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같은 외모로 바뀌면 팬은 조금 적어지겠지만, 점장님이 가진 그 심지를 볼 줄 아는 사람은 분명 남을 거예요. 그러니까 어떻게 생기든 매몰될 걱정은 없다고요."
"네가 말하는 그 심지가 바로 개성이고 매력이야. 우리는네가 가진 심지를 좋게 본 거고." - P126

바람을 피워서 낳은 아이랑 정식으로 결혼하고 낳은 미즈키랑 어느 쪽을 더 우선해야 하는건지 모르겠어? 잘못된 애를 만들어서, 불쌍하게 만든 건 당신이지, 내가 아니라고. 내가 틀린 말 했어? - P163

"너네 왜 나한테 거짓말해?"
"어떻게 거짓말을 해서 따돌릴 수가 있어? 그런 짓을 할 땐확실한 이유가 있겠지?"
"그야..." 
"미즈키랑 같이 있으면 신경 써야 되잖아."
"마음에 안 들면 금방 화내고. 미즈키가 없어야 우리가 편하게 놀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
"그래, 너랑 있으면 힘들어."
"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미즈키랑 멀어지고 나서야 알게 됐어. 우리가 너한테 지배당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 됐는데"
"여왕 노릇하는 미즈키한테 아부하는 거, 이제 그만하고싶어. 그래서 더 이상은 미즈키랑 같이 지낼 수 없을 것 같아.
안녕." - P166

"아가씨가 나중에 곤란한 사람을 발견하면 그때 써 줘"
"이런 일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배려나 상냥함같은 건 다른 사람에게 전하면 전할수록 소중해지니까."
"...전하면 전할수록." - P171

‘더 심한 분노나 폭력으로 되돌려 받는 날이 반드시 올 테니까‘
문득, 1년 전 들었던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아즈사가 변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지만 어떻게든 되돌리고 싶은 마음에 사과를 받으려 했던 그때, 아즈사가 했던 말이었다. 이런 상황에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화가 나서 뺨을 때리려다 도중에 멈춘 것은 아즈사가 흔들림 없는 눈으로 미즈키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아즈사의 눈빛에 미즈키를 우습게 여기거나 얕보는 느낌은 없었다. 진심으로 미즈키에게 그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었다. - P192

"에리나 무리가 날 싫어하게 됐거든. 그리고 나 전에는 정말 못된 애였어. 구리하라 너 같은 애들을 따돌렸어"
"너무 심한 짓을 했어. 정말 못됐었지. 앞으로 그 벌을 받게될 거야. 나랑 친구가 되어 봤자 좋을 게 없어."
"너무하다고 비난받을 만한 일을 한 번도 안 한 사람은아마 없을 거야."
나지막이 구리하라가 말한다.
"나도 마찬가지야. 초등학교 4학년 때 잡화점에서 도둑질을 한 적이 있어. 친구 생일 파티에 처음으로 초대받아서 선물을 사 가고 싶었는데 돈이 없었거든. 그래서 가게에서 고체향수를 훔쳤어. 비누 향기가 나는 고체향수"
"그런데 담임 선생님이 너무 한심하다고, 사람을 잘못 봤다면서 무섭게 화를 냈어. 최악의 행동이라면서 용서받을 수없는 일이라고 하더라. 물론 그게 옳은 반응이겠지. 난 사라져 버리고 싶을 정도로 심한 자기혐오에 빠졌어. 그래서 선생님과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울면서 엄마한테 사죄했어.
그랬더니 엄마가 반성했으면 절대로 같은 실수를 하지 말라고 하더라. 원래 아이들은 실수도 많이 하고, 때로는 잘못을저지르기도 하는 미숙한 존재라고, 그래서 처음한 잘못은 절대로 혼내지 않을 거라고. 다만, 확실히 후회하고 반성해서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라고 하셨어. 사람은 그렇게 어른이 되는 거라고."
"엄마, 나 용서해 주는 거야? 하고 물으니 소중한 사람의실패는 함께 극복해 가는 것이라고 하셨어."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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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가 나랑 뭘 하자고 했는데 내가 거절했을 때 다카기씨 표정 봤어? 나 같은 놈이 같이 있는 것도 용서가 안 되지만, 그렇다고 나 같은 놈이 감히 그 애의 제안을 거절하는 무례를 범하면 그것도 화가 나는 거야. 상반된 감정이 뒤섞여서 결국 그냥 무표정이 되더라." - P89

