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는 요정이 버리고 간 아이일지도 모른다. 파리한 얼굴, 헐렁한 후드 티와 바지를 입은 모습이 노을 진 숲으로 희미하게 번져갔다. 발은 맨발이었다. 아이는 한쪽 팔을 히코리 나무 몸통에 감고 미동 없이 서 있었다. 차가 우두둑 소리를 내며 자갈로 된 진입로 끝까지 들어와 몇 미터 앞에서 멈춰 섰는데도 꼼짝하지 않았다.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8053 - P6

부엌 형광등에 아이의 볼이 푸르스름하게 빛났다. 요정이 버리고 간 아이로 되돌아간 것처럼. 수도꼭지가 끼익끼익 소리를 내며 잠겼다.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8053 - P24

그녀는 깜깜한 침실로 들어가서 낡은 『제5도살장』을 집어 들고 거실로 나왔다. 그리고 소파 끝, 아이의 발 옆에 자리 잡았다. 외계인이 물었다.

"무슨 책이야?"

"『제5도살장』이라는 책이야. 외계인이 등장해."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8053 - P50

손을 씻으면서 거울에 다가가 건강한 빛을 발하는 피부와 햇빛에 살짝 바랜 머리카락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얼굴은 전보다 핼쑥했고 머리는 아직 뒤로 묶을 만큼 자라지 않았지만 거의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거의……. 거울 속 녹갈색 눈이 비웃었다. 거울 속에 비친 건 옛날의 조일까, 아니면 거의 조에 가까운 다른 인물일까? 그녀는 세면대를 잡고 머리를 숙여서 시커먼 배수구를 응시했다. 아마 앞으로도 지금처럼 두 개의 자아가 한 몸에 공존할 것이다. 스위치를 내리자 거울 속 여자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8053 - P58

휴대전화 연락처에서 태비의 얼굴을 불러왔다. 장난스럽게 줄무늬가 그려진 고양이 귀를 착용하고 플라스틱 금붕어를 마치 담배처럼 입술에 대고 있는 사진이었다. 대학교 2학년 때 실험 파트너로 만난 이래, 태비는 조의 가장 가까운 친구였으며 조와 마찬가지로 일리노이대학교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었다. 알아주는 수의과대학원에 들어가서도, 종종 옥수수와 대두 밭보다 나은 환경이 있는 학교로 옮기지 않은 것을 한탄하곤 했다. 전화벨이 울린 지 세 번 만에 태비가 받았다.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8053 - P64

"어이, 조조."

"소시지 동네는 잘 있는가?"

태비는 일리노이 시골 도시 이름이 ‘비엔나’인 게 너무 웃긴다며 오스트리아 수도보다 비엔나라는 이름을 쓰는 소시지와 더 연관이 있을 거라고 우스갯소리를 했었다. 조가 말했다.

"내가 비엔나에 있는 걸 어떻게 알았어?"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8053 - P64

아이는 얼굴이 보랏빛으로 변할 때까지 흐느꼈다. 조는 뒷좌석 문을 열고 안전띠를 풀어서 아이를 안아주었다. 그녀의 평평한 가슴에 처음으로 누군가의 머리가 닿았다. 하지만 아이는 거기에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그저 그녀를 더 세게 끌어안으며 구슬피 울어댔다.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8053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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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삶의 중심에 두고 나를 만족시키는 삶을 살다 보니 타인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만큼 성숙하고 깊은 마음이 생긴 것이다. - <은둔의 즐거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1105 - P43

마음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마음의 탈피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를 지켜주던 익숙한 껍질과 이별해야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별을 상실이 아닌 성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 <은둔의 즐거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1105 - P44

운명은 내가 얼마큼의 고독을 겪어야 하는지 그 크기만을 말해줄 뿐이다. 운명이 던져준 고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며, 그 안에서 어떤 가치를 찾고 또 어떻게 고독을 채워나갈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결정해나가야 한다. - <은둔의 즐거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1105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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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업은 순이익의 일부를 배당하고, 유보금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수익을 내기 위해 투자를 한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할 때도 부족한 현금을 유상증자 등이 아니라 저금리 회사채를 발행하여 조달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주로서의 이익이 훼손되지 않으므로 매력적이다. - <치과의사 피트씨의 똑똑한 배당주 투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2989 -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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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배당 성장주는 보통 산업의 성장기에 해당하는 기업, 또는 경쟁우위나 혁신을 통해 구조적 성장동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미국에는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50년 이상 연속으로 매년 배당을 인상한 퀄리티 높은 배당 성장주가 상당하다. 퀄리티 높은 배당 성장주란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있고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와 현금 창출 능력을 기반으로 꾸준히 배당을 늘려온 기업을 가리킨다. 장기간 배당 지급의 신뢰성이 높다는 것은 해당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이 우수하고 안정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알라딘 eBook <넥스트 테슬라를 찾아라> (홍성철.김지민 지음) 중에서 - P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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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잘 듣는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절실한 마음은 지그시 새어 나오는 그의 말이 아니라 담담한 비언어적 표현으로 드러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듣는다’는 표현 속에는 그의 무의식적인 몸짓과 눈빛, 감정의 떨림을 알아본다는 ‘통찰’의 의미가 나란히 담겨 있다. - <은둔의 즐거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1105 - P8

