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일이야.」 내가 대답했다. 「다른 천국보다 훨씬, 훨씬 더 훌륭하고 참된 천국이었지. 신의 나무들 밑에서 아내와 남편이 아니라 두 친구가 거닐었어. 한데 우린 언월도(偃月刀)를 들고 달려온 천사가 아니라 목소리로 무장한 인간에게 추방을 당한 꼴이야.」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75

〈대수도원장들을 생각하면, 황제여,

나는 미칠 지경으로 분노하오.

고급 생선은 저희들끼리만 배불리 먹고

나한테는 말라빠진 다랑어만 준다오.

그들은 녹초가 될 때까지 키오스 포도주를 퍼마시고

내 불쌍한 뱃속은 식초로 부글거리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78

광기로 삶을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은 재난을 맞으리라.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81

「그리스도가 웃게끔 만들어야만 할 때가 왔어. 그래, 꼭 그래야지! 고뇌와 울음, 십자가는 이제 그만이야. 그리스도는 그리스의 힘세고 행복한 신들을 함께 모아 가슴에 품고, 그들을 모두 동화시켜야 해. 유대인 그리스도가 그리스인이 될 때가 되었다고.」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85

비곗덩어리와, 타성과, 비겁함이 영혼을 둘러싸서, 깊은 감옥 안에 갇힌 영혼이 아무리 발버둥치더라도 비계와, 타성과, 비겁함은 엉뚱하게 완전히 다른 짓만 저지른다. 나는 비겁함 때문에 말을 하지 못했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97

「자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우리들은 자네가 내세우는 예의나, 연민이나, 편의 따위의 하찮은 미덕을 정복해야만 해. 나는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우리들을 너무 간단히 기만하는 하찮은 미덕보다는 중대한 악을 덜 두려워해. 나로서는 가장 최악의 설명을 내세우고 싶은데, 나는 영혼이 수치를 느껴 다시는 똑같은 짓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그러니까 그것이 비겁함에서 나온 행동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98

그는 우리들에게 얼굴을 돌렸다. 「저 사람 얘기는 듣지 말아요. 그의 이름은 게르마노스인데, 그래서 게르마노필Germanophile,[13] 이 되었어요. 수사들이 그를 놀려 대죠.」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505

독살스러운 미소가 수사의 입술에 번졌다.

「육체는 악마의 작품입니다.」 그가 소리를 질렀다. 「하느님의 작품이 영혼이라는 사실을 속세의 밀정인 당신들도 지금쯤은 알 텐데요.」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515

어느 동굴에서 나오는 해골을 보고 나는 겁에 질렸다. 마치 최후의 심판이 벌써 우리 눈앞에 닥쳤으며, 이 해골은 육체를 몸에 걸치기 전에 땅에서 솟아 나온 듯싶었다. 공포와 역겨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나는 고백하지 않은 비밀의 감격도 느꼈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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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세 인물 오디세우스, 니키포로스 포카스, 그리스도는 내 마음속에서 얼굴을 감추고 내 몸에서 분리되었고, 나 또한 자유가 되게끔 스스로 해방이 되려고 애를 썼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39

우리들은 바닷가 송림의 시골집에서 묵었다. 우리들은 함께 먼 거리를 산책하고, 단테와, 구약 성서와, 호메로스를 읽었으며, 그는 우렁찬 목소리로 자기가 쓴 시를 낭송해 주었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47

우리들은 성스러운 땅에 발을 디뎠다. 선창가에 서서 기다리던 수사들은 손님 가운데 남자 옷을 입은 여자가 숨어 있지는 않은지 찾으려고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하나씩 능숙한 눈으로 살펴보았다. 성산이 성모에게 봉헌된 이후로 천 년 동안 어떤 여자도 이곳에 발을 디디거나, 여자의 숨결이 공기를 더럽히거나, 심지어는 양이나 염소나, 닭이나, 고양이 따위 짐승의 암컷들도 발을 들여놓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대기에는 오직 남성의 숨결만 섞였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58

〈나는 덧없는 삶을 버렸는데, 당신은 영원한 삶을 버렸으니까요.〉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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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발생하여 2020년을 강타한 신종 바이러스에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라는 이름이 붙었다. 2002년에 출현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코로나바이러스와 구조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출현으로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는 모두 일곱 종류가 되었다. SARS는 severe acuterespiratory syndrom의 약어이다. 단어 뜻대로 감염된 사람에서 급성으로 호흡계(기관지와 폐)에 심한 병적 증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의한 질병명을 ‘코비드-19COVID-19: Coronavirus Disease-2019 라고 명명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명칭하고 있으며 언론에는 주로 코로나19로 줄여서 통칭된다. - P17

