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 핸드셰이크 - 우리가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하여
버네사 우즈 지음, 김진원 옮김 / 디플롯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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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작가의 세 번째 책이다. 브라이언 헤어 작가님과 함께했던 전작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와 <개는 천재다>에서 이미 작가님의 글에 반해 있었기 때문에 이 책도 기대를 안고 읽었다.
'자기가축화 가설'이 개에게도, 인간에게도 확인되어지는 가설이며 그 논리에 맞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놀라움과 함께 어떻게 호모 사피엔스의 현생 인류가 살아남고 번성하게 되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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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침팬지나 보노보에서 진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600만 년 전 즈음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다. 그 후 우리는 서서히 바뀌었다. 두 발로 섰다. 더 똑똑해졌다. 그렇게 수백만 년이 흐른 뒤 여기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어떤 변화가 가장 먼저 일어났을까? 어떤 변화가 나머지 모든 변화로 이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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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는 다정하다. 보노보는 현존하는 동물 중 침팬지와 함께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 중 하나이다. 침팬지에 대한 연구는 활발했지만 보노보는 그렇지 못했다. 보노보를 침팬지와 구별하지 않았을 때도 있었고 그들 종의 독특한 특징 때문에 꺼려하는 부분도 있었다. 침팬지는 수컷의 권력다툼, 영역싸움, 등이 있다면 보노보는 그렇지 않다. 암컷이 지배하는 사회이고 새끼를 공동 육아하며 서로의 성행위가 빈번한데 이것은 갈등을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다.

침팬지와 보노보와의 실험에서 독특했던 것은 새로운 물건에 대한 반응이었는데 침팬지는 새로운 물건에 매우 호기심이 강했고 보노보는 사람 아이처럼 새로운 물건에 예민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낯선 침팬지나 보노보의 외치는 소리를 녹음한 후 들려준 실험에서 결과가 달랐다. 침팬지는 낯선 상대의 소리에 불안해하고 공포를 느꼈다. 그런데 새로운 물건에 예민했던 보노보는 오히려 반대로 그들의 왼쪽 귀 온도가 올라갔으며 그것은 긍정적인 감정을 담당하는 뇌 부분이 자극을 받았다는 의미였다. 먹이를 가운데 두고 벌인 침팬지와 보노보와의 실험도 완전 달랐다. 침팬지는 권력에 따라 먹이를 독점했고 보노보는 서로 나누며 먹이를 함께하는 시간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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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콩고 내전에 대한 이야기와 콩고에만 존재하는 보노보와의 이야기가 함께한다. 전쟁에 대해 찾아본 이야기는 믿기 힘들만큼 잔인하고 참혹하다.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행동인지....😰🥺 모부투와 카빌라에 의한 정부 부패와 독재로 인한 전쟁, 여성들에 대한 범죄는 역겹고 가슴 아픈 일들이 많았으며 현재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다수의 유럽과 북아메리카 주변의 나라들은 콩고의 천연자원을 수탈하고 도움을 준다는 미명하에 그들의 정치적 상황을 이용한다. 보노보 보다도 못한 존재임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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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는 서로 쌓아올리는 우정이 매우 견고하여 수컷이 결코 독재자처럼 군림할 수도, 폭력을 함부로 휘두룰수도 없다. 여전히 아무리 작은 갈등이라도 항상 반드시 해결해 나가며 모두 하나가 되어 평화롭게 살아간다. 여전히 낯선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한다. 얼마나 멀리서 왔든 상관하지 않고 친구처럼 반긴다. 여전히 친구를 가족처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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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와 산타 마을의 일 년 - 1982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엘바상 수상작 산타클로스 1
마우리 쿤나스 지음, 페트리 칼리올라 옮김 / 북뱅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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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다가오면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왠지 추운 겨울이라는 계절을 캐롤과 트리와 하얀 눈이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만 같다. 예전처럼 거리마다 캐롤이 흐르지 않아 즐길수 있는 마음은 덜하지만 반짝거리는 귀여운 전구와 초록과 빨간 소품들이 오래된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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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핀란드에서 출간되었던 그림책으로 작가의 어린 시절의 크리스마스 풍경과 상상력으로 만들어졌다.

분주하고 떠들썩한 마을, 크리스마스 트리, 그리고 산타마을의 마법같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

우리모두 어렸을 때 한 번 쯤은 생각했을만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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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는 어떻게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가져다 주시는 걸까?'

핀란드의 저 멀리 북쪽 마을, 아무도 본적 없는 그곳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산타클로스가 살고 있다. 수백 명의 요정과 수백 마리 순록과 함께💚❤️

착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산타클로스와 요정들이 일 년 동안 무엇을 하는지 이야기가 담겨있는 사랑스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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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겨울을 싫어했는데 왜 점점 겨울이 좋아질까,
애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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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베이비 - 제2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성봉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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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나를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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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철렁한 한 줄로 시작하는 소설이었다. 아니, 아이를 전당포에 맡겼다니! 그렇다면 그후 아이는 어떻게 되었지? 다시 부모에게 돌아갔을까 하는 염려를 품고 몰입했다.

