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깊은 부분
파리의 개선문을 중심으로 뻗어나간
방사형 도로망이 만들어진 계기가
프랑스 혁명과 같은 시민 봉기가 일어나기
어렵도록 사람이 모이는 것을 통제하기
위함이었다는 것. 커다란 광장의 입구를
통제하면 시민이 모여 궐기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져서 큰 시위로 번지는 일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부분에서
3.1 독립만세운동 이후에 조선인들이
서촌을 중심으로 집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그전까지 조선인들이 주로 이용하던
서울역(서대문역)을 (일본인들이 주로 사용하던) 남대문역으로 일원화시킨 것이 떠올랐다.
인도의 뉴델리도
콜카타에 집중된 독립운동 세력을
분열시키기 위해 내륙 깊숙한 지역인
델리로 다시 수도를 옮기면서
기존의 델리와 영국이 새롭게 개발한 곳을
구분하기 위해 "뉴델리"로 불렀다고 한다.
이 부분도 종로와 남산을 떠올리게 했다.
뒷부분에 콜롬비아의 메데인 이야기에서
식민 지배 기간이 긴 남아메리카
대부분의 도시에서 "거주지 분리 현상"이
일어난다고 나온다. 작년에 동인천 일대
인문 투어를 하면서 해설사 선생님께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우리나라로 파견되는 서양의 선교사나 일본 관리들이
본국에서 사전교육을 받을 때
조선은 위생이 좋지 않으니
지대가 높은 곳에 자리를 잡아
깨끗한 물을 사용하라고 배운다고 했다.
실제로 많은 외국인 별장이나
일본 관리의 사택이 산꼭대기에 위치하여
답사를 다니면서 기분이 묘했다.
치수(水) 기술이 발달하면서
일본 권력의 공간이 산지 주변에서
해안 주변으로 이동했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우리나라 서울의 중심지가
사대문에서 한강 주변으로 확장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하셨는데,
지구 온난화가 심각해지는 앞으로는
또 어떻게 달라질지 생각해 보게 된다.
스페인의 도시 빌바오는
산업구조의 변화로 1970년대 이후 도시가
쇠락의 길을 걸었는데,
여행 도시로의 정체성을 새롭게
만들고자 도시의 랜드마크로
구겐하임 미술관을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중화학 공업도시 울산 이야기를
곁들여 주셔서 이해가 더 잘 되었다.
태국의 "승가법"은 처음 들어봤다.
불교국가인 태국에서 승가의 최고 지도자를 국왕이 임명하는
구조라는 부분이 굉장히 신기했다. 제정일치는
초기 국가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그게 가능하다는게
이해가 잘 안되기도 했다.
러시아 바이칼 호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
통일이 되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한 번에 러시아를 횡단하는 상상을 해 봤다.
동해에 일출 보러 가듯 우울할 때
바이칼 호에서 물멍 때리기?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러시아의 바이칼 호와
북아메리카의 오대호의 형성 과정을
비교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뉴질랜드의 북섬에서 출발해 남섬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화산의 공간에서 빙하의 공간으로
이동하는 일이라고 하신 부분을 읽으면서
언젠가 뉴질랜드에
꼭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반지의 제왕"의 나라 뉴질랜드
에티오피아의 커피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커피라는 이름이 유래한 카파(Kaffa),
예가체프로 알려진 이르가체페
폴란드 독립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가고자 애썼지만,
러시아에 의해 원천봉쇄되고 난 후,
자신이 잘하는 음악으로 조국에
힘을 보태고자 한 쇼팽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