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만찬회
신진오.전건우 지음 / 텍스티(TXTY)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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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만찬회>는 각기 다른 소재의 단편 여덟 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테이스츠 오브 호러>라는 카카오 페이지 웹툰을 소설로 각색했다고 한다. 책에 인쇄된 QR 코드를 찍으면 웹툰도 볼 수 있다. '북-음'이라는 것도 있는데, 책을 읽으며 함께 들으면 더 실감 나는 공포를 느낄 수 있다는데 오며 가며 짬짬이 읽다 보니 아직 들어보진 못 했다. 거기다 책날개 부분은 뜯어서 책갈피로 쓸 수도 있다! (여러모로 책에 공을 많이 들였구나 싶다.)


공포의 느낌은 웹툰이 강하고, 소설은 좀 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는 듯하다. 호러의 맛으로 따지자면 순한 맛에 가깝다고 할까. 이야기 자체가 무섭다기보다 현대 사회가 가진 여러 가지 문제점과 인간의 욕망을 공포와 결합시킨 점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아- 지금 방영 중인 드라마 <악귀>와도 약간 통하는 점이 있는 것 같다. 그중 마지막 '반딧불의 산'이 내게는 익숙한 소재여서인지 제일 흥미로웠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너무 무서운 건 싫은데 여름밤의 공포를 적절히 느껴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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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으로 김가람PD의 지켜라! 세계사 1 - 가자! 유럽 속으로 : 발트해의 심장, 라트비아 세계속으로 김가람PD의 지켜라! 세계사 1
김가람.한바리 지음, 김기수.황정호 그림, 오마주(주) 기획 / 툰드라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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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학습 만화인 <지켜라! 세계사 1>은 실제로 걸어서 세계 곳곳을 누빈 김가람 PD를 메인 캐릭터로 내세워 글로벌 친구인 신나라, 마야, 올리버, 쿤과 함께 여러 모험을 겪으며 세계 역사 문화유산을 공부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책 한 권에 한 나라의 역사를 온전히 담아내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문화유산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진행시키니 그리 어렵지도 않고, 나열식 설명이 아니라 판타지와 모험 요소를 적절히 가미한 점도 아이들에게서 흥미를 이끌어내기 충분한 것 같다. 라트비아라는 나라가 사실 익숙한 곳은 아닌데, 덕분에 아이도 별 거부감 없이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보였다. 책 중간에 보이는 큐알 코드를 찍으면 유튜브에서 김가람 PD의 실물 영접을 할 수도 있어 좀더 다채롭게 책을 즐길 수 있게 도와준다.


간혹 아이가 학습 만화에 의존하는 것을 불안해하는 사람이 있던데, 어차피 사람이 모든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다만 이런 류의 책을 통해 대상에 대한 흥미가 생기면, 그 관심을 보다 깊이 있는 책으로 인도하는 일은 훨씬 쉽다. 그런 의미에서 세상에 볼 가치가 없는 책은 없다고 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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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리틱 스톤, 빛으로 그린 바위
조신형 지음 / 사이트앤페이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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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건축 용어는 아무리 읽어도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사실, 그런 것까지 일일이 내가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지식을 잔뜩 뽐내려고 독이 올라있는 책이 아니다. 그저 덤덤하게 하나의 건축물이 생명을 얻기까지의 과정과 그 사이에서 필연적으로 얻어질 아쉬움을 가만가만 읊조릴 따름이다. 마치 제 자식을 남들이 예쁘다 해주면 내 마음이 더 기쁜 것처럼, 그렇게 한 명이라도 더 봐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도 같다.


그래서일까. 책의 절반은 모놀리틱 스톤의 화보가 차지한다. 모든 시간과 시야에서 바라본 모놀리틱 스톤이 지면을 가득 채운다. 180도로 펼쳐지는 제본 덕에 감상에 방해를 받는 일도 없다. 덕분에 멀리까지 가지 않고서도 모놀리틱 스톤을 바라볼 수 있다.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과 그림자가 그려내는 십자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공간에 앉아 그 십자가만 바라보아도 저절로 기도와 찬양의 소리가 나올 것 같다. 건축주와 건축가의 마음이 통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바라는 대로 할 수 있게 해주는 건축주를 만난 건축가가 참, 행복했겠다 싶다.


책 후반부에 시작되는 모놀리릭 스톤의 이야기는 마치 시를 읽는 듯도 하다. 비록 공간 감각이 현저히 떨어지는 나이지만 모놀리틱 스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제공된- 설계도랄까, 또한 실제 건축 현장을 기록한 사진들도 하나같이 흥미를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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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바소 셰어하우스입니다
하타노 도모미 지음, 임희선 옮김 / &(앤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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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장소’가 중심이 되는 치유계 소설이 꽤 인기인 듯 하다. 서점, 식당, 도시락 가게, 세탁소, 급기야 셰어 하우스까지. 세계 경제가 워낙 위태로운 상황인지라 결혼이나 출산율도 급격히 떨어지고, 코로나19라는 범세계적 전염병이 가뜩이나 멀어져가는 인간 관계에 쐐기를 박은 꼴이니, 다들 마음 붙일 「집」이 필요한 걸까?

주인공 시점인 미치루의 개인사는 (당연히) 독자에게 공개되지만, 기본적으로 와카바소에 사는 사람들의 사정은 초반에는 모두 감춰져 있다. 궁금하지 않을 리 없지만, "사람마다 사정이라는 게 있으니까"라는 말로 참는다. 참 일본스러운 태도다. 한국이라면 배려와 오지랖 사이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됐을 거다. 잘잘못을 가르자는 말은 아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 비빔밥과 덮밥의 차이랄까? 한국은 어떤 재료건 섞어 볶거나 비벼서 맛을 내고 일본은 재료를 밥 위에 올려 맛을 낸다. 아무튼 둘다 맛은 있다. 방식이 다를 뿐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삶이 어려워지고 살아가는 방식을 바꿔야했던 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다. 거기다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동성들이 주축이 되다 보니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초반부터 몰입도가 상당했다. 어쩌면 이 책은 치유 계열이 아니라 중년 여성의 성장 소설로 분류해야할 것 같기도 하다. 여타의 장소 이름 소설들과는 달리 책을 읽는 동안 내가 느낀 것이 치유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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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루돌프 Dear 그림책
김성라 지음 / 사계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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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여름 공기가 한가득 담긴 김성라 작가님의 그림책. 첫 장에서 이미 반해버렸는데 마지막 장, 마지막 문장에서 그 마음이 팡! 하고 터졌다. 이번이 세번째 그림책인데 난 왜 이제야 안 걸까. 괜히 억울하다!

도시가 더울 때는 시골도 덥다. 해가 중천에 떠있는 동안은 그늘 아래 있어도 땀이 흐르고, 행여 해 아래 나가있게 되면 이렇게 타죽는 건가 싶다. 제주라고 뭐가 다를까. 오히려 바다의 습기가 더해져 숨쉬기도 힘들겠지. 꼼짝할 수 없는 여름에 갇혀있을 땐 꼼짝없이 그런 줄 알았는데, 엿차, 일어나 바다로 한 걸음 내딛으니 그곳에 진짜 여름이 있었다.

알아듣기 힘든 할망들의 제주말 속에 바다가 있다. 일생을 바다를 터전으로 물질을 하고도 여전히 눈을 감으면 바다가 그립다. 호이- 호이- 내뿜는 숨을 따라 바다가 터져나온다.

여름의 루돌프는, 차마 떨쳐낼 수 없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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