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프지 않은 척했다
한상권 지음 / 생각수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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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마음이 많이 힘들었는데 5월의 어느날 직장에서 눈물이 터졌습니다. 아무런 맥락도 없이..

- 스스로의 존재만을 생각하고 인정해 주었으면 한다. 그렇게 힘을 내어 보길 바란다.
- 나를 사랑하는게 나를 살리는 최선의 방법이다.
- 지금 바꾸지 못하면 시작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로 평생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책의 처음과 끝에 있던 글입니다.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힘을 받기도 했던 부분이에요.

- 사람은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운명을 받아들이고 살아간다.
(중략) 스스로 균형감각을 갖추고 있을 때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나,가정에서 밸런스를 맞추려고 애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직장에 몸과 마음이 많이 가 있었나봐요.
제 자신과 가정에 소홀한게 속상했으면서 성취감이나 보상심리로 덮으려다가 수습이 안되니 빵 터져버린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제 자신과 가장 사랑하는 가족이 우선이었어야 하는데,

우물쭈물하는 스스로가 답답하고, 내 맘같지 않은 상황이 억울하고 화가 났나봐요. 사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모르면서 무작정 "열심히"만 하다가 균형이 깨지고 마음이 무너졌을까요?

​글을 읽으며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어요.

대부분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사람은 그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는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최근에 친정오빠와 카톡으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넘어지는 것은 네 잘못이 아니지만, 일어나지 않는 것은 네 잘못이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과거의 기억이든, 지금의 힘듦이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툭툭 털어내는 게 필요하구나.

- 누군가 원하는대로 흔들려서도, 생각을 깊게 할 필요도 없다.

는 부분도 굉장히 와닿았습니다. 조금 억울하고 속상해도 하나하나 받아치며 반박하지 않는 제 자신을 칭찬하고 쓰다듬어 주기로 했습니다.

- 생각이 많은 사람은 상대를 헷갈리게 하는 재능을 지니고 있다. 가까운 듯하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 않고, 통하는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던 나만의 모호한 태도들이 그렇다.

사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상대가 무안할까봐 했던 말과 행동들이 결국은 나를 보잘것없이 만들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았습니다. 겸손과 자기비하 그 사이에서 늘 헤매고 있는 저를 쿡 찔러주는 부분이었어요.

- 나는 잘하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사실 부족한 걸 메우기 위한 몸부림이 큰 소심한 사람이다.

작년에 "공황장애가 시작되었습니다"를 읽을 때 "나는 미친걸까? 아픈걸까?" 부분에서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던게 떠올랐어요. 무엇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지? 왜?

​오늘 아파트 단지 벤치에 앉아 남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자기는 참 실행력이 좋은 것 같아."란 말을 들었습니다.
"자신감이 없어서 그래. 나 자신이 늘 초라하다고 생각해서 그래."라고 대답했지만, 사실은 많이 고마웠어요.

남에게 들은 뾰족한 말은 오래오래 기억하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해주는 따뜻한 말은 당연하듯 흘려보낸게 많았겠다 싶기도 하고요. "나다움"을 찾으려는 노력도 좋지만, 언제나 곁에 있어주는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아픈 척도 하고, 기대기도 하고 너무 쌓아두지 말아야겠어요.

​청소도, 빨래도 너무 밀리면 힘들잖아요?
마음의 때도 그때 그 때 싹싹 밀어줘야죠?

지친 일상에 에너지를 잃고 흔들리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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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수학 플레이어 1 - 낯선 모험의 시작 도전! 수학 플레이어 1
김리나 지음, 코익 그림 / 창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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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수학관련동화가 굉장히 많은데 솔직히 단 한권도 읽어본 적이 없어요. ㅎㅎㅎ

원래 뭔가 기능적(?)인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고, 수학교육과정에 스토리텔링이 들어온 후 만족보다는 실망이나 무용함을 더 많이 느꼈기 때문에 더더욱 흥미나 호기심이 생기지 않았어요.

수학적 개념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엮인다는 느낌보다는 지극히 수학스러운 상황설정(똑같이 나눈다..)들이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목이 "도전! 수학플레이어"
"도전",과 "플레이어"라는 말이 지나쳐지지 않았고 왠지 모르게 궁금해졌습니다.

'퀘스트 같은게 있는건가?' 싶은 생각



책을 읽으면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레디 플레이어 원이 생각났어요.
가상현실과 실제를 왔다갔다 하는 것.
가상현실에서 의식이 죽거나 크게 다쳤을 때 실제현실에서도 의식이 없어지는 것.