고등학교 졸업 후 몇 개월. 쓰바키에게는 세상이 얼마나넓은지 알게 된 시간이었겠지만, 다로에게는 자신이 우물 안개구리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고등학교 때보다 더 많은 수의 사람들, 저마다의 개성이 넘치는 사람들이 모인 대학이라는 곳에서 다로는 착실하게 파묻혀 가고 있었다.
아아, 나는 쓸모없는 남자였구나. - P95

열심히 한 가지만 파는 사람도 빛나지만다방면에 걸쳐 여러 가지를 아는 사람들도 좋아. 생각지도못한 것을 느닷없이 알려 준다거나 하는 두근거림이 있잖아.
"온몸을 깊이 던져 그 세계에 완전히 젖어 버린 사람에게도 빠져들고 싶지만, 광활한 세상으로 데려가 줄 것 같은 사람이 마구 나를 데리고 놀아 줬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는 거잖아. 둘 다 매력적인데. 난 어느 쪽이든 다 좋아." - P119

"개성이란 단어의 뜻을 잘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라는 거지? 그럼 개성 있는 게 맞아. 오히려 내가개성이 없지."

"점장님이 호감을 사는 이유는 외모 때문만이 아니잖아요,
뭐랄까, 엄청난 애정으로 가득한 점장님만의 ‘심지‘ 같은 것이 있으니까." - P122

"소중한 손님이에요, 당신은."

아무도 없는 취식 코너에서 다로는 울었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이 기뻤다. 설령, 그것이 처음 들어간 편의점 점원의 접객 멘트라도 상관없었다. 이 넓은 세상에 파묻혀 사라질 것 같았던 자신의 존재가 인정받았다.
마치 구원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 P125

"아, 아니, 일찍 알았으면 더 빨리 행복해질 수 있었을 텐데, 이렇게 모르고 사는 것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싶어서"
앞으로도 이런 발견들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 후회하겠지.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인 주에루가 "나도 얼른, 하고싶은 일을 찾았으면 좋겠다아" 하고 말꼬리를 늘인다.
"내가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얼른 찾고 싶어. 더 빨리 찾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후회하고 싶지 않으니까."
"멀리 돌아가는 것 같아 답답한 기분, 제자리에서 걷는 듯한 초조함. 그런 걸 모르면 자기가 누리는 감사함을 모르게될 수도 있으니까. 당연하다는 생각에 소중하게 여기지 못할수도 있고, 바라고 바라서 얻은 것은 말도 못 하게 반짝반짝빛나거든."

그 정도면 됐다고 생각해 왔다. 원래 인생은 그런 것이라고 결론 내린 줄 알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래도, 가능성도 없는 스스로를 걱정하는 자신이 분명 존재했다. 그런 자신을 계속 무시할 수는 없다. 그저 주어지는 대로 흘러갈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고민하고 방황해야 한다. 지금 이대로는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것들에 감사하기는커녕 소원해지기만 할 것이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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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된대도 아무 상관없어요. 내 마음만알아줘요. - P7

당신 없이는 내 마음도 없어요. 알 수없어요. - P13

이런 내 마음을 부디 아무도 모르기를바랄 뿐. - P19

숨다: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하다. 또는 잠재되어 있다. - P24

그러나 선택할 수 없다. 내게 남는 것이다. - P32

연극은 끝났다.
객석은 텅 비었다.
배우의 잘못을 아무도 모른다. - P50

배우는 홀로 커튼콜을 하고
공허하게 흩어지는 독백.
연극은 다시 시작된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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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의 사랑은 땅 위로 올라온 매미 같은 겁니다. 태어났나 싶으면 시끄럽게 울다 금세 끝나 버리고 말죠!"
"매미들의 사랑에 섹스라니요. 당치도 않죠!"
"아무래도 어린 나이다 보니 성욕이 폭주해요. 좋아한다느니, 사랑한다느니 난리를 피우지만 99퍼센트는 그냥 발정난거예요. 미성숙한 인간이 성욕에 좌우되는 거, 이 시대에는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젊어서 생식 활동에 힘써야 한다는 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옛날에나 통하던 말이지. 현대에는 십 대의 섹스 같은 건 필요 없습니다. 일단 이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요." - P27

