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집으로 돌아가며 러시아워의 지하철을 탔다. 흡사 몸뚱이를 으깨려는 듯 앞과 뒤에서 짓눌러오는 사람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나는 이를 물고 있었다. 누군가의 손이 내 아랫도리에 머무르고 있다고 느껴져 허리를 외틀어 가방을 그쪽으로 옮겼다. 손길은 사라졌다. 주위 사람들을 일일이 쏘아보았으나 치한의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는 보이지 않았다.

-알라딘 eBook <검은 사슴> (한강 지음) 중에서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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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had his brother convinced that lumps were something you added, like raisins to rice pudding, from a supply in the cupboard. - P18

"Quit whining like a baby." - P18

"Bud ought to get his face smashed," said Doris, the sister who was mashing the potatoes. She didn’t always say such things idly—she had once left a claw scar down the side of Bud’s cheek. - P18

He was trying to open one of the vents in the top of it so that he could get a taste of the filling.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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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검은 프라이팬 위에서 몸뚱어리를 웅크리고 있었다. 짐승이라고도 새라고도 부를 수 없는, 끈끈한 노른자위 속에서 막 형체를 갖추기 시작한 살덩어리였다.

-알라딘 eBook <검은 사슴> (한강 지음) 중에서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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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slowly turned her back on them and walked out onto the veranda. The chill air rushed into the apartment when she opened the sliding door. He fixed his eyes on the pale blue of her Mongolian mark, seeing the traces of his saliva and semen that had dried there like sap. Suddenly it felt to him that he had grown old, had experienced everything there wasto experience, and that not even death held any fear for him any more.
She thrust her glittering golden breasts over the veranda railing. Her legs were covered with scattered orange petals, and she spread them wide as though she wanted to make love to the sunlight, to the wind. He heard the sounds of the approaching ambulance siren, of screams, sighs, the yells of children, all the commotion of the alleyway down below. The sound of feet hurrying up the stairs, coming closer.
He had to rush out onto the veranda, now, and throw himself over the railing against which she was leaning. He would fall down three floors and smash his head to pieces. It was the only way. The only way to make a clean end of all this. And yet he kept on standing there as if rooted to the spot, as if this was the final moment of his life, staring fixedly at the blazing flower that was her body, that body which now glittered with images so much more intense than those he had filmed during the night.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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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천천히 그들에게서 몸을 돌려 베란다 쪽으로 다가갔다. 미닫이문을 열어 찬바람이 일시에 밀려들어오도록 했다. 그는 그녀의 연둣빛 몽고반점을 보았고, 거기 수액처럼 말라붙은 그의 타액과 정액의 흔적을 보았다. 갑자기 자신이 모든것을 겪어버렸다고, 늙어버렸다고, 지금 죽는다 해도 두렵지않을 것 같다고 느꼈다.
그녀는 베란다 난간 너머로 번쩍이는 황금빛 젖가슴을 내밀고, 주황빛 꽃잎이 분분히 박힌 가랑이를 활짝 벌렸다. 흡사 햇빛이나 바람과 교접하려는 것 같았다. 가까워진 앰뷸런스의 사이렌, 터져나오는 비명과 탄성, 아이들의 고함, 골목 앞으로 모여드는 웅성거리는 소리들을 그는 들었다. 여러개의 급한발소리들이 층계를 울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지금 베란다로 달려가, 그녀가 기대서 있는 난간을 뛰어넘어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다. 삼층 아래로 떨어져 머리를 박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만이 깨끗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 자리에 못박혀 서서, 삶의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인 듯, 활활 타오르는 꽃 같은 그녀의 육체, 밤사이 그가 찍은 어떤 장면보다 강렬한 이미지로 번쩍이는 육체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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