탄광촌에서 카지노 특구로 변한 마을. 탄광촌이 있던 시절에도 광부들은 깊은 굴속에서 시커먼 탄 덩이를 캐어 올리려 매캐한 공기를 들여마시며 목숨걸고 일했다. 동료와 마을 사람들과 가족들이 생활했던 터전에 카지노가 세워지면서 거리는 그곳으로 가기 위해 돈을 빌리려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물건을 전당포에 맡긴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도박꾼들은 좀비가 되어 다시 전당포로 돌아온다. 그들은 대학 등록금, 적금 통장, 땅문서, 신체포기각서..를 들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손을 벌벌 떨며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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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속에 앉아 세상을 내다보면 어른들 이마에 새겨진 작고 검은 흉터가 보인다. 흉터는 엄마도 있고, 삼촌도 있고, 할머니도 있다. 동네 사람들은 다 하나씩 갖고 있다. 그 흉터를 읽는 게 나의 일이다. 이상하단 생각도 감히 할 수 없다. 내가 어른들이 이상하다고 하지 않는 건 어른들도 날 이상하다고 하지 않았으면 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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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포에 맡겨진 아이는 학교도 다니지 않으며 할머니, 엄마, 삼촌과 살아간다. 할머니에게도 삼촌에게도 엄마에게도 흘러간 과거의 상처들이 겹겹이 쌓여 있고 그 상처를 가린 채 좀비같은 사람들과 섞여서 살아간다. 그들은 바깥에서 바라본다면 이상한 마을이고 정상적이지 않은 가족이다.

"지음이 사라진다! 랜드가 무너진다!"

카지노가 붕괴되었고 할머니는 죽었다. 죽음과 붕괴속에서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아이와 나머지 가족은 다시 희망을 품고 살아나가려 한다. 붕괴된 그 땅에 또 다시 잿빛 도시는 들어설 것이다. 그러나 할머니가 남긴 이야기와 유산으로 카지노에서 모든 걸 잃었던 삼촌, 엄마는 아이와 함께 붕괴된 그 땅에서 두 발을 딛고 일어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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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
서정욱 지음 / 온더페이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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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하게 말하지만, 나는 내 현실을 그립니다. 그림은 꼭 필요했기 때문에 그린 것이고, 나는 그릴때 그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그대로를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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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에 대한 책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그녀의 이야기와 그림을 알게 되면서 놀라웠고 또 분노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그녀의 작품은 아름답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고통스럽다. 직설적이고 사실적인 그림은 그녀가 당했던 고통과 참혹함, 잔인할 정도로 적나라하고 원초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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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는 혹독한 시련을 겪은 화가였다. 육체적인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까지 그녀를 괴롭혔다. 그녀가 탄 버스가 전차와 충돌하는 사고로 인해 쇠파이프가 그녀를 관통했고 그후 35번 이상의 수술을 받고 발과 다리를 절단해야했다.

그녀는 왜 디에고 리베라와 결혼했는가. 칼로와의 결혼은 그에게 3번째 결혼이었고 그녀와는 무려 21살의 연상이었다. 디에고 리베라는 멕시코의 국민화가로 불릴만큼 유명했다. 그는 결혼한지 1년 만에 유산으로 힘들어하는 칼로를 두고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웠으며 칼로의 친여동생과의 외도는 그녀에게 더이상 참을 수 없는 배신감을 주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는 리베라의 모든 것을 이해하기로 했지만 또한 그때문에 고통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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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고통스러운 삶보다도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그녀의 작품이다. <두 명의 프리다> 라는 작품은 서구의 미술가들에게 독특한 초현실주의작품이라며 열광했지만 그녀의 그림은 초현실주의라기보다 그녀의 생각과 처한 상황을 그림에 녹여 낸 것이었다. 그녀의 그림에서 종종 작품의 배경이 밤과 낮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은 멕시코 전통사상인 죽음과 삶이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녀의 그림과 이야기를 읽으며 애니메이션 '코코'가 떠올랐는데 '코코'는 멕시코의 '죽은자의 날'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영화로 프리다 칼로의 작품에서도 조국인 멕시코를 떠올릴만한 배경이 많이 등장한다. <해골 가면을 쓴 어린이> 에서 어린이가 흉측한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은 죽은자를 배려하기 위한 가면이며 그녀가 그토록 바라는 아기를 가질 수 없음을 슬퍼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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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프리다 칼로의 많은 작품이 실려 있는 것도 좋았지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그림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함께하고 있어 그녀의 그림을 미술사적으로 또 칼로의 시각으로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책을 통한 그녀의 작품과 이야기는 인간의 내면과 외면의 고통을 뛰어넘어 살아간 한 인간의 처절함마저 느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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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ㅡ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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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안으면 들리는 사과밭 문학 톡 7
로르 몽루부 지음, 김영신 옮김 / 그린애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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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굳지 않았을까?
돌로 변한 그들에게는 있는데, 나한테는 없는 것은 무엇일까?'

하지만 그것은 옳은 질문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은 없는데, 나만 갖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것은 옳은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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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살인 올가는 벌써 일곱 번째로 이사를 갔다. 크고 작은 창문이 많이 달린 새로운 집이 마음에 든 엄마, 아빠, 올가는 행복했다. 이사한 날, 부모님은 집 주변으로 산책을 가고 올가는 자기 방의 벽지 뒤에서 작은 문을 발견한다. 그런데 산책을 간 부모님은 다음날까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고양이와 함께 집에 홀로 남게 된 올가. 한편 올가는 방에서 발견한 작은 문틈으로 아주아주 작은 편지가 삐죽 나오는 걸 목격한다. 오! 그 문 뒤에는 누군가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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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 장애를 가진 올가, 그러나 다른 사람은 없는데 올가만이 가지고 있는 그것 때문에 올가는 작은 문 뒤에 살았던 요정 고블린 가족과 올가의 엄마, 아빠를 구할 수 있게 된다. 장애를 다르게 바라보게 만드는 따뜻한 책이었다. 돌로 굳어버린 고블린과 고양이 므슈, 그리고 부모님까지, 올가의 용기와 장애라고 생각했던 자신만의 방법으로 모두를 구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올가와 고양이 므슈의 특별한 모험 이야기이며 장애에 대한 옳은 질문을 던지는 환상이야기다.

포옹으로 듣는 아이의 용기있는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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