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의 도시관찰일기
이다 지음 / 반비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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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이다의 도시관찰일기>는 일러스트레이터인 이다 작가님이 도시의 일상적인 풍경을 섬세하고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관찰한 내용을 담아낸 에세이입니다. 경고문, 의자, 간판, 화단, 빌라 등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을 물건과 장소들에서 특별한 이야기를 발견하고 이를 자신만의 그림과 글로 기록하였습니다. 이 책은 도시에서의 소소한 순간들을 재발견하고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도록 독자를 이끌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미소가 지어지고 이다 작가님의 유머에 피식,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그만큼 유쾌함이 묻어나는 글과 그림이었고, 저 또한 제가 사는 지역을 관찰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기더라고요. 

작가님이 관찰한 경고문들을 보면서 제가 이전에 봤던 충격적인 경고문을 떠올리고 가족과 그 추억을 나누기도 하였고, 작가님이 주차 금지에 사용되는 다양한 물건들을 보고 저도 물건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지 상상하게 됐습니다. 



저는 특히 작가님이 도시 관찰을 시작하신 이유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그 부분을 적어보겠습니다.


난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가야 한다. 뉴스를 볼 때마다 세상이 싫어진다.

관찰하면 관심이 생긴다. 관심이 생기면 이해하고 싶어진다. 그렇게 내가 존재하는 이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고 싶다.



저는 이 부분에 매우 공감하며, 저 또한 제가 사는 동네에 관심을 갖고 알아가고 싶어 작가님처럼 도시를 관찰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어요. 이게 바로 선한 영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



모란은 꽃이 정말 잠시 핀다고 한다. 일주일도 채 꽃을 못 본다고 하는데 그 잠깐을 위해 누군가는 일 년간 공을 들였다. 자기만 보려고 울타리를 치지도 않았다.


"꽃이 피었어요. 같이 보고 싶어 잠시 여기에 둡니다." 천사가 다녀갔나? "같이 보고 싶어서"라는 말이 머리를 때린다. 이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 그 중 제일은 역시 수박이다. 냉장고는 좁고 둘 곳도 없지만 그래도 수박을 먹지 않으면 여름을 제대로 보내는 것 같지가 않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이다 작가님 특유의 관찰력과 표현력에 있습니다. 『이다의 도시관찰일기』는 단순히 도시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익살스럽고 기이하며 때로는 뭉클하고 웃긴 순간들을 포착합니다. 저였으면 별 생각 없이 지나쳤을 간판이나 경고문 등을 이다 작가님은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관찰하시는 점이 참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이다 작가님의 섬세하고 유머러스한 문장과 풍성한 일러스트는 독서의 즐거움을 더하며, 특히 관찰일기 원본이 그대로 실려 있어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밖으로 풍경이 스쳐지나간다. 버스는 역시 이게 좋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풍경이 바뀌다니! 지하철은 밖을 볼 수 없어 지하에 갇힌 느낌인데, 버스는 답답하지 않다.

이다 작가님은 도시의 거리에서 생명력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이는 복잡하고 바쁜 도시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평범하게만 느껴졌던 도시의 골목과 풍경들이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며, 저도 스스로 일상 속에서 관찰의 즐거움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찰을 할 때 나 자신이 중요하지 않다. 그것이 관찰의 핵심이다. 그러나 평소의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 하지만 관찰을 할 때는 잠시 나를 잊어버릴 수 있다. 내가 아니라 멀리 산꼭대기에 선 송전탑을 보고, 아파트 입구에 차단봉으로 눕혀놓은 쇠파이프를 본다.

✺ 관찰을 시작하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내가 아닌 것들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이다의 도시관찰일기』는 도시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특별한 위로와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작가님은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도시의 숨겨진 면모를 유쾌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조명하며, 독자들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줍니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잠시 잊고 지냈던 '관찰'이라는 행위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 환경과 소통하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책은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독자 스스로 도시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자신만의 '관찰일기'를 써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유머와 감수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다 작가님의 글과 그림은 요즘은 찾기 힘든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렇기에 완독한 후에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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