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커 아트북 : 네온 애니멀 - 손 끝으로 완성하는 안티 스트레스 북 스티커 아트북 (싸이프레스) 16
싸이클 콘텐츠기획팀 지음 / 싸이프레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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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 정면을 응시하는 네온 컬러의 호랑이가 무척 인상적인 스티커 아트북이다. 좋아하는 만화인 원피스 스티커 컬러링북도 해봤고, 정방형 스티커를 붙여 풍경을 완성하는 스티키도 해봤지만, 성미 급한 내 성정에는 이 스티커 아트북이 제일 잘 맞았다.

책 자체도 240*250으로 제법 크거니와 그림도, 조각도 큼지막해 그리 오랜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한 장의 그림이 뚝딱 완성된다. 그림 페이지도 쉽게 뜯어내 쓸 수 있게 절취 칼선이 들어가 있는데, 힘을 많이 주지 않아도 부드럽게 떨어져서 종이가 찢어질 염려도 없었다.

조각마다 붙어있는 번호를 찾다보면 마치 퍼즐을 맞추는 기분도 든다. 비정형 조각이라 그림에 맞게 이리저리 돌려 맞춰야 해서 더욱 그러하다. 직소퍼즐도 즐겨하는 편이었지만 고양이들 때문에 손 놓은지 오래인데, 스티커를 붙이며 퍼즐하는 기분도 낼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복잡한 그림도 아니고 아이들도 흥미를 가질 법한 동물 그림이라 뭐든 심드렁한 척 하는 열두살 남자 아이도 한번 해볼래, 물으니 냉큼 덤벼들었다. 프라모델 조립할 때 쓰는 핀셋이 있어서 나는 그걸 이용해 붙였는데, 아이는 손이 더 편하다고 핀셋을 내던졌다. 그야말로 ‘손끝으로’ 완성하는 스티커북이다.

풍체에 비해 손목만큼은 유리 같아서 사실 손을 쓰는 일을 장시간 하는 게 여간 힘들지 않은데, 이 정도 작업(?)은 이틀에 나눠서 천천히 하다보면 제법 할 만 했다. 뒤로 갈 수록 조각이 많아지니 소요시간은 더 길어질 수 있겠지만, 총 12종의 동물이 전부여서 많이 아쉽지도, 힘들지도 않게 책 한 권을 뚝딱 완성할 수 있을 듯 하다.

완성한 그림은 중간 중간 흰 부분이 드러나긴 했어도 제법 멋지다. 사이즈가 남달라 액자에 넣긴 어렵겠지만, 잘라낸 완성본을 그대로 벽에 붙여보니 제법 훌륭한 팝 아트 전시물이 되었다. 12장 전체를 벽 한가득 붙여두면 꽤 근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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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단독주택 - 아파트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단독주택에 살아 보니
김동률 지음 / 샘터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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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단독주택에 살았다. 아파트로 갈 뻔한 위기(?)가 두어 번 있었지만, 다행히(??) 잘 이겨내고 단독주택에 남았다. 가끔 쓰레기 처리가 번거로울 때나 한겨울 거실에서 입김이 하얗게 번지는 경험을 할 때면 아파트에서의 삶이 부럽기도 하지만, 한참을 익숙해진 일이라 또 그럭저럭 버텨낸다.

단독이라고 다 같은 단독은 아니지만 그래도 단독은 단독이라, 꽤 공감 가는 입장에서 책을 읽어나갔다. 겨울의 추위는 두 번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단독주택 최고의 단점이다. 발정기 고양이 울음소리도 대단하지만 그보다 고양이들끼리 영역 다툼을 벌일 때의 소음이 더 굉장하다. 마당의 나무가 너무 잘 자라 옆집을 침범하게 되면 다툼이 생기기 십상이니 가지치기도 제때 해줘야 하고 낙엽도 부지런히 쓸어내야 하지만 도통 게을러터진 나에겐 역시 아파트에 가야 하나 고민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그럼에도 단독주택의 삶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건 뭘까. 저자는 그 이유로 유년 시절의 추억을 꼽는다. 이를테면 아는 맛인 거다.

