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알았다. 아름다움은 대상의 속성이 아니다. 아름다움은 대상과 나 사이의, 사랑과 비슷한 상호작용이다. 내가 준비되었을 때에만 찾아오는 관계 맺음이다. 길들여야 할 것은 여우만이 아니다. 스스로를 길들인 후에야 아름다움은 나를 찾아온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68/389p)

음악이든 그림이든, 아름다움은 결국 누적된 체험의 결과다. 준비된 사람만 대상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각자의 누적된 체험이 다르니, 아름다움은 서로 비교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69/389p)

비행기가 보통 10km 정도보다 낮은 고도로 나는 이유다. 더 올라가면, 공기가 날개를 위로 미는 힘인 양력이 약해지고, 연료를 태울 때 필요한 산소의 양도 줄어, 비행기가 날기 어려워진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72/389p)

지표면 부근에서의 대기 압력인 1기압은 물 10m에 해당한다고 기억하면 된다. 면적 1cm2, 높이 10m인 물기둥의 질량을 물의 밀도 1g/cm3를 이용해 계산하면 1kg이 되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75/389p)

과학은 세상을 보는 하나의 시선이다. 과학의 시선은 회의와 의심의 시선이다. 내가 아닌 다른 이도 같은 것을 보는지, 끊임없이 성찰한다. 만약 다르게 보면, 시선의 어떤 차이가 다름을 만드는지도 고민하고 토론한다. 더 나은 시선에 합의해 다음에는 더 잘 보기 위함이다. 인류가 함께 찾아낸 과학의 시선은 영원한 현재 진행형이다. 모든 것을 남김없이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세상을 더 잘 보는 새로운 시선이 미래에 얼마든지 등장할 수도 있다. 과학은, 믿을 수 있어서가 아니라, 의심할 수 있어 가치 있는 시선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83/389p)

이처럼 잣대를 바꾸면 전체의 길이나 면적이 변하는 것들이 자연에는 참 많다. 이런 기하학적인 구조를 ‘프랙탈fractal(혹은 쪽거리)’이라 한다. 수학적인 프랙탈은 유한(땅의 면적) 안에 무한(해안선의 길이)을 구현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87/389p)

김상훈 교수가 프랙탈 차원을 알아보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아주 흥미롭다. 앞에서 이야기한 잣대의 역할을 할 도구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크기가 다른 네 개의 동전(500원, 100원, 50원, 10원)을 이용한 거다. 지도를 펼쳐놓고 남해의 섬들을 남김없이 모두 덮으려면 몇 개의 동전이 필요한지를 500원, 100원, 50원, 10원의 동전으로 바꿔가면서 세어보았다. 각 동전의 지름을 재서 이를 a로 이용하고, 각각의 동전이 섬들을 모두 덮기 위해 몇 개가 필요한지 세어 N을 얻었다. 이렇게 해서 ‘adN=상수’에서 d를 얻어보니, 우리나라 다도해의 섬들은 1.63차원의 프랙탈 모양으로 흩뿌려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지도와 동전,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따라 구해볼 수 있는 우리나라 다도해의 프랙탈 차원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90/389p)

나뭇가지나 나무뿌리나 허파 안의 기관이나, 그리고 사람 몸에 퍼져 있는 혈관의 구조까지도 모두 프랙탈이다.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는 나무가 산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92/389p)

프랙탈
반듯한 정사각형은 모든 변의 길이를 똑같이 2배로 늘리면 전체 면적은 4배가 된다. 2를 두 번 곱해서 4가 되기 때문이다.
한편 정육면체는 변의 길이를 2배로 늘리면, 전체 부피는 2×2×2로, 2를 세 번 곱해 8이 되어 8배다.
이처럼 물체의 차원은 길이를 몇 번 곱해야 전체의 양이 되는지를 이용해 잴 수 있다. 정사각형은 2차원, 정육면체는 3차원 물체다.
자연에는 길이를 2배로 할 때, 전체의 양이 2나 3처럼 딱 떨어지는 정수가 아닌 2.3처럼 실수의 승수로 변하는 것들이 있다. 해안선의 전체 길이, 다도해에 늘어서 있는 전체 섬의 분포 등이 그렇다. 이런 기하학적인 모양을 프랙탈 혹은 쪽거리라 부른다. 프랙탈은 부분을 확대해서 보면 전체를 닮았다. 이를 프랙탈의 자기 유사성self-similarity이라 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92/389p)

