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인문학
젊어서 아파봐야 성장할 수 있다는 닳은 소리를 하고 싶지 않다. 대신 내가 뒤늦게나마 배운 연구실과 거리의 인문학을 함께 전하고 싶다. (271/306p)
사과
지금까지 나는 ‘사과’를 한 것이 아니라, ‘변명’을 했고 ‘핑계’를 대온 것이다. (262/306p)
시간강사, 유령, 노동자
대학을 배회하는 유령과도 같은 시간강사의 삶이건만, 강의실과 연구실에서만큼은 ‘노동자’로서, 존재하고 싶다. 특히 강의실에서 느끼는 당당함도, 부끄러움도, 대학 인력시장의 이력서에는 남지 않겠지만, 스스로의 이력서에는 남는다. 교수님의 논문도 검색해주세요, 라는 학생의 요청에, 다음 학기에도 어떻게든 화답할 수 있어야, 대학 노동자로서의 존재 근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248/306p)
강의 vs. 연구
강의와 연구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생계와 자존감이 뒤얽힌, 시간강사 개인에게는 가장 막중한 선택 중 하나다. (245/306p)
피노키오의 역설
기뻐서 펄쩍펄쩍 뛰던 피노키오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로, 신을 향해 소원을 빌었다."저는, 건강한 소나무가 되고 싶어요!"피노키오는 나무였다. 다시 예전처럼 건강한 나무가 되고 싶은 게 당연했다.행복한 피노키오는 다시, 소나무가 되었다.이 사건으로 충격에 빠진 인류는, 피노키오를 위해 한마음으로 자연보호를 약속했다. 나무들은 쑥쑥 자랐다. 마치 인간의 거짓말을 알고 있는 것 처럼. (34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