퀘스트, 인벤토리, 상점이 나오는 것. 등등

드라마나 영화는 시각적인 효과로 보는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고 이야기속으로 끌어들이지만

이 책은 글이 가지는 여백과 상상력으로 다음이야기로 초대합니다. 레벨업을 하기 위해 기하학과 수에 대해 탐구하는 과정,

기하학과 수의 세계가 어떤 식으로 연결되는지
대학교 1학년 교양 수학시간에 수학과 교수님께서 모든 문제를 그래프로 푸시는 것을 보며 '이래서 수학이 아름답다고 하는 거구나' 하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수학이 아름답다는걸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하고 살다가 그 때 처음으로 '우와~~~'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숫자에 약하고 수학에 자신감이 없는 편이라,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이나 저희집 아이들의 어려움에 잘 공감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한 편으로는 저를 닮아 수학머리가 없을 까봐 전전긍긍하는 마음이 타박과 채근으로 튀어나오기도 한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도형, 수의 세계가 어렵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고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일상에서 수학이 어떤 식으로 활용되는지, 우리가 잘알고 있는 수의 세계, 잘 알지 못하는 수의 세계가 "수학"이라는 학문에서 어떻게 다뤄지고 정의되는지 함께 발견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간단한 도구로 다양한 도형을 작도하는 방법을 보며 "정글의 법칙", 이나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느낄 수 있는 묘한 쾌감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 비, 비율, 삼각함수가 자연스레 이어지는 흐름
- 피타고라스의 정리, 무리수, 원주율(π)이 이야기로 꿰어지는 과정이 교과서에 나오는 억지스런 스토리텔링이 아닌 진정한 수학이야기 같아 흥미로웠습니다.

앞에서 나온 수학적 개념이 뒤에 나오는 것과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해하며 읽을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았어요.

'기존의 것에 배치되는 새로운 것이 나왔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철학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지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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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하려면 경제신문 - 돈의 흐름이 보이는 경제신문 제대로 읽는 법
이수정(크리스탈) 지음 / 라온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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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에 관련되는 책들은 둘러보면 은근히 많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책들이 경제학을 전공하거나, 경제부 기자들이 쓴 책이어서, 방대한 내용을 한권에 싣느라 딱딱한 경제용어가 공격적으로 등장한다. 그래서 그 친절함이 고맙지만, 방대한 내용을 소화시키지 못해, ‘..역시 나는 경제쪽은 아니었어.’라고 마음을 접게 만든다. 그러던 차에 접한 얇고 친절한 경제신문 읽는 방법책이라니~

 

작년에 살면서 처음으로 경제관련, 재테크 관련 책을 조금 읽었다. 그래도 나름 경제신문 강좌도 들어보고 부동산 강의도 들어보고 경제관련 필독서도 접해봤다고 생각했지만, 차례뒷면에 바로 나오는 경제상식 자가진단에서 뼈를 맞으며 본문을 읽기 시작했다.

왕초보의 눈높이에서 친절하게 하나하나 짚어준다. 초보자가 해맬법한 방법론 뿐 아니라 라는 의문점을 가지고 메타인지를 돌려볼 수 있게 해주는 부분이 참 인상깊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 초보자는 종이신문으로 시작해야 기사가 배치된 구조나 크기로 직관적으로 감을 늘릴 수 있다는 부분

- what+why+how를 이용하여 핵심내용을 구조화하는 연습을 통해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능력배양하기

- 질문을 만들 때 "내부(나에게 미칠영향)""외부(산업에 미칠영향)"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형태의 질문을 만드는 방법

- 기업에 대해 알아볼 때 최근 분기실적 재무재표, 최대주주, 홈페이지, 사업보고서, 해당기업의 제품 직접 사용해보기와 같은 방법을 활용하기

- 기사가 잘 이해되지 않을 때 1)문장분리하기 2) //술 빗금그어 문장내용 재정리하기

- 해당산업이름 + 연평균 성장 키워드 검색법

- 연준의 '점도표'에서 투자방향 힌트얻기

- 핵심 경제지표 : 경기선행지수, 물가지수, 장단기 금리차, 구매자 관리지수, 소비자신뢰지수

- 산업면에 있는 기사 유형별 정리, 산업면의 기사 해석을 도와주는 사이트 5

- 금리인하, 양적완화, 테이퍼링, 금리인상, 양적긴축을 엄마와 딸의 대화로 풀어가는 과정

 

2020년 작가가 진행하는 경제신문 읽기 과정을 마칠 때 쯤, 일주일동안 매일매일 기사를 읽으니 한 주 동안 있었던 국내외 주요 경제이슈에 대해 접해볼 수 있었고, 어떤 때는 '조만간 이런기사가 터지겠구나..'하는 약간의 예측도 하게 되었다. 이런 감만 유지한다면 경제분야에 조금은 익숙해지겠구나 기대했는데....관성은 참 무서운 것이어서어느덧 또 살던대로 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마음 깊은 곳에 '경제신문 읽어야 하는데....쩜쩜쩜...'하는 마음에 다시금 불을 지펴준 이 책이 참 고맙다.

