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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바소 셰어하우스입니다
하타노 도모미 지음, 임희선 옮김 / &(앤드) / 2023년 7월
평점 :
요즘엔 ‘장소’가 중심이 되는 치유계 소설이 꽤 인기인 듯 하다. 서점, 식당, 도시락 가게, 세탁소, 급기야 셰어 하우스까지. 세계 경제가 워낙 위태로운 상황인지라 결혼이나 출산율도 급격히 떨어지고, 코로나19라는 범세계적 전염병이 가뜩이나 멀어져가는 인간 관계에 쐐기를 박은 꼴이니, 다들 마음 붙일 「집」이 필요한 걸까?
주인공 시점인 미치루의 개인사는 (당연히) 독자에게 공개되지만, 기본적으로 와카바소에 사는 사람들의 사정은 초반에는 모두 감춰져 있다. 궁금하지 않을 리 없지만, "사람마다 사정이라는 게 있으니까"라는 말로 참는다. 참 일본스러운 태도다. 한국이라면 배려와 오지랖 사이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됐을 거다. 잘잘못을 가르자는 말은 아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 비빔밥과 덮밥의 차이랄까? 한국은 어떤 재료건 섞어 볶거나 비벼서 맛을 내고 일본은 재료를 밥 위에 올려 맛을 낸다. 아무튼 둘다 맛은 있다. 방식이 다를 뿐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삶이 어려워지고 살아가는 방식을 바꿔야했던 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다. 거기다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동성들이 주축이 되다 보니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초반부터 몰입도가 상당했다. 어쩌면 이 책은 치유 계열이 아니라 중년 여성의 성장 소설로 분류해야할 것 같기도 하다. 여타의 장소 이름 소설들과는 달리 책을 읽는 동안 내가 느낀 것이 치유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도전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