다카오가 저녁에 반주를 할 때는 안주가 여러 개 준비되어 있어야 했는데, 와중에 편식은 심해서 손도 대지 않는것도 있었다. 시노가 구석에 놓인 그릇을 살짝 들여다보니 삶은 야채가 담겨 있었다. 어릴 때 음식을 가려 먹던 시노를 자주 혼냈으면서 자기는 아무렇지 않게 음식을 골라 먹는다. - P30

"역시 제일 큰 영향을 준 건 밋짱일 거야. 그 사람은 우리의 작은 변화까지 눈치채고 정중한 말투로 하나하나 칭찬해주거든. 누군가 자신을 바라봐 주고 아주 작은 일에도 함께즐거워해 주는 건 기쁜 일이야."
"이 나이에도 칭찬해 주는 사람이 있다니, 행복한 일이지.
하루하루가 확 밝아지거든." - P60

할머니도 어쩌다 한 번 얼굴만 보는 손녀가 편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어지간해서는 찾아오지도 않는 아들 내외 역시마찬가지였을 테다. 그런데도 자식들이 아쉽다고 붙잡으니그 불편함을 다 감수할 생각으로 모든 걸 버리고 온 것이다.
시노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스스로가 굉장히 못난 인간이 된 것 같았다. 할머니의 태도를 불쾌하게만 여기고 어제의변화 역시 희한한 해프닝으로 치부해 버렸다. 그것은 실연당한 자신을 보던 반 친구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 다정함이나 배려 따위 없이, 누군가가 무너지는 모습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즐기고 있었다. 자신의 고통에는 민감하게 굴면서남의 아픔에는 무관심했다. - P62

"누구와 어떻게 헤어지더라도 존엄성만큼은 소중히 지켜줘야지. 아직 어리니까 거기까지 생각이 못 미쳤을지도 몰라.
어떤 식으로든 자기 방식이 옳지 않았다는 걸 깨달으면 좋을텐데. 마음 아픈 일을 겪었구나, 시노."
후, 하고 숨을 내쉰 미쓰에는 "그래도"라며 밝은 목소리로덧붙여 말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좋은 일이야. 그건 정말 좋단다."
시노에게, 그리고 미쓰에 스스로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나이가 몇 살이든 사람을 좋아할 수 있어. 상대를 좋아하는동안은 그 사람을 좋아하는 자신까지 좋아했으면 좋겠어. 그사람을 소중히 여기면서, 그만큼 자기 자신도 아껴 주는 거야. 소중한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스스로가 되도록 노력하게만드는 ‘좋아해‘의 마음을 느끼면 그건 분명 행복일 거야.
"너를 그렇게 대하는데도 의연하게 대처했잖아? 사람들은자신의 소중한 부분은 결국 스스로 지켜 내야 한다는 사실을쉽게 잊어. 남이 자신을 짓밟아도 별수 없다며 포기해 버리는 사람도 있지. 나도 그랬어. 내 소중함을 지키는 게 결국엔내 이기심이 아닐까. 좋은 아내로서 실격 아닌가. 이런 바보같은 생각으로 그런 취급을 자처하기도 했지. 이제와 후회가 되기도 해. 그런데 시노는 그 어린 나이에 자신을 지키는방법을 알고 있잖아. 정말 대단해."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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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놈은 진짜… 방금 전까지 그렇게 상심해 놓고 지금은 맛있다고 걸신들린 것처럼 밥을 먹고 있네요."

"맛있는 걸 먹었으니 맛있다고 느끼는 게 당연한 거 아냐?"