암흑물질
은하의 변방에 있는 별들은 더 안쪽에 있는 다른 많은 별이 만들어내는 중력의 영향으로 은하의 중앙을 중심으로 공전한다. 한 별의 공전 속도를 측정하면 더 안쪽에 있는 다른 물질의 전체 질량을 추산할 수 있다. 천체관측을 통해, 은하 안에는 빛과 같은 전자기상호작용을 통해 우리가 직접 볼 수 있는 물질 이외에도 볼 수 없는 물질이 아주 많다는 것이 알려졌다. 암흑물질은 바로 이처럼 중력 상호작용은 해도 다른 상호작용은 거의 하지 않는, 아직 자세한 이해가 이뤄지지 않은 물질이다. 어두운 물질이라기보다는 투명한 물질에 더 가깝다. 우리 우주는, 팽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암흑에너지(70%), 암흑물질(25%), 그리고 우리가 익숙한 보통의 물질(5%)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아직 모르는 것이 우주의 대부분인 95%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98/389p)

바로 카토그램, 즉 인구비례지도cartogram라 불리는 방식이다. 각 지역마다 인구가 크게 달라서, 실제의 지도 위에 정보를 표시하면 일종의 착시로 그 결과가 왜곡되어 보이는 것을 보정하는 방법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00/389p)

카토그램
우리나라 전체 지도가 있다. 서울은 인구에 비해 작아 보여 서울 안에 어떤 것이 있는지를 지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만약 각 지역의 지도 위 면적이 그 지역의 인구에 비례하도록 지도를 바꾸어 다르게 그린다면, 인구가 밀집한 작은 지역의 정보가 좀 더 잘 표현된다. 이런 방식으로 그린 지도가 카토그램cartogram이다. 인구비례지도라고도 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10/389p)

다른 아무런 음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음정은 깨끗한 사인sin함수를 따라 시간에 따라 부드럽게 변하는 파동의 형태다. 악기가 도, 미, 솔의 음을 함께 내고 있다면, 진동수가 다른 세 개의 파동이 동시에 존재해 좀 더 복잡한 모양이 된다. 도, 미, 솔이 함께 있는 파동을 도의 파동, 미의 파동, 솔의 파동, 이렇게 세 성분의 합으로 나누어 표현하는 수학적인 방법이 있다. 이를 ‘퓨리에 변환’이라 부른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14/389p)

퓨리에 변환을 통해 소음을 줄이기도 하지만, 요즈음 고가의 헤드폰은 이와는 다른 물리학의 원리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런 소음 상쇄noise canceling 헤드폰의 원리도 상당히 흥미롭다. 헤드폰 밖의 소음을 일단 녹음한 다음에, 헤드폰 안에 녹음한 소음을 틀어주는 거다. 언뜻 생각하면 소음이 오히려 커질 것으로 짐작하겠지만 잘만 조절하면 헤드폰 안의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16/389p)

시간에 따라 진동하며 변하는 중력파의 경우에는 관찰된 파동을 여러 진동수를 가지는 개별 파동들의 합으로, 즉 진동수별로 파동을 분해하는 방법을 쓴 거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17/389p)

중력파
무거운 질량을 가진 별은 주변 시공간의 곡률을 변화시킨다.
별이 가만히 있다면, 주변 시공간의 곡률도 일정하게 유지되어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파동이 만들어져 퍼져 나가듯, 무거운 질량을 가진 별의 급격한 변화는 시공간의 곡률에 요동을 만들고 이는 파동의 형태로 퍼져 나간다.
중력으로 인한 시공간의 변형이 빛의 속도로 전파되는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의 중력방정식에서 이론적으로 예측되었지만, 검출까지는 100년의 시간이 걸렸다.
2016년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에서 무거운 두 블랙홀이 하나로 합해질 때 만들어진 중력파를 검출하는 데 처음 성공했고, 2017년 노벨 물리학상 수여로 이어졌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20/389p)

결국 ‘직관’은 축적된 경험 위에 자리 잡은, 정제되고 결정화된 일반화의 힘에 붙은 다른 이름일 뿐이다.

