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
서정욱 지음 / 온더페이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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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하게 말하지만, 나는 내 현실을 그립니다. 그림은 꼭 필요했기 때문에 그린 것이고, 나는 그릴때 그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그대로를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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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에 대한 책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그녀의 이야기와 그림을 알게 되면서 놀라웠고 또 분노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그녀의 작품은 아름답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고통스럽다. 직설적이고 사실적인 그림은 그녀가 당했던 고통과 참혹함, 잔인할 정도로 적나라하고 원초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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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는 혹독한 시련을 겪은 화가였다. 육체적인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까지 그녀를 괴롭혔다. 그녀가 탄 버스가 전차와 충돌하는 사고로 인해 쇠파이프가 그녀를 관통했고 그후 35번 이상의 수술을 받고 발과 다리를 절단해야했다.

그녀는 왜 디에고 리베라와 결혼했는가. 칼로와의 결혼은 그에게 3번째 결혼이었고 그녀와는 무려 21살의 연상이었다. 디에고 리베라는 멕시코의 국민화가로 불릴만큼 유명했다. 그는 결혼한지 1년 만에 유산으로 힘들어하는 칼로를 두고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웠으며 칼로의 친여동생과의 외도는 그녀에게 더이상 참을 수 없는 배신감을 주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는 리베라의 모든 것을 이해하기로 했지만 또한 그때문에 고통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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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고통스러운 삶보다도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그녀의 작품이다. <두 명의 프리다> 라는 작품은 서구의 미술가들에게 독특한 초현실주의작품이라며 열광했지만 그녀의 그림은 초현실주의라기보다 그녀의 생각과 처한 상황을 그림에 녹여 낸 것이었다. 그녀의 그림에서 종종 작품의 배경이 밤과 낮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은 멕시코 전통사상인 죽음과 삶이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녀의 그림과 이야기를 읽으며 애니메이션 '코코'가 떠올랐는데 '코코'는 멕시코의 '죽은자의 날'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영화로 프리다 칼로의 작품에서도 조국인 멕시코를 떠올릴만한 배경이 많이 등장한다. <해골 가면을 쓴 어린이> 에서 어린이가 흉측한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은 죽은자를 배려하기 위한 가면이며 그녀가 그토록 바라는 아기를 가질 수 없음을 슬퍼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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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프리다 칼로의 많은 작품이 실려 있는 것도 좋았지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그림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함께하고 있어 그녀의 그림을 미술사적으로 또 칼로의 시각으로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책을 통한 그녀의 작품과 이야기는 인간의 내면과 외면의 고통을 뛰어넘어 살아간 한 인간의 처절함마저 느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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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ㅡ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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