"부모가 죽어도 배는 고픈 법이야. 맛있는 걸 못 느낄 정도면 어딘가 심하게 망가진 거라고. 그리고 맛있게 먹어 주지않으면 음식한테도 미안하잖아?"

"괴로울수록 제대로 먹어야 돼. 영양이 부족하면 쓸데없는생각만 많아진다니까?" - P65

"아마도 기대를 하고 계셨던 모양이야. 표현 방법이 거칠어서 잘 전해지지 않았지만 말이야. 몰랐던 게 당연하지. 나도 그랬는걸."
시바는 다정한 말투로 "사람의 속마음은 원래 알기가 어렵잖아" 하고 말했다.
"표정이나 말투만으로 판단하면 큰 착각을 하게 되지. 그럼 대체 뭘로 판단하나 싶겠지만, 내 생각에는 행동 아닐까싶어. 우라타 씨는 정말로 우리 가게에 오는 게 즐거우셨을거야. 그도 그럴게, 매일 제일 먼저 오셨잖아. 노미야한테 이런저런 뾰족한 말을 했던 것도 분명 우라타 씨 나름의 응원이었을 거야." - P68

자신이 꿈꾸던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될까. 가끔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장래 희망을 조사하는데,
과연 그중 몇 명이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싶다. 막차가 끊기기 직전의 전철에는 사람이 별로 없다. 좌석 깊숙이 앉은 요시로는 맞은편 차창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본다. 피로에 지친 얼굴에서는 패기를 찾을 수 없고, 피부에는기름기가 돈다. 서른세 살이라니, 이제 아저씨 나이다. 이 나이쯤 되면 꿈을 이룬 후 멋지게 살고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어린 시절 수없이 그렸던 이상적인 내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 P103

"니 손으로는 못 버리지 싶은데."
"어... 그건 그렇지만."
"그 나이 먹고도 좋다카는 일인데, 그거를 직업으로 삼으면 좋겠지만 그기 맘대로 되나. 인생이 그런 기다. 좋아하는일 하면서 먹고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끼고."
"포기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한다."
"포기를 꼭 해야 되나?"
"계속하면 안 되는 거야?"
"그림 말이야. 지금까지 직장 다니면서도 그렸는데 못할거 없잖아?"
"나는 재능이...."
"꾸준히 하는 게 재능이라고들 하던데."
"성공한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말하잖아? 무슨 일이든 계속하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그 나이까지 아무 보상도 없이꾸준히 했다는 것만으로 재능 아닌가?" - P124

미즈키의 말대로 살아가야 하나? 정말 이게 맞는 것일까?
배가 다시 찌르르 아파 온다. 하지만 아즈사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끄덕이며 생각한다.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거야?
아, 배가 아프다. - P156

"뭐라고 하든 난 괜찮아. 남의 눈치를 보는 것보다 중요한일들이 있으니까. 그런 하찮은 이유로 소중한 것들에 소홀했다가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아." - P163

아즈사와 나유타는 함께 달콤한 디저트를 베어 물었다. 행복한 달콤함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텐더니스가 있는한, 그곳에 가기만 하면 멀리 떨어져 있어도 분명 이어질 수있다. 그런 믿음이 생겼다. - P195

대학 졸업 후부터 평생을 근무했던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60세에 정년을 맞이하고, 재고용되어 5년 더 출근했다. 남자는 결코 처자식이 생활고를 겪게 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일했다. 휴일을 반납하는 일은 다반사였고, 거래처 접대는 뭐가 됐든 빠지지 않았다. 가정을 돌보고 외동딸 나나오를 키우는 일은 모두 아내인 준코에게 맡겼는데, 그것이 부부의 역할 분담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남자는밖에서 돈을 벌고, 여자는 가정을 지킨다. 당연한 일이다. 젊은 직원 중에는 "언제 적 얘기예요"라며 비웃는 이도 있었지만, 그렇게 했기 때문에 수십 년간 아내가 전업주부로 살 수있었고, 나나오도 원하는 대학에 다닐 수 있었다. 나름대로돈도 열심히 모아 인생의 마지막을 보낼 고령자 전용 맨션도얻었다.  - P200

