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알았다. 아름다움은 대상의 속성이 아니다. 아름다움은 대상과 나 사이의, 사랑과 비슷한 상호작용이다. 내가 준비되었을 때에만 찾아오는 관계 맺음이다. 길들여야 할 것은 여우만이 아니다. 스스로를 길들인 후에야 아름다움은 나를 찾아온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68/389p)

음악이든 그림이든, 아름다움은 결국 누적된 체험의 결과다. 준비된 사람만 대상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각자의 누적된 체험이 다르니, 아름다움은 서로 비교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69/389p)

비행기가 보통 10km 정도보다 낮은 고도로 나는 이유다. 더 올라가면, 공기가 날개를 위로 미는 힘인 양력이 약해지고, 연료를 태울 때 필요한 산소의 양도 줄어, 비행기가 날기 어려워진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72/389p)

지표면 부근에서의 대기 압력인 1기압은 물 10m에 해당한다고 기억하면 된다. 면적 1cm2, 높이 10m인 물기둥의 질량을 물의 밀도 1g/cm3를 이용해 계산하면 1kg이 되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75/389p)

과학은 세상을 보는 하나의 시선이다. 과학의 시선은 회의와 의심의 시선이다. 내가 아닌 다른 이도 같은 것을 보는지, 끊임없이 성찰한다. 만약 다르게 보면, 시선의 어떤 차이가 다름을 만드는지도 고민하고 토론한다. 더 나은 시선에 합의해 다음에는 더 잘 보기 위함이다. 인류가 함께 찾아낸 과학의 시선은 영원한 현재 진행형이다. 모든 것을 남김없이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세상을 더 잘 보는 새로운 시선이 미래에 얼마든지 등장할 수도 있다. 과학은, 믿을 수 있어서가 아니라, 의심할 수 있어 가치 있는 시선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83/389p)

이처럼 잣대를 바꾸면 전체의 길이나 면적이 변하는 것들이 자연에는 참 많다. 이런 기하학적인 구조를 ‘프랙탈fractal(혹은 쪽거리)’이라 한다. 수학적인 프랙탈은 유한(땅의 면적) 안에 무한(해안선의 길이)을 구현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87/389p)

김상훈 교수가 프랙탈 차원을 알아보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아주 흥미롭다. 앞에서 이야기한 잣대의 역할을 할 도구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크기가 다른 네 개의 동전(500원, 100원, 50원, 10원)을 이용한 거다. 지도를 펼쳐놓고 남해의 섬들을 남김없이 모두 덮으려면 몇 개의 동전이 필요한지를 500원, 100원, 50원, 10원의 동전으로 바꿔가면서 세어보았다. 각 동전의 지름을 재서 이를 a로 이용하고, 각각의 동전이 섬들을 모두 덮기 위해 몇 개가 필요한지 세어 N을 얻었다. 이렇게 해서 ‘adN=상수’에서 d를 얻어보니, 우리나라 다도해의 섬들은 1.63차원의 프랙탈 모양으로 흩뿌려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지도와 동전,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따라 구해볼 수 있는 우리나라 다도해의 프랙탈 차원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90/389p)

나뭇가지나 나무뿌리나 허파 안의 기관이나, 그리고 사람 몸에 퍼져 있는 혈관의 구조까지도 모두 프랙탈이다.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는 나무가 산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92/389p)

프랙탈
반듯한 정사각형은 모든 변의 길이를 똑같이 2배로 늘리면 전체 면적은 4배가 된다. 2를 두 번 곱해서 4가 되기 때문이다.
한편 정육면체는 변의 길이를 2배로 늘리면, 전체 부피는 2×2×2로, 2를 세 번 곱해 8이 되어 8배다.
이처럼 물체의 차원은 길이를 몇 번 곱해야 전체의 양이 되는지를 이용해 잴 수 있다. 정사각형은 2차원, 정육면체는 3차원 물체다.
자연에는 길이를 2배로 할 때, 전체의 양이 2나 3처럼 딱 떨어지는 정수가 아닌 2.3처럼 실수의 승수로 변하는 것들이 있다. 해안선의 전체 길이, 다도해에 늘어서 있는 전체 섬의 분포 등이 그렇다. 이런 기하학적인 모양을 프랙탈 혹은 쪽거리라 부른다. 프랙탈은 부분을 확대해서 보면 전체를 닮았다. 이를 프랙탈의 자기 유사성self-similarity이라 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92/389p)

암흑물질
은하의 변방에 있는 별들은 더 안쪽에 있는 다른 많은 별이 만들어내는 중력의 영향으로 은하의 중앙을 중심으로 공전한다. 한 별의 공전 속도를 측정하면 더 안쪽에 있는 다른 물질의 전체 질량을 추산할 수 있다. 천체관측을 통해, 은하 안에는 빛과 같은 전자기상호작용을 통해 우리가 직접 볼 수 있는 물질 이외에도 볼 수 없는 물질이 아주 많다는 것이 알려졌다. 암흑물질은 바로 이처럼 중력 상호작용은 해도 다른 상호작용은 거의 하지 않는, 아직 자세한 이해가 이뤄지지 않은 물질이다. 어두운 물질이라기보다는 투명한 물질에 더 가깝다. 우리 우주는, 팽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암흑에너지(70%), 암흑물질(25%), 그리고 우리가 익숙한 보통의 물질(5%)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아직 모르는 것이 우주의 대부분인 95%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198/389p)