좁고 깊게 사고하는 것이 집중이라면, 넓고 얕게 사고해 빠른 결정을 이끌어내는 힘이 직관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25/389p)

아주 느린 사람의 정보처리 속도를 생각하면, 넓고도 깊은 엄청난 크기의 정보 덩어리를 사람의 뇌가 처리하려면, 폭을 줄여 깊게 보거나(집중), 얕지만 넓게(직관) 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27/389p)

인공지능
컴퓨터를 이용해 사람과 유사한 지능을 인공적으로 구현한 것을 말한다. 현재 인공지능의 구현에는 여러 층의 연결망 구조를 결합한 심층 인공신경망이 자주 이용된다.
인공신경망의 노드는 실제 신경세포와 유사하게 작동하고, 인공신경망의 학습도 실제 뇌의 신경망의 학습과정과 닮았다. 실제 뇌 안의 신경세포는 시냅스라는 구조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시냅스의 연결 강도가 변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인공신경망의 학습도 두 노드를 연결하는 링크의 가중치를 원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적절한 학습규칙을 적용해 변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현재 인공지능 분야의 발전은 아주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우리 일상의 삶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31/389p)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은 외부와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 생명체와 같은 비평형 상태의 ‘열린계open system’에는 적용될 수 없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38/389p)

가만히 있는 것은 흐르지 않는다. 흐름은 변화의 다른 이름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이해하면, 과거로부터 출발해 미래를 얘기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하지만 사건이 일어나는 패턴을 파악하게 되면, 구체적인 예측은 하지 못해도 통계적인 예측은 할 수 있다. 구체적인 변화를 수치로 파악하기는 어려워도 대강의 흐름은 이해할 수 있다. 어제 개봉한 영화를 내일 몇 명이나 볼지 정확히 예측하진 못해도, 일주일 뒤 관객 수가 첫날 관객 수의 몇 퍼센트 정도일지는 얘기할 수 있다. 변화의 여러 데이터를 모아 흐름의 패턴을 파악해보자.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47/3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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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이 수많은 범죄자들 가운데 희생자들을 실제로 죽인 것에서 얼마나 가까이 또는 멀리 있었던가 하는 것은, 그의 책임의 기준과 관련된 한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와 반대로, 일반적으로 살상도구를자신의 손으로 사용한 사람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책임의 정도는 증가한다.(342p)

그는 자신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그는 완전한 자기 자신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의 마지막 말로 남긴 기괴한 어리석음보다도 이 점을 더 분명히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 이다. 그는 자신이 신을 믿는 자라고 분명히 진술하면서 자기는 기독교인이 아니며 죽음 이후의 삶을 믿지 않는다는 점을 일반적인 나치스 식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그는 "잠시 후면, 여러분, 우리는 모두 다시 만날 것입니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운명입니다. 독일 만세, 아르헨티나 만세, 오스트리아 만세. 나는 이들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고 말했다. 죽음을 앞두고 그는 장례 연설에서 사용되는 상투어를 생각해 냈다. 교수대에서 그의 기억은 그에게 마지막 속임수를 부렸던 것이다.
그의 ‘정신은 의기양양하게 되었고’, 그는 이것이 자신의 장례식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이는 마치 이 마지막 순간에 그가 인간의 연약함 속에서 이루어진 이 오랜 과정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교훈을 요약하고 있는 듯했다.
두려운 교훈, 즉 말과 사고를 허용하지 않는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을. (34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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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a Jew this role of the Jewish leaders in the destructionof their own people is undoubtedly the darkest chapter of thewhole dark story. It had been known about before, but it hasnow been exposed for the first time in all its pathetic and sordid detail by Raul Hilberg, whose standard work The Destruc-tion of the European Jews I mentioned before. In the matterof cooperation, there was no distinction between the highlyassimilated Jewish communities of Central and Western Europeand the Yiddish-speaking masses of the East. (117-118p)

