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허벌과 나는 맥주 두 잔씩과 과일 안주 한 접시를 먹고, 다시 작별했다. 영수증에는 만 원이 채 안 되는 금액이 찍혀 있었다. 언제 다시 만날지는 기약이 없고, 서로 힘든 삶을 살아갈 것도 안다. 하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고, 다시 버텨낼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이 글을 허벌을 위해 쓴다. 그가 계속해서 좋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내고, 그의 정원에 나를 초대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나 역시 그러할 것이다.(89/2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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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인

나는 반(半)사회적인 인간이다. 학생도 아니고 사회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번듯한 노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나는 반(反)사회적인 인간이다. 다른 노동자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짧은 시간 표면적으로 노동하고, 사회가 원하는 소득과 소비 기준, 그 어느 것도 충족하지 못한다.(77/2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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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강사와 4대보험

시간강사가 4대 보험, 특히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까닭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대학이 법을 성실히 준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보험법 시행령 9조는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에서 제외되는 사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어느 특정 대학에서 15학점 이상의 강의를 할 시에는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강사들로서는 3학점 강의 하나를 맡기도 힘든 현실입니다. 10학점 이상의 강의를 맡을 경우 초과분에 대해서는 강의료를 지급하지 않는 대학도 있습니다. 대학은 건강보험법 시행령을 충실히 이행하는 가운데, 그 어떤 여지를 허락하지 않습니다.(52/2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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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규정하기 어려운 삶이란...

지방시를 쓰며 스스로의 삶을 쉽게 규정할 수 없는 데 대해 놀라고, 또한 절망했다. 사회인으로도, 노동자로도, 학생으로도, 나의 과거와 현재를 쉽게 규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14/2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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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iathan univ.

‘대학’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괴물이다. 대학원생에서 시간강사로 이어지는 착취의 구조는 이미 공고한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이것은 신자유주의적 구조 조정을 가속화해온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다. (11/2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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