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시대부터 추상 표현주의에 이르기까지 회화 재료의 진화는 미술 운동의 진화와 관련이 있었다. 과학은 예술가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때로는 전혀 새로운 발상 자체를 가능하게 하는 씨앗이기도 했다. 다시 말해, 과학은 구상과 창조라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알라딘 eBook <일상의 모든 순간이 화학으로 빛난다면> (데보라 가르시아 베요 지음, 강민지 옮김) 중에서 - P125

짧은 시간 내에 흔적을 남기고 발각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템플릿이 등장했다. 템플릿과 이를 사용한 기법을 스텐실이라고 한다. 스텐실 기법으로 가장 유명한 인물은 단연 뱅크시Banksy다. 스페인 출신의 닥터 호프만Dr. Hofmann 역시 비슷한 기술을 활용하는 작가다. 스텐실 기법은 6만 5,000년 전부터 사용된 오래된 회화 기술 중 하나다. 동굴 벽화 대부분이 손을 스텐실로 사용해 그 주위에 물감을 칠해 그린 그림이니까

-알라딘 eBook <일상의 모든 순간이 화학으로 빛난다면> (데보라 가르시아 베요 지음, 강민지 옮김) 중에서 - P136

고대의 화가들은 돌을 갈아 수지나 밀랍과 섞어 안료로 사용했다. 붉은색 안료는 산화철(III)iron(III) oxide, Fe₂O₃이 함유된 적철석hematite이나 황화수은mercury(II) sulfide, HgS이 포함된 진사cinnabar를 사용해 만들었다. 검은색과 갈색 계열의 색소는 이산화망간manganese dioxide, MnO₂을 함유한 연망가니즈석pyrolusite이나 숯에서 추출했다.

-알라딘 eBook <일상의 모든 순간이 화학으로 빛난다면> (데보라 가르시아 베요 지음, 강민지 옮김) 중에서 - P138

이때 사용된 연대 측정 방법은 ‘우라늄-토륨 연대 측정법uranium-thorium dating’이다. 이 기법은 방해석을 포함하는 탄산칼슘 광물을 분석하는 데 사용되는 현대적 측정 기술이다. 어떤 원소도 형성된 광물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고, 다른 원자가 광물 안으로 침투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일상의 모든 순간이 화학으로 빛난다면> (데보라 가르시아 베요 지음, 강민지 옮김) 중에서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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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칠된 물감이 마른 뒤에는 피막 형성제film-forming agent가 두 층 사이의 화학적 결합 고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그렇게 모든 물감의 층이 각각 하나의 덩어리가 된다.

-알라딘 eBook <일상의 모든 순간이 화학으로 빛난다면> (데보라 가르시아 베요 지음, 강민지 옮김) 중에서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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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재는 살바도르 달리(1904~1989년 스페인 피게레스)가 가장 좋아했던 동물이었다. 그에 따르면 바닷가재는 "뼈대를 몸속에 숨기는 바보와 달리, 밖으로 꺼낼 만큼 똑똑하기 때문"이다. 그의 자서전 목차 중 ‘일화를 통해 그려본 나의 자화상’(달리의 자서전 《나는 세계의 배꼽이다》에서 참고했다. 직역하면 ‘일화적 자화상’. — 역주)에 이렇게 써 있다.

-알라딘 eBook <일상의 모든 순간이 화학으로 빛난다면> (데보라 가르시아 베요 지음, 강민지 옮김) 중에서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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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런 날이었다. 전날 오후부터 불어온 곳도 불어갈 곳도 헤아리기 어려운 바람이 미친년 널뛰듯 불어젖히더니 자정 넘어 가랑비가 흩뿌리기 시작했다. 가랑비에 살금살금 젖은 바람이 비와 함께 땅으로 스며든 것인지 어느 순간 잠잠해졌다. 잠귀 밝은 개들의 잠조차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한 고요한 비였다. 공기 중으로 스며든 습기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불안을 토닥여 그 밤, 모든 것들의 잠은 그 어느 때보다 깊고 달았다. 그 밤, 하늘과 땅 사이도 비에 씻겨 말 그대로 허공(虛空)이었다.

-알라딘 eBook <찌니주의보> (정지아 지음) 중에서 - P4

동이 틀 무렵 오는 듯 마는 듯, 그러나 건조한 가을 대지를 적시기에는 충분했던 가랑비가 소리 없이 왔듯 소리 없이 사라졌다. 말간 하늘에 태양이 떠올랐다. 더러운 것이 씻겨나간 청정한 대기를 뚫고 햇살은 거칠 것 없이 지상으로 내려앉았다. 유난히 청명하고 유난히 상쾌한 아침이었다. 더 좋을 수 없이 좋았던 그날 아침, 모든 일은 시작되었다.

-알라딘 eBook <찌니주의보> (정지아 지음) 중에서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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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유령이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 내향인이라는 유령이. 지금까지 이 세계를 지배해온 세력들이 이 유령을 사냥하기 위해 신성동맹을 맺었다. 그 세력이 누구냐고? 극우 언론, 자본가, 지주, 유력 정치인, 인플루언서 들이다. 이들은 각각 이 세상, 이 모양, 이 꼴에 책임이 있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구에게 이 모든 책임을 오롯이 돌린다는 말인가. 책임은 그들 모두에게 있다. 그리고 그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자본도 아니고, 정치권력도 아니고, 무력도 아니고, 외모도 아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외향인이라는 사실이다. 내향인이라는 유령이 이 세계를 배회하고 있고, 외향인이 이 유령을 사냥하기 위해 신성동맹을 맺었다.

-알라딘 eBook <인생의 단맛을 보여주마> (김영민 지음) 중에서 - P62

그렇다면 ‘찐’ 내향인의 특징은 무엇인가? 그의 말을 들으면 기도하는 느낌이 든다? 그는 내향인이다. 삶의 경멸과 죽음의 두려움 사이에서 간신히 살아가는 것 같다? 그는 내향인이다. 더 이상 살아 있을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 그는 내향인이다. 마치 삶이 비상시인 것처럼 엘리베이터 대신 비상계단으로 종종 다닌다? 그는 내향인이다. 나대거나 우기는 것을 싫어한다? 그는 내향인이다. 멍청한 것까지는 양해하는데 큰 소리로 우겨대거나 나대는 이들을 못 참는다? 그는 내향인이다.

-알라딘 eBook <인생의 단맛을 보여주마> (김영민 지음) 중에서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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