He was in completecommand of himself, nay, he was more: he was completely himself. Nothing could have demonstrated this more convincingly than the grotesque silliness of his last words. He began by stating emphatically that he was a Gottgläubiger, to express in common Nazi fashion that he was no Christian and did not believe in life after death.
He then proceeded: "After a shortwhile, gentlemen, we shall all meet again. Such is the fate of all men. Long live Germany, long live Argentina, long live Austria. I shall not forget them." In the face of death, he had found the cliché used in funeral oratory. Under the gallows, his memory played him the last trick; he was "elated" and he forgot that this was his own funeral.
It was as though in those last minutes he was summing up the lesson that this long course in human wickedness had taught us-the lesson of the fearsome, word-and-thought-defying banality of evil.
(2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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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이스》는 고대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로마의 시조로 추앙받는 아아이네이아스의 일대기를 소재로 쓴 서사시다. 베르길리우스는 농경시를 완성한 후,자신을 후원하던 귀족 마이케나스와 아우구스투스가 그 완성도에 만족하여 베르길리우스 평생의 꿈인 서사시를 써 보라는 격려를 받고 서사시에 착수할 결심을했다고 짐작된다.
베르길리우스는 이후 11년간 《아이네이스》에 매달렸는데, 앞으로 3년을 더 《아이네이스》에 바치기로 하고 답사를 위해 그리스, 터키로 여행을 떠났으나 열병에걸려 이탈리아로 돌아오게 되었고 곧 눈을 감고 만다. (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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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의 해석적인 결과에 따르면 Ac가 13.4%가 되기 전에는 B가 다수지만 13.4%를 넘는 순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 결국 B 의견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는 상태로 수렴하게 된다.
이를 통계물리학에서는 상전이라 부른다.
현실과 다른 간단한 모형이긴 하지만 체노웨스 연구의 3.5%에 해당하는 숫자가 바로 이 물리학 논문의 13.4%라 할 수 있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47/389p)

상전이
얼음은 온도를 올리면 녹아서 물이 된다. 물리학에서는 얼음, 물, 수증기 같은 물질의 거시적인 상태를 상phase, 물질의 상이 변하는 것을 상전이phase transition라고 한다.
낮은 온도에서 고체상에 있던 얼음은 온도가 올라가면 액체상인 물이 되고 온도가 계속 올라 끓는점을 넘으면 기체상인 수증기가 된다. 고체-액체, 그리고 액체-기체 사이에 두 번의 상전이가 일어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49/389p)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사람을 경계하라."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말이다. 자신이 옳다고 확신해 목숨도 걸 수 있는 사람을 조심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50/389p)

복잡한 현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면 단순화의 과정을 거쳐 현실을 ‘어림approximate’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이 설명이 투표자 모형의 전부다. 정말 간단하지 않은가. 정리해보자.
1)사회연결망의 구조를 구현한다. 이 가상 사회의 구성원 각자는 처음에는 +1, -1의 의견 중 하나를 마구잡이로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
2)이 가상 사회에서 한 사람을 마구잡이로 택한다.
3)이 사람의 친구 중 하나를 또 마구잡이로 택하고 이 친구가 어떤 의견인지 알아본다.
4)줏대 없이 친구의 의견으로 확 바꾼다.
5)이 과정 2)~4)를 여러 번 반복하면서, 사람들이 어떻게 하나의 의견으로 합의해가는지를 살핀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53-54/389p)

전체가 하나의 의견을 똑같이 갖는 상태가 되면 더 이상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상태를 ‘흡수상태absorbing state’라 부른다. 일단 빨려 들어가면, 헤어나지 못하고 영원히 그 상태에 머문다. 투표자 모형의 블랙홀이랄까.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54/389p)

링크
많은 점들이 선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가 네트워크다.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점들을 노드, 선들을 링크라고 부른다.
이산수학의 한 분야인 그래프 이론에서는 네트워크를 그래프, 노드를 버텍스vertex(꼭짓점), 링크를 에지edge라고도 한다. 사람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인 사회연결망에서, 노드는 연결망의 사람들, 링크는 두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를 뜻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64/389p)

혹시, "두터운 꼬리"라는 얘기를 들어보았는지. 확률분포의 오른쪽 꼬리 부분이 두터워 천천히 줄어드는 모양을 이야기한다. 바로 <그림1-7>처럼 거듭제곱함수의 꼴(y=Cx-a, a=0.9)로 줄어드는 확률분포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66/389p)

