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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무비 소울 푸드
하라다 사치요 지음, 장한라 옮김 / 영림카디널 / 2024년 8월
평점 :
몇 번을 봐도 물리지 않고, 잊힐 때쯤 다시 보면 여전히 반가운 것들이 있다. 책이건, 드라마건, 영화건. 그런 콘텐츠의 공통점 중 하나는 '食'이다. 맛있는 관계, 심야식당, 카모메 식당, 고독한 미식가… 음식 자체로 특별해서가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와 얽혀 비로소 특별함이 더해진 음식들이 주는 그 느낌이, 나는 참 좋았다.
이 책은 대부분 영화나 드라마 속 음식들을 따라 만들어볼 수 있도록 가이드 해주는 레시피북이다. 그러니 영화 이야기를 기대하고 책을 본다면 실망할 수 있다. (솔직히, 나는 그랬다.) 반가운 영화 속 장면들, 드라마 속 대사들이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덕분에 잠시 버려두고 심야식당을 다시 꺼내 읽고 말았지만, 그럼에도 책에 실린 요리들은 참 반갑더라. 모르는 건 모르는 대로, 아는 건 아는 대로. 특히 이름만 봐도 아, 하고 알아보는 음식들은 그저 페이지만 훑어도 입안에 맛이 가득 담기는 그런 기분이었다. 거짓말하지 말라고? 천만에!
크지 않은 내 손에 잡히는 적당한 두께감, 빛바랜 색감의 내지, 조금 거친 듯 손에 붙어나는 책장의 질감이 소박하다. 거창한 것들을 담고 있지 않아 편안하다. 과도하게 요리의 색을 보정하고 코팅까지 해 온통 빛이 나게 만든 요란한 레시피 북이 아니어서 좋다. 요리 과정 사진을 일일이 담지 않아 다소 불친절한 그 느낌조차 기껍다. 과정이 상세하지 않아 따라 만들어 볼 수 없었다고 변명할 여지를 주니 말이다.
만들어보지도 않을 요리책을 왜 끌어안고 있냐고 뭐라 할 경우를 대비한 초급용 메뉴도 있다. 달걀 샌드위치, 과일 샌드위치 같은 것들. 그래도 역시, 나는 직접 해먹기보다 심야 식당의 주인장이 만들어주는 것을 먹고 싶지만 말이다. 아, 오늘 밤에는 카메모 식당을 한번 더 볼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