그것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수많았던 이야기, 부르던 노랫소리, 우리 형제들이 다투던 울음소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온가족이 웃고 고함지르고 이야기를 나누던 옛집에는 인적도 없이 정적만 가득하다.
(p.48~49)

단독주택에서의 녹록지 않은 생활 뒤에는 단독주택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것들도 잔뜩 있다. 책에는 봄과 여름을 지나 가을, 또 겨울을 살아낸 단독주택에서의 새로운 삶이 가감 없이 새겨져있다. 건조기 대신 뜨거운 태양 아래 바삭하게 말린 수건의 햇살 냄새, 내 집 마당을 아지트로 삼는 고양이들, 손수 가꾸는 나무들과 텃밭의 푸성귀들, 함께 김장을 담가주는 이웃사촌.

단독주택에 환상을 품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현실은 판타지 소설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줄 것이다. 단독주택의 단점만 잔뜩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한 이 책을 추천한다. 집이 돈벌이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한자 그대로 한 지붕 아래 가족이 모여 사는 곳을 의미한다는 전제 하에, 이 책은 단독주택이 인간의 삶을 얼마나 풍성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지를 또한 알려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단독주택에 대해 아무 감정과 생각이 없는 이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한다. 살던 대로 강남의 아파트에 계셨더라면 하지 않아도 됐을 고생을 굳이 사서 하는 교수님의 이야기는 그저 구경하는 것만으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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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연필 정물화 컬러링북 - 마음이 즐겁고 행복해지는
컬러링북클럽 지음 / 아이콘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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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더 나오지 않은 분야가 있나 싶을 정도로 온갖 종류의 컬러링북이 쏟아지는데, 이 책은 그중에서도 컬러링 북클럽 소속 7인의 작가가 그린 31개 도안이 수록된 '정물 컬러링북'이다. 여러 명의 작가가 참여한 책이어서인지 도안마다 그림의 풍도 조금씩 다르고, 예제로 주어진 완성본의 느낌도 저마다 달라서 보다 다채롭게 다가온다.


A4 크기와 맞먹는 크기의 종이에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품, 식물을 비롯해 다양한 소재들이 심플한 라인으로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어 일단 마음의 부담을 살짝 걷어내준다.


책은 양쪽으로 쫙 펼쳐진다. 왼편엔 완성본과 컬러 칩, 과정 샷 3컷이 담겨있다. 저마다 사용하는 도구가 다를 테니 색상 이름은 따로 표기가 안 돼있다. 같은 색을 써야 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에 각자 원하는 색을 사용하면 그만이지만, 초보는 색을 고르는 과정에서 일찌감치 탈락하기 일쑤다. 그럴 땐 나처럼 비슷해 보이는 색을 골라 제시된 컬러 칩 옆에 살짝 칠해서 비교해 보면 된다.


마당 한구석에서 자라던 찔레꽃을 화분에 옮겨 심은 기념으로 장미가 있는 도안을 골랐다. 과정샷을 흉내 내 밑 색부터 깔아보았다. 이 색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돌이킬 수 없어 그대로 진행했다. 스테들러 유성 색연필을 사용했는데, 꽤 부드럽게 색이 올라갔다. 다른 색을 덮어도 미끄러지는 느낌 없이 착착 올라붙었다.


그런데 아뿔싸, 밑 색을 깔고 장미꽃 한 송이 채색하니 어느새 날이 저물었다. 아무래도 슥슥 그으면 금세 종이가 채워지는 오일 파스텔을 주로 쓰다 보니 상대적으로 좁은 면적밖에 채우지 못하는 색연필이 힘들게 느껴졌다. 그런 주제에 세밀한 묘사를 버리지 못하니 더딜 수밖에. 물론 늦은 시간에 시작하기도 했다.