불평등의 정도를 재는 다른 방법인 지니계수도 계산해봤다. 근로소득은 0.47, 배당소득은 0.96이다. 완벽하게 불평등해서 딱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독점하는 극단적인 경우의 지니계수가 1이다. 우리나라의 배당소득은 더 이상의 편중이 불가능할 정도의 불평등을 보여준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67/389p)

연구에 따르면 부의 불평등은 농작물과 가축으로 대표되는 농업혁명과 함께 유라시아 구대륙에서 탄생했다. 경제적 불평등의 역사는 1만 년이 넘었다는 뜻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68/389p)

부의 불평등은 이처럼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누구나 똑같은 재주를 가지고 있더라도, 누군가는 부자가 되고 누군가는 가난해질 수 있다는 결론이다. 현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실패했다고 해서, 그 사람의 능력이나 노력이 부족하다고 결론내릴 수는 없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69/389p)

부의 편중에 대한 이야기를 해봤다. 간단한 모형으로 얻은 결과를 정리해보자. 가진 능력이 모두 고만고만하더라도 누군가는 부자가 되고 대부분의 다수는 그렇지 못해 부의 불평등은 자연스럽게 출현한다. 부의 편중을 없애기는 어려워도 그 정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소득세와 재산세를 적절히 부과하고 기본소득을 주는 거다. 적절한 세율과 기본소득은 중산층을 늘리고 사회의 불평등을 줄인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72/389p)

누적확률분포
예를 들어, 키가 140~150cm인 사람의 수, 150~160cm인 사람의 수와 같은 데이터를 모두 모으면 가로축에는 키를, 세로축에는 키가 주어진 구간 안에 들어 있는 사람의 수를 표시해 막대그래프를 그릴 수 있다.
확률분포probability distribution는 구간의 크기가 0으로 줄어드는 극한에서 정의된다. 키가 x~x+dx인 사람의 수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구하고, 이 값을 dx로 나누면 확률분포함수 P(x)를 얻는다. 즉, P(x)dx는 키가 x~x+dx인 사람의 비율이다.
누적확률분포cumulative probability distributionPcum(x)는 확률분포의 적분 꼴로 주어져서 Pcum(x)=∫xP(x’)dx’로 적힌다. 예를 들어, P(x)가 키의 확률분포함수라면 Pcum(x=180)은 전체 중 키가 180cm보다 작은 사람의 비율에 해당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72-73/389p)

연결은 또 우리 모두를 가깝게 한다. 심리학자 밀그램Stanley Milgram은 전혀 모르는 사이인 두 미국 사람이 여섯 단계 정도라는 짧은 인간관계의 사슬로 연결될 수 있다는 놀라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83/389p)

단계의 수가 늘어날수록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지수함수를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사실을 살짝 뒤집으면 다른 얘기도 할 수 있다. 즉, 아주 많은 사람이 있어도 그중 두 명을 연결하는 단계의 숫자는 아주 느리게 증가한다는 거다. 수학적으로는 지수함수의 역함수가 되어서 로그함수의 꼴이 된다. 바로, 미국에서 여섯 단계면, 전 세계에서는 일곱 단계가 되는 이유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85/389p)

한 사람에 대해 알고 싶으면 그의 친구를 보라. 촘촘히 짜인 사회관계의 그물망 안, 한 그물코라 할 수 있는 나는, 나를 둘러싼 그물망의 올들이 없다면 그 자리에 있을 수도, 존재할 수도 없다. 사람들의 관계의 구조를 생각하지 않고 사회를 이해하려는 시도는, 올 하나 없는 그물 아닌 그물로 물고기를 잡으려는 헛된 시도를 닮았다. 사람들이 서로서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연결의 구조는 우리 사회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 내가 맺고 있는 사회관계는 어떤 구조일까. 왜 내 친구는 나보다 친구가 많을까. 내가 맺고 있는 관계가 바로 나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94/389p)

최근의 연결망 연구의 시원을 거슬러 오르면 수학자 오일러Leonhard Euler를 만난다. 오일러가 창시한 수학의 그래프이론에서는 연결망network(네트워크)을 그래프라 하고, 연결망의 점을 꼭짓점vertex(버텍스), 두 꼭짓점을 연결하는 선을 에지edge라 한다. 21세기 들어 급격히 성장한 연결망 연구 분야에서는 연결망의 점을 ‘노드node’, 선을 ‘링크link’라 부르는 연구자가 더 많다. 현재의 연결망 연구의 시원은 수학의 그래프이론이지만, 그래프이론이 아닌 통계물리학 분야의 연구자가 21세기 들어 연결망 연구 분야의 팽창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99/389p)

