀한 인생 한 그릇 - 평범한 인생을 귀하게 만든 한식 대가의 마음 수업 인플루엔셜 대가의 지혜 시리즈
심영순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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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순 선생님의 고귀한 인생 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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