아빠는 엄마를 너무 구속해. 엄마의 인격을 존중하고 자유롭게 살게 둬.
구속할 마음도, 인격을 부정한 기억도 없다. 사회에 나와돈을 버는 남자로서 당연한 일을 했듯, 아내도 가정을 지키는 여자로서 당연한 일을 해 주길 바랐을 뿐이다. 그것이 뭐가 문제란 말인가. - P202

"아빠는 늘 나를 키웠다고 그러는데, 나한테 해준게 뭐가있다고 그래? 돈만 주면 다야? 입학식, 운동회, 내 인생의 중요한 날에 한 번이라도 같이 있어 준 적 있어? 그런 사람한테아이가 좋다느니 어쩌느니 하는 말 들어 봤자 전혀 와닿지않아." - P206

"그 얘기를 듣고 생각했어. 당신이랑 좀 더 대화를 나누고둘이서 둘이 같이 버킷리스트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나 혼자서 원하는 것들을 해 봤자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같더라."
"그래서 내가 평소랑 달랐던 거야. 미안해."
"아니야, 나도 잘못했어. 당신 지금까지 고생 많았잖아."
"그래서 이렇게 된 거야."
"나나오가 했던 말을 몇 번이나 곱씹었어. 나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내가 당신을 너무 구속했던것 같아."
"당신을 그렇게 만든 사람은 나야."
"남편을 키우는 건 아내니까"
"당신을 그렇게 키운 사람이 바로 나라고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젊었을 때 난 당신이 책임감 있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거든. 당신이 쭉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니까? 남들이 당신 좀 너무한 것 아니냐고 해도 나는 잠자코 있었어. 나는 내 남편이 그런 사람인게 좋았으니까."
"그러다 당신이 일에 점점 더 열중하면서 가정에 소홀해지니까 어느 순간부터 그게 장점이 아니라 단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 정말 제멋대로지. 내가 그렇게 만들어 놓고마치다 당신 잘못인 것처럼 툴툴댔으니."
"잊고 있었네."
"우리가 같이 산 게 벌써 몇십 년인데. 내가 당신을 그렇게 키웠듯 나 역시 당신 손에 길러진 부분이 있어. 부부란 원래서로를 키우는 거니까." - P246

"보통이라..." 보통이라는 말, 왠지 이상한 것 같아. 보통이 뭔지,
사람마다 다르잖아. - P284

"너희 엄마는 자신에게 여유가 있다고 할까. 가정이나 개인 자체로나 충만한 느낌이 들어. 그런 사람들은 불륜 같은거안해."
채워지지 못한 불쌍한 사람이 무턱대고 사랑을 갈구하다바람을 피우고 불륜을 저지르는 거야. - P293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손에 넣었을 때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 미스터리로 가득한 형제에 여동생까지 합세해 수수께끼가 점점 늘어 간다. 난 앞으로도 이 멋지고 재미있는 형제・・・ 아니 남매? 가족을 지켜볼 생각이다. 불순한 사심이 약간 섞여 있지만 일생의 과업일뿐더러 애정도 담겨 있다.
"아, 좋은 생각 났어! 나 고등학교 졸업하면 여기로 이사올래. 밋츠 오빠, 나도 같이 일하면 안 돼?"
순진무구한 목소리에 쓰기와 시바가 동시에 얼굴을 찌푸렸다.
"잠깐, 주에루.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정하지 않을래?"
"난 싫어. 네 뒤치다꺼리 하는 건 한 달에 한 번 정도가 한계라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두 사람과 "난 이미 마음 정했는데?" 하고 태연하게 말하는 주에루. 미쓰리는 기리야마와 눈을 마주치고 웃어 버렸다.
앞으로도 즐거운 일이 가득할 것 같다. - P378

야간 근무가 끝날 무렵의 시간. 나는조금 더 정성스럽게 애정을 담아 인사를 건넨다.
"어서 오세요."
이곳을 찾아 준 당신에게, 가장 큰 사랑을 담아. -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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