고민 끝에 색연필을 내던지고 오일 파스텔을 꺼내왔다. 청보리밭 도안을 새로 펼쳤다. 슥슥 바르고, 박박 문지르고, 보리 이삭 한줄기, 이파리 여남은 개를 채워갔다. 색연필 못지않게 파스텔도 색이 잘 올라갔다. 금세 도안 하나가 끝났다. 하지만 역시 색연필이 주는 특유의 섬세함은 따라잡을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장미 도안으로 돌아가서 마저 칠해야 할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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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여름 햇살처럼 - 시대를 건너 우리에게 온 여성들의 입체적인 이야기들
백세희 엮고 옮김 / 저녁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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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팠던 시절, 작가에게 다시 살아갈 힘을 주었던 문장들을 모았다. 콕 집어 '여성 작가'라고 말하는 게 자칫 위험해 보일 수도 있는 이 시대에, 콕 집어 읽은 책들의 파편을 담았다. 그러니 이 책은 어쩌면 그리 많은 이의 마음에 와닿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백세희 작가에게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였을 것이다. 어쩐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시험에 꼭 나오는 00을 위한 고전'처럼 족집게 고전 소개 코너가 아니다. '이 부분에서는 이런 감정을 느껴야 해!'라며 강요하는 자기개발서 류의 분위기는 더더욱 아니다. 그저 다양한 시대, 다양한 환경을 살았던 여성 작가들의 시선으로 쓰인 문장들을 끌어모았을 따름이다. 오직 하나의 기준, 작가 '자신에게 감동을 준' 문장이면 족했다.


출처가 된 책들 중에는 <작은 아씨들>, <제인 에어>, <빨간 머리 앤>처럼 그 시절의 소녀를 살아온 독자라면 누구나 알 법한 책도 있고, 김명순, 이디트 워튼처럼 다소 낯선 작가의 책들도 있다. 그러나 책 한 권을 통째로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 다소의 낯섦은 부담이 되지 않았다.


굳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내달아 읽을 필요도 없고, 그저 하루에 한두 번, 마음의 쉼이 필요할 때마다 아무 페이지나 열어 읽어도 좋다. 어제 읽은 부분을 오늘 또 읽는다 해도 무슨 대수랴. 그렇게 책에 내어준 1, 2분으로 마음이 여름 햇살처럼 맑아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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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무비 소울 푸드
하라다 사치요 지음, 장한라 옮김 / 영림카디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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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봐도 물리지 않고, 잊힐 때쯤 다시 보면 여전히 반가운 것들이 있다. 책이건, 드라마건, 영화건. 그런 콘텐츠의 공통점 중 하나는 '食'이다. 맛있는 관계, 심야식당, 카모메 식당, 고독한 미식가… 음식 자체로 특별해서가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와 얽혀 비로소 특별함이 더해진 음식들이 주는 그 느낌이, 나는 참 좋았다.


이 책은 대부분 영화나 드라마 속 음식들을 따라 만들어볼 수 있도록 가이드 해주는 레시피북이다. 그러니 영화 이야기를 기대하고 책을 본다면 실망할 수 있다. (솔직히, 나는 그랬다.) 반가운 영화 속 장면들, 드라마 속 대사들이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덕분에 잠시 버려두고 심야식당을 다시 꺼내 읽고 말았지만, 그럼에도 책에 실린 요리들은 참 반갑더라. 모르는 건 모르는 대로, 아는 건 아는 대로. 특히 이름만 봐도 아, 하고 알아보는 음식들은 그저 페이지만 훑어도 입안에 맛이 가득 담기는 그런 기분이었다. 거짓말하지 말라고? 천만에!


크지 않은 내 손에 잡히는 적당한 두께감, 빛바랜 색감의 내지, 조금 거친 듯 손에 붙어나는 책장의 질감이 소박하다. 거창한 것들을 담고 있지 않아 편안하다. 과도하게 요리의 색을 보정하고 코팅까지 해 온통 빛이 나게 만든 요란한 레시피 북이 아니어서 좋다. 요리 과정 사진을 일일이 담지 않아 다소 불친절한 그 느낌조차 기껍다. 과정이 상세하지 않아 따라 만들어 볼 수 없었다고 변명할 여지를 주니 말이다.


만들어보지도 않을 요리책을 왜 끌어안고 있냐고 뭐라 할 경우를 대비한 초급용 메뉴도 있다. 달걀 샌드위치, 과일 샌드위치 같은 것들. 그래도 역시, 나는 직접 해먹기보다 심야 식당의 주인장이 만들어주는 것을 먹고 싶지만 말이다. 아, 오늘 밤에는 카메모 식당을 한번 더 볼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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