바로 카토그램, 즉 인구비례지도cartogram라 불리는 방식이다. 각 지역마다 인구가 크게 달라서, 실제의 지도 위에 정보를 표시하면 일종의 착시로 그 결과가 왜곡되어 보이는 것을 보정하는 방법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00/389p)

카토그램
우리나라 전체 지도가 있다. 서울은 인구에 비해 작아 보여 서울 안에 어떤 것이 있는지를 지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만약 각 지역의 지도 위 면적이 그 지역의 인구에 비례하도록 지도를 바꾸어 다르게 그린다면, 인구가 밀집한 작은 지역의 정보가 좀 더 잘 표현된다. 이런 방식으로 그린 지도가 카토그램cartogram이다. 인구비례지도라고도 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10/389p)

다른 아무런 음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음정은 깨끗한 사인sin함수를 따라 시간에 따라 부드럽게 변하는 파동의 형태다. 악기가 도, 미, 솔의 음을 함께 내고 있다면, 진동수가 다른 세 개의 파동이 동시에 존재해 좀 더 복잡한 모양이 된다. 도, 미, 솔이 함께 있는 파동을 도의 파동, 미의 파동, 솔의 파동, 이렇게 세 성분의 합으로 나누어 표현하는 수학적인 방법이 있다. 이를 ‘퓨리에 변환’이라 부른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14/389p)

퓨리에 변환을 통해 소음을 줄이기도 하지만, 요즈음 고가의 헤드폰은 이와는 다른 물리학의 원리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런 소음 상쇄noise canceling 헤드폰의 원리도 상당히 흥미롭다. 헤드폰 밖의 소음을 일단 녹음한 다음에, 헤드폰 안에 녹음한 소음을 틀어주는 거다. 언뜻 생각하면 소음이 오히려 커질 것으로 짐작하겠지만 잘만 조절하면 헤드폰 안의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16/389p)

시간에 따라 진동하며 변하는 중력파의 경우에는 관찰된 파동을 여러 진동수를 가지는 개별 파동들의 합으로, 즉 진동수별로 파동을 분해하는 방법을 쓴 거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17/389p)

중력파
무거운 질량을 가진 별은 주변 시공간의 곡률을 변화시킨다.
별이 가만히 있다면, 주변 시공간의 곡률도 일정하게 유지되어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파동이 만들어져 퍼져 나가듯, 무거운 질량을 가진 별의 급격한 변화는 시공간의 곡률에 요동을 만들고 이는 파동의 형태로 퍼져 나간다.
중력으로 인한 시공간의 변형이 빛의 속도로 전파되는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의 중력방정식에서 이론적으로 예측되었지만, 검출까지는 100년의 시간이 걸렸다.
2016년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에서 무거운 두 블랙홀이 하나로 합해질 때 만들어진 중력파를 검출하는 데 처음 성공했고, 2017년 노벨 물리학상 수여로 이어졌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20/389p)

결국 ‘직관’은 축적된 경험 위에 자리 잡은, 정제되고 결정화된 일반화의 힘에 붙은 다른 이름일 뿐이다.

좁고 깊게 사고하는 것이 집중이라면, 넓고 얕게 사고해 빠른 결정을 이끌어내는 힘이 직관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25/389p)

아주 느린 사람의 정보처리 속도를 생각하면, 넓고도 깊은 엄청난 크기의 정보 덩어리를 사람의 뇌가 처리하려면, 폭을 줄여 깊게 보거나(집중), 얕지만 넓게(직관) 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27/389p)

인공지능
컴퓨터를 이용해 사람과 유사한 지능을 인공적으로 구현한 것을 말한다. 현재 인공지능의 구현에는 여러 층의 연결망 구조를 결합한 심층 인공신경망이 자주 이용된다.
인공신경망의 노드는 실제 신경세포와 유사하게 작동하고, 인공신경망의 학습도 실제 뇌의 신경망의 학습과정과 닮았다. 실제 뇌 안의 신경세포는 시냅스라는 구조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시냅스의 연결 강도가 변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인공신경망의 학습도 두 노드를 연결하는 링크의 가중치를 원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적절한 학습규칙을 적용해 변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현재 인공지능 분야의 발전은 아주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우리 일상의 삶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31/389p)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은 외부와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 생명체와 같은 비평형 상태의 ‘열린계open system’에는 적용될 수 없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38/389p)

가만히 있는 것은 흐르지 않는다. 흐름은 변화의 다른 이름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이해하면, 과거로부터 출발해 미래를 얘기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하지만 사건이 일어나는 패턴을 파악하게 되면, 구체적인 예측은 하지 못해도 통계적인 예측은 할 수 있다. 구체적인 변화를 수치로 파악하기는 어려워도 대강의 흐름은 이해할 수 있다. 어제 개봉한 영화를 내일 몇 명이나 볼지 정확히 예측하진 못해도, 일주일 뒤 관객 수가 첫날 관객 수의 몇 퍼센트 정도일지는 얘기할 수 있다. 변화의 여러 데이터를 모아 흐름의 패턴을 파악해보자.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47/3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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