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1~351.

2018년 05월 04일 완독.



 저자는 하루에 100만 원 넘게 버는 고액 연봉자였지만 일에 회의를 느끼던 중이었다. 그러던 찰나에 아직도 전통 거래 방식으로 시장이 움직일까 궁금했던 그는 과감히 일을 정리하고 우리나라 돈으로 약 5천만 원을 들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기 시작한다. 앉아서 숫자 놀음만 하는 것 같다던 그에게 언어도 다르고 인종도 다르고 나라도 다른 낯선 곳에서 몸소 부딪치며 장사를 하는 것이 쉽진 않았겠지만 그동안 얻었던 중요한 교훈들은 그의 뼈와 살이 되어 이 책 한 권에 담기게 되었다.


 저자를 보면 느껴지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과감성이다. 고액 연봉자라면 아무리 스트레스받고 환멸을 느낄지라도 안쪽 주머니에 사직서라고 적힌 하얀 봉투를 만지작거릴 뿐 쉽게 꺼내진 못 할 것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비수처럼 사직서 하나쯤은 품고 있지 않은가. 단칼에 내려 꽂을 날만을 기다린 채 말이다. 이것이 우리 인생이다. 그러나 저자는 망설이지 않았다. 과감히 하얀 봉투를 던지고 나온 것이다! 취업난으로 인해 실업률이 높은 이때, 어디 돈 벌기 쉬운가? 그런데 고액 연봉 자리를 마다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오다니. 주변에서 미쳤다고 말렸을 것이다.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했지만 그는 용기를 내서 직접 돌아다니며 장사를 시작했다. 저자도 책의 말미에 고백한다. ˝6개월 동안 돌아다니지 않고 5천만 원으로 달러 환율 시세나 노렸으면 이렇게까지 고생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라고 말이다. 그는 세계 일주를 하면서 많은 도전을 했고, 실패도 했고, 그에 따른 대가도 톡톡히 치렀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전진했다. 그 결과 자신이 처음 목표했던 원금의 2배라는 수익을 달성했고, 앞으로 지금보다 더 혹독하고 험난한 시기가 닥쳐도 새로운 사업의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누구나 성공을 바라지만 저자의 일대기는 실패로 얼룩진 녹다운 상태였다.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이룬 그는 결국 일대기를 책으로 엮어 역사를 남겼다.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었는데 책의 내용과 제목이 맞지 않다는 느낌도 든다.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인데 ‘세계 일주로 장사를 배웠다‘가 좀 더 책 내용과 가까운 것 같다. 경제학 이론이 과연 전통 거래 시장에 적용되는지 입증하는 방식으로 풀어나가길 기대했지만 저자는 그냥 장사를 할 뿐이었다. 장사라는 게 경제하고 밀접한 관계가 있는 건 맞지만 구체적으로 접목하여 비교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풀어나갔으면 독자 입장에서 경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마지막 한 페이지까지 읽고 든 생각은 솔직하게 ‘그래서 뭐 어쩌라고?‘이다. 저자가 장사를 해서 2배의 수익을 남기고 값진 경험을 했다는 것은 알겠다. 그래서 뭐?, 우리 보고 어쩌란 것인가? 보통 이런 책들은 ‘여러분도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세요!‘라고 말한 뒤, 행동 강령을 내려주면서 끝맺는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 영웅담하고 끝낸 기분이 든다. 마치 ‘내가 왕년에 말이야‘하면서 말하는 군대 얘기를 실컷 들은 느낌이다. 얻고 가는 것은 망설이지 않는 과감성과 장사할 때 약간의 노하우 정도다. 그게 다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고 감상이니까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판단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기로 하자.


● 한 줄 생각: 일대기만 감상하려고 읽은 책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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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9 11: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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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9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