스치듯 지나는 사람과의 헤어짐은 물론 지금 내 마음을 휘감고 있는 감정이나, 익숙한 상황과의 헤어짐도 모두 이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이별은 필연적으로 상실로 인한 존재의 고독을 불러일으킨다. - <은둔의 즐거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1105 - P10

나는 이 특별하고 은밀한 시간을 ‘은둔’이라 부른다. 은둔은 나에게 투명 망토를 쓰는 것처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흥미롭고 재미있는 시간이다. 그 시간이 되면 나는 평소에 하지 못했던 나쁜 짓을 시도하는 부정의 일탈이 아니라, 나에게 집중하며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몰입의 시간을 만끽한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몰입하는 동안 잠시나마 세상으로부터 벗어나 나를 회복할 수 있는 힘을 충전한다. - <은둔의 즐거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1105 - P12

투명 망토를 입고 벗는 것처럼 내가 그 감정의 주도권을 쥐고 있을 때 고독이 주는 외로움보다 고독이 주는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된다. 나는 그런 자유로운 고독의 시간이 바로 즐거운 은둔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 <은둔의 즐거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1105 - P12

이때 느끼는 ‘혼자’라는 감정은 내가 점점 고립되어가는 외로움이 아니라, 삶의 좀 더 깊은 본질을 경험하게 하는 더 ‘좋은 고독’에 다가가게 한다. 좋은 고독은 내 삶의 면역을 키우는 가장 훌륭한 치료제이기도 하다. - <은둔의 즐거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1105 - P13

그래서 막장에는 ‘더는 갈 곳이 없다’라는 숨 막히는 절망과 ‘이제 그만 멈춘다’라는 포기, 그리고 ‘갱도를 개척한다’라는 희망이 공존한다. 김훈이 자신의 서재를 막장이라 말한 것도 그곳이 절망과 포기와 희망을 선택할 수 있는 지적 교차로였기 때문일 것이다. - <은둔의 즐거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1105 - P18

김훈에게 서재가 결연함이 감도는 막장이라면 나에게 서재는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숨을 돌릴 수 있는 ‘장막’이다. 장막은 노천에서 비바람을 막기 위해 둘러치는 막을 말한다. 나는 서재에 있을 때면 언제나 삶의 거친 비바람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 <은둔의 즐거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1105 - P19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읽는 책은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하지만 휴식과 위안을 위해 읽는 책은 부담스럽지 않아 좋다. 시험을 치를 필요도 없고, 실천을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되니, 책을 잘 읽어야 한다는 강박감이 들지도 않는다. 풍경을 감상하듯 아름답게 펼쳐진 언어를 즐기며 잔잔히 풍기는 문자 향만을 느끼면 된다. - <은둔의 즐거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1105 - P24

삭을 통해 다시 환생할 수 있기에 지금처럼 달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달과 마찬가지로 사람들도 삭의 시간을 가지며 때 묻은 마음, 질투 어린 미움, 한때의 잘못으로 인한 부채감 같은 부정적인 마음을 비워내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 <은둔의 즐거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1105 - P31

그 뒤로 나는 생각도 마음도 무리하게 욕심내지 않고 멈추는 삶을 살기 위해 애쓰게 되었다. 나도 모르는 실수를 하는 날이면 더 이상 나를 다그치지 않고 내가 너무 쉬지 않고 달려왔구나, 나를 위로하며 잠시 사라지는 삭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런 시간이 존재했기에 나는 지금껏 넘어지지 않고 나만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다. 삭의 시간은 달이 내게 선물해준 삶의 깨달음이었고 나는 그 소중한 시간을 ‘은둔’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 - <은둔의 즐거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01105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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