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건 지금까지도 항상 그랬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철이 들었을 때는 아버지가 안 계셨고 어머니도 일찍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서 살아왔어요.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했습니다. 오늘까지 그랬으니까 분명 내일부터도 그럴 겁니다. 하지만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잃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두렵지도 않습니다. 한 순간 한 순간을 소중하게, 앞에서 돌이 날아오면 잽싸게 피하고 강이 있으면 뛰어넘고, 뛰어넘지 못할 때는 뛰어들어 헤엄치고, 경우에 따라서는 흐름에 몸을 맡길 겁니다. 그런 식으로 살아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죽을 때 뭔가 하나라도 내 것이 있으면 되니까요. <녹나무의 파수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