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모든 것을 낳는 것이여,
사람도 동물도 모두 당신의 자식들,
하늘의 별들도 당신의 자식들,
북쪽 하늘에서 불타오르는 것은 당신의 머리카락.
알몸으로 눈 속을 걷는 것이여,
출산으로 우리들의 목숨을 빼앗아가지 말지어다.
출산을 편안하게 해다오, 사슴의 출산같이.
상처없이 그 자리에서 사라져다오..
우리들을 죽이지 말아다오..
우리들의 아이들을 강하게 만들어다오, 사슴의 새끼들 같이.
아이들을 죽이지 말아다오,
튼튼하게 우리 뒤를 따라 걸을 수 있도록.
우리들의 목숨을 부여해다오, 오한이여.
우리들에게 아이를 가져다다오. -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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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이렇게 살고, 또 이렇게 죽는 거야. 세상의 모든 딸들이 나처럼 그렇게 살아왔어. 아이를 낳고, 호랑이를 따르는 까마귀처럼 남편을 따르고, 그렇게 살다가………. 야난, 너는 내 딸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너도 어머니가 되겠지. 세상의 모든 딸들이결국 이 세상 모든 이의 어머니가 되는 것처럼 ..… - P101

몇 번이나 경험한 것이지만 모든 것은 내가 절대로 틀림없다고생각해도 반드시 그대로 일어나 주지 않을 뿐더러 또한 내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일어나는 것이었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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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심장이 멈추는 것이 아니었다. 죽음이란 이렇게 타인과의 관계를 잃어가는 것이다. - P347

그렇다, 나의 적은 파도가 아니라 나 자신이다. 자꾸 편한쪽으로 달아나려고 하는 나 자신의 물러터진 마음이다.
하지만 나는, 아니, 에리도, 어떻게 해서든 ‘지금‘을 뛰어넘지 않으면 안 된다. 미래고 개똥이고 간에 우리에게는 지금 이 순간밖에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밀려드는 큰 파도를 뚫고 먼바다로 나가는 것과 흡사하다. 두려움을 떨치고 나 자신을 일으켜 세워 용기와 무모함의 경계선을 가르고 들어가 물을 힘껏 할퀸다. 바닷속에 끌려 들어가 모래섞인 물을 들이켜고, 폐는 산소를 원하며 찌부러지고, 이윽고 수면에 얼굴을 내밀고 숨을 쉬는 것도 한순간뿐. 곧 다음 파도가 덮쳐든다. 도망칠 곳은 없다. 어디에도 없다. 그래도 우리는 계속해서파도를 가른다. 포기하면 그야말로 끝장이라고 나 자신에게 되뇌면서 차례차례 덮쳐드는 파도를 넘어선다. 그렇게 해서 언젠가 문득 꿈처럼 고요해진 먼바다로 나가 기다리는 것이다. 이윽고 닥쳐올 나만의 파도를. - P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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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보기에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만큼 부자연스러운 일도 막상 본인에게는 자연스럽다고 할까, 가장 마음 편한 일인 경우가 많아. 누구나 당사자밖에는 알지 못하는 사연이 있다는 게 바로그런 거겠지? 그러니까…… 너무 걱정할 거 없어, 에리."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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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네가 그렇게 신경 쓰인다니, 다시는 말하지 않으마.
네가 좀 이해해 다오, 앤, 내가 솔직하게 말하는 버릇이 있어서, 사람들이 그걸 개의치 말아야 하거늘."
"하지만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는걸요. 그런 습관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핀과 바늘로 사람을 찔러 놓고
‘실례합니다. 하지만 신경 쓰지 마세요. 이건 제 버릇일 뿐이니까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시겠어요? 미쳤다고 생각하시겠죠?"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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