코로나19는 지역 전염병epidemic을 넘어 세계적 유행병pandemics으로 발전했다. - P18

코로나19에 심한 폐렴이 동반되는 이유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기관지의 섬모상피세포나 폐포 안의 2형 상피세포(Type II 폐포상피세포)를 공격하기 때문이다(뒤의 그림). 이 세포들에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잘 달라붙도록 만드는 효소수용체가 다량으로 존재한다.
ACE2’, TMPRSS2‘ 등의 수용체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세포내 침투능력을 강화해준다. - P20

코로나바이러스를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관찰하면, 바이러스 막표면에 돌기형태의 단백질(스파이크단백질)이 촘촘히 달려 있는 구조를 볼 수 있다. 그 형태가 태양의 코로나와 비슷해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축구화 밑바닥의 스파이크가 미끄러짐을 방지하는것처럼, 스파이크단백질은 숙주세포와 강하게 결합하여 바이러스가숙주세포로 빠르게 침투하도록 지지해준다. - P24

공격과 수비 포지션에 따라 축구화 스파이크 개수와 모양이 다르듯, 사스바이러스와 메르스바이러스의 스파이크단백질 모양은 서로다르다. 이 모양 차이에 따라 두 바이러스는 서로 다른 수용체를 활용해 숙주세포와 결합한다. 사스바이러스는 ACE2Angiotensin ConvertingEnzyme2’, 메르스바이러스는 DPP4Dipeptidyl Peptidase4’ (또는 CD26)를수용체로 활용한다(Cui et al., 2019).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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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나에게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말했다. 「그리스 전체가 불쑥 내 집으로 들어왔군요. 잘 왔어요.」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24

산과, 바다와, 도시와, 사람들 ― 세계라는 육체로부터 영혼을 단절시키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영혼은 낙지이고, 이런 모든 것은 흡반이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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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앞에서 아버지가 그에게 대답했다. 「난 저 애가 거짓말을 하거나 다른 아이들에게 얻어맞을 때에만 걱정을 합니다. 그 두 가지 경우에만 말예요. 다른 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놔두어야죠!」 아버지의 말을 나는 깊이 새겼고, 이 말을 듣지 않았더라면 내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으리라고 믿는다. 아들을 키우면서 아버지는 갓 태어난 새끼를 키우는 늑대의 어둡고 빈틈없는 어떤 본능에 따른 듯싶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06

영혼과의 신혼여행 기간 동안 줄곧 평생 처음으로 나는 몸과 마음과 영혼이 같은 흙으로 빚어졌음을 절실하게 느꼈다. 인간은 늙거나 병들었거나 불운이 닥칠 때만 그런 요소들이 내면에서 서로 분열하고 맞서 싸운다. 때로는 육체가 지배하고 싶어 하며, 때로는 영혼이 반란의 깃발을 올리고 도망치려 한다. 그리고 이성은 무감각하게 물러서서 붕괴의 과정을 지켜보고 점검한다. 그러나 인간이 어리고 튼튼할 때는 그 세 가지가 같은 젖을 빨면서 세 쌍둥이처럼 우애로 단결되지 않던가!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08

내면의 세계는 바깥 세계와 하나가 되었다. 나는 세계를 만져 보았고, 그 감촉은 내 몸처럼 따뜻했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10

고대 그리스의 어느 화가가 언젠가 휘장에 그림을 그린 다음 자신의 경쟁자인 화가를 불러 작품을 평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럼 휘장을 치우고 그림을 봅시다!」 〈바로 휘장이 그림인데요〉라고 화가가 대답했다. 지금 내가 보는 산과, 나무와, 바다와, 사람들의 휘장이 그림이었고, 나는 순수하고 탐욕스러운 기쁨을 느끼며 그것을 즐겼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13

여자들은 남자의 장식품에 지나지 않았고, 그보다도 골칫거리나 그냥 필요한 존재일 따름이었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13

그들의 말마따나 때로는 필요에 의해서, 때로는 장식품으로.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14

가장 이지적인 관념들이 내 속에서 침전되어 나와 한 몸이 되었고, 그것들을 이제는 추억이라고 일컬을 수도 없다. 그것들은 기억으로부터 내 핏줄로 흘러들어가서 자연스러운 본능처럼 살고 활동한다. 무엇을 결정하면 나는 자주 나중에, 판단을 내린 것은 내가 아니라 이러저러한 그림이나, 이러저러한 르네상스의 힘찬 탑이나, 피렌체의 옛 구역 좁은 길거리에 단테가 새긴 구절이 나에게 끼친 영향력에 의해서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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