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달리는 시간은 좋다. 음악도 듣지 않는다. 속도에 따라 거칠어졌다 잠잠해지는 숨소리, 타닥타닥 발소리가 친구다. 새 소리는 자유롭고, 사람들의 대화는 가까워졌다 멀어지고, 여름이면 개구리는 꽤 요란하게 울었다. 은근히 다가오지만 끼어들지는 않는 이런 소리가 있어 지루하지 않다. 아, 바람소리를 빼먹을 뻔했다. 거기에 어렸을 적 기억을 소환하는 풀냄새, 나무타는 냄새, 흙냄새까지. 딱 적당하다.
-알라딘 eBook <길 위의 뇌> (정세희 지음) 중에서 - P91
달리지 않는 사람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달리는 사람만의 성취가 있다. 본인에게만 의미가 있을지라도 분명 매우 크고 중요한 성취다. 달리다 보면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계속된다. 하지만 그때 포기하지 않고 견뎌야 한다. 그저 버티고 있으면 좀 수월해지고 고비를 넘길 수 있다. 달리기와 마찬가지로 재활 과정에서도 끈기와 인내, 회복탄력성은 무척 중요하다.
-알라딘 eBook <길 위의 뇌> (정세희 지음) 중에서 - P93
달리기는 타인과 경쟁하려 들지 않는다. 달리는 사람은 그저 내 한계를 시험해 볼 뿐이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고통과 기쁨 사이를 수시로 오간다. 그리고 마침내 완주하면, 인생은 진짜 살아볼 만하게 멋지다는 사실을 느낀다.
-알라딘 eBook <길 위의 뇌> (정세희 지음) 중에서 - P94
우리가 성인병이라고 부르는 질환은 압도적으로 후천성이다. 병에 걸리게 한 과거의 나와 이별하지 않으면 병과도 이별할 수 없다. 수십 년간 살아온 방식 그리고 가치관과 헤어지는 것이기에 당연히 힘들고 어렵다. 그래도 어떻게 하겠는가, 앞으로의 나를 책임질 사람은 나 말고는 없다.
-알라딘 eBook <길 위의 뇌> (정세희 지음) 중에서 - P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