벡터는 크기와 함께 방향도 가지고 있는 양이다.
한편, 크기만을 가지고 있는 양을 물리학에서는 스칼라scalar라고 한다.
예를 들어, 내 키는 숫자 하나로 표시할 수 있는 양이어서 벡터가 아닌 스칼라이고, 우리 집의 위치는 기준이 되는 위치(예를 들어 수원역)로부터의 거리(5km)와 함께 방향(동쪽에서 남쪽 방향으로 10도)도 함께 알려줘야 찾아올 수 있으니 스칼라가 아닌 벡터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02/389p)

같은 데이터로도 방법이 달라지면 서로 다른 결과를 얻는 것이 과학이다. 답이 하나가 아닌 경우도 부지기수다. 과학자가 결과를 보여주면 그냥 믿지 마시라. 결과뿐 아니라 그 결과가 얻어진 과정도 항상 의심의 눈으로 봐야 하는 것이 과학적 태도다. 과학은 책보다는 경험을 통해 더 잘 알 수 있다. 과학은 지식의 총합이라기보다는 대상을 바라보는 사유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03-104/389p)

벡터
물체의 질량이나 사람의 키는 크기만 있지 방향은 없는 양이다. 물리학에서는 이런 양을 스칼라라고 한다. 크기뿐 아니라 방향이 있는 양도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똑같이 거리가 100km라도 남쪽인지, 북쪽인지에 따라 내 위치는 달라진다. 크기와 함께 방향을 가진 양이 벡터다. 벡터를 그림으로 나타낼 때는 방향을 함께 표시하기 위해 화살표로 그린다. 화살표의 시작점을 좌표계의 원점에 두면, 화살표의 머리가 끝나는 위치는 좌표계의 좌표로 표시할 수 있다. 2차원 위에 놓인 물체의 위치는 크기(거리)와 방향을 모두 갖는 벡터인데, 좌표를 이용하면 (x, y)로 쓸 수 있다. 물리학에서는 임의의 높은 차원의 벡터를 생각하기도 한다. n차원 벡터공간에서 한 벡터는 (x1, x2, x3, x4 … xn)의 꼴로 n개의 좌표를 이용해 표현할 수 있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04/389p)

친구 수의 평균은 네 명인데, 어떻게 친구의 친구 수의 평균은 일곱 명일 수 있을까? 왜 두 숫자가 많이 다를까? 이 두 숫자의 차이가 바로 ‘친구관계의 역설Friendship paradox’에 해당한다. 각자에게 친구가 몇 명이냐고 물어볼 때와 당신의 친구는 친구가 몇 명이냐고 물어볼 때,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 바로 친구관계의 역설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07-108/389p)

이처럼, 각자의 친구 수가 큰 차이 없이 고만고만할 때는 친구관계의 역설이 발생하지 않는다. 거꾸로, 사람들 중 누군가가 친구가 아주 많을 때, 역설이 발생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08/389p)

페이스북 친구가 몇 명 없는 독자가, 독자의 친구는 친구가 정말 많다고 느끼는 것은 착각이라는 의미다. 독자가 친구보다 친구가 적다고 실망할 필요는 전혀 없다. 소수의 마당발을 뺀 누구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연결망 구조에 마당발이 소수 있다는 것이 결론일 뿐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09-110/389p)

친구 수 가지고 실망할 필요 전혀 없다는 이야기와 더불어, 왜 친구들은 나보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보다 여행을 많이 한다고 느끼는지도 살펴보자. 이 부분은 ‘선택 치우침selection bias’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11/389p)

허브
자전거의 여러 바큇살은 둥근 바퀴의 가운데 바퀴축에 모인다. 바큇살이 모이는 바퀴축처럼, 이곳을 통하면 다른 많은 곳으로 연결되는 장소를 ‘허브’라 한다. 국내 항공편으로 도착한 다음, 세계 여러 곳으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탈 수 있는 중요 공항을 항공망의 허브공항이라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연결망에도 허브가 있다. 이 사람을 통하면 많은 이들에게 연결되는, 친구가 많은 마당발이 바로 사회연결망의 허브에 해당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13/389p)