이제 막 성인이 되어 경제적 독립에 관심을 가질 법한 대학생

취업은 했지만, 어떻게 재테크를 해야할지 막막한 사회초년생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로 인해 여러가지로 압박을 느끼는 많은 어머님들

20대에서 30, 30대에서 40대 한 고비를 넘어가며 격랑의 시간을 보내는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남들보다 이해가 느리더라도 절대 남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와 비교하자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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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살아야 하는가 -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 앞에 선 사상가 10인의 대답
미하엘 하우스켈러 지음, 김재경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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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람이 힘든 일을 겪는 것을 지켜보며 삶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던 차에 눈길을 끈 제목..

"왜 살아야 하는가?" .. 그래 궁금하다..답을 줄거라 기대하고 펼친 첫 장에 나온 뒤통수를 치는 듯한 문장


- 삶이라는 질문은 정답이 아닌 표현을 기다린다..라...이건 또 뭔소린가?


책은 쇼펜하우어, 키에르케고르, 허먼멜빌 부터 시작하여 마르셸 프루스트, 비트겐 슈타인, 카뮈로 끝을 맺는다.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던 단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였다.

자비없고, 냉정하고, 불합리함 투성이인 세상에, 왜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의 첫 마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았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알베르 카뮈를 다룬 장의 소제목이

"세계의 부드러운 무심함"

요즘 아이들과 나,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스스로 굉장히 실망스럽고 못되먹은 점들이 잘 고쳐지지 않아 괴로웠는데, 그래서인지 저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다.

"엄마의 부드러운 무심함"으로 바꾼다면? 앞으로는 그렇게 살아보려고 하면 어떨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철학, 인문학이 왜 모든 것의 근원인가? 였다.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이야기하는 것, 성공한 사람들, 부자가 된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내용들이 총 망라되어있어서 때론 움찔하기도 하고, 웃음이 나기도 했다. 살면서 어렴푸시 '이런건가?' 싶었던 것들에 대해 딱 알맞은 표현으로 조곤조곤하게 설명해주는 철학자들과 이 책의 저자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챕터를 넘기다가 마지막 장을 덮으며 느꼈던 것은 차례가 정말 절묘하다는 것?

철학자의 배치가 반대였더라면 책장을 덮으며 삶의 의미보다는 허무함에 대해 생각했을 텐데, 쇼펜하우어에서 시작하여 톨스토이, 니체, 비트겐슈타인으로 나아가는 순서가 정말 신의 한수였다는 생가을 했다. 인정사정 없는 세계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버티고 살아야 한다는 것에서,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서 "작은 것들의 아름다움"에 고개를 돌리고, 음미하고 살라는 것 같아서... 책을 다 읽고도 의미를 찾지 못했더라도 괜찮다고, 원래 그렇다고 말해 주는 것 같아서..


삶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가는 삶을 사는 사람에게 달려있다는 마지막 작가의 말이 마음을 많이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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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노인경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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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경 작가의 신작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해서 너무 궁금했다.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 "곰씨의 의자"를 읽으며
평범한 사람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가가 참 좋았다.

그래픽 디자인같은 심플함과 노인경작가 특유의 순둥순둥한 캐릭터~
책이 오기까지 많이 기다려졌다.
고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노인경 작가는 어떻게 재해석했을까? ^^
임금님에 대한 이야기일까? 아니면 신하에 대한 이야기일까?

비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어서 새로웠고,
고민을 풀어가는 444대 왕이 멋졌다.

나에게 임금님 귀는 어떤 것일까? 나는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가?
작년과 올해 여러 강좌를 들으며 "있는 그대로의 내모습을 드러내기"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이 꽤 있었다.
드러내야 한다는데, 그러면 조금씩 나아진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내 단점이 크게 보이고, 감추고 싶고, 꾸미고 싶다.
감춰지지 않아서, 꾸며지지 않아서 때로는 속상하고, 때로는 부끄럽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는게 어렵고,
용기가 나지 않는 내게 다시한번 "그래도 괜찮아" 하는 것 같아
곰씨의 의자와는 또다른 느낌으로 위안을 준다.

노인경 작가의 "임금님귀는 당나귀귀"를 읽으며 송미경 작가의 동화
"돌 씹어먹는 아이"가 생각나기도 했다.

감추고 싶은 비밀을 나누며 서로 위로받는 다는 점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와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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