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 유령, 노동자
대학을 배회하는 유령과도 같은 시간강사의 삶이건만, 강의실과 연구실에서만큼은 ‘노동자’로서, 존재하고 싶다. 특히 강의실에서 느끼는 당당함도, 부끄러움도, 대학 인력시장의 이력서에는 남지 않겠지만, 스스로의 이력서에는 남는다. 교수님의 논문도 검색해주세요, 라는 학생의 요청에, 다음 학기에도 어떻게든 화답할 수 있어야, 대학 노동자로서의 존재 근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248/30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