게임이론의 ‘게임’은 내가 어떤 행동을 할지가 상대의 행동에 따라 달라지고, 그리고 그 결과로 내가 얻는 이익이나 손실도 나뿐 아니라 상대가 어떻게 행동했는지에 따라서 달라지는 모든 상황을 뜻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25/389p)

팃포탯
게임이론 분야에서는 어떤 전략을 택해야 장기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는지를 연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널리 연구되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둘이 서로 협력하면 각자 3점을 얻지만, 한 사람은 여전히 협력하는데 다른 이가 배반하면 배반한 사람은 4점을, 배반당한 사람은 1점을 얻는다고 해보자. 한편 둘이 서로 배반하면 각자 2점을 얻는다. B가 배반한다면, A도 배반하는 것이 유리하고(A는 협력하면 1점을, 배반하면 2점을 받는다) B가 협력해도, A는 배반하는 것이 유리하다(A가 협력하면 3점을, 배반하면 4점을 받는다). 이렇게 구성된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상당히 성공적인 전략이 바로 팃포탯이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처럼, 상대가 어제 배반하면 나도 오늘 배반하고, 상대의 어제의 협력에는 나도 오늘의 협력으로 답하는 전략이다. 정치학자 액셀로드의 책『협력의 진화』는 팃포탯의 성공 이유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담고 있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개미 집단 전체가 보여주는 놀라운 행동은 개미 한 마리의 특성으로 환원해서 설명할 수 없다.
다수의 단순한 요소가 복잡한 전체의 특성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을 영어 단어로는 emergence, 우리말로는 떠오름 혹은 창발이라고 부른다.
창발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호작용하는 다수의 구성요소로 이루어진 복잡계complex system가 보여주는 대표적인 특성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35/389p)

개미와 사람. 현재 지구라 불리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적응한 두 생물종이다. 개미가 작다고 얕보지 말라. 지구에 사는 개미 전체의 무게는 지구에 사는 사람 전체의 무게와 맞먹는다. 그만큼 성공적으로 적응한 생명체다. 흥미롭게도 지구에서 가장 성공적이라 할 수 있는 개미와 사람, 두 종의 공통된 특성이 바로 대규모의 사회성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38/389p)

개미는 대표적인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의 사회성이 문화적인 성격이 강한 데 비해 개미의 사회성은 오롯이 유전적인 결과다.
개미의 사회성은 사회성의 끝판왕이다.
개미의 사회성을 진眞사회성eusociality이라 부른다.
진사회성을 보이는 집단 안에서 개별적인 존재는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 전체를 위해서라면 초개와 같이 목숨도 버리는 이타성을 보여준다.
개미와 벌이 진사회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종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38-139/389p)

빛은 두 지점을 잇는 상상할 수 있는 수많은 가능한 경로 중 가장 짧은 시간이 걸리는 경로를 택해 이동한다. 바로, 물리학의 페르마의 원리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40/389p)

개미 집단 전체는 중앙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존재 없이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전형적인 탈중앙 복잡계decentralized complex system다. 중앙의 지시 없이도 전체 집단이 스스로를 효율적으로 조직하는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도 보여준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57/389)

개미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은 단순성, 자율성, 적응성이다. 그리고 적당한 여유의 중요성도 함께 가르쳐줬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64/389p)

창발
개별 구성요소는 가지고 있지 않은 새로운 거시적인 특성을 전체가 만들어내는 것이 창발emergence이다.
물 분자 하나는 고체, 액체의 물성을 갖지 못하지만, 모여서 전체를 이루면 딱딱한 얼음, 흐르는 물 같은, 미시적인 물 분자 하나가 갖지 못한 거시적인 특성이 창발한다.
많은 사람이 함께 사는 사회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유행이 만들어져 전파되는 것, 기업을 구성하는 여럿이 협력해 놀라운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 여럿이 합의해 새로운 사회구조를 만들어내는 것 등 사회는 전체로서 놀라운 여러 현상을 창발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64/3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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