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잔인한 세 아이! 이런 시간에, 이처럼 꿈결 같은 날씨에, 자그마한 깃털 하나 날리지 못할 만큼 숨결 가냘픈 이에게 이야기를 조르다니! 하지만 한 사람의 딱한 목소리가 어찌 재잘대는 세 혀를 당해낼 수 있을까?
오만한 프리마는 불쑥 명령한다 "시작하도록 해요." 한결 다정하게 세쿤다가 청하길 "난센스도 담겨 있어야 해요!" 한편 테르티아는 이야기에 끼어들지, 일 분에 한 번꼴로.
-알라딘 eBook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김희진 옮김) 중에서 - P9
앨리스는 강둑에 언니 옆에 앉아 있는 것도, 아무런 할일이 없는 것도 몹시 지겨워지고 있었다. 언니가 읽는 책을 어깨 너머로 한두 번 들여다보았지만 책에는 그림도 대화도 하나 없었다. ‘그림도 대화도 없는 책이 무슨 소용이람?’ 앨리스는 생각했다.
-알라딘 eBook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김희진 옮김) 중에서 - P13
앨리스는 다시금 중얼거렸다. "지구를관통해서 떨어질지도 모르지! 머리를 바닥 쪽으로 하고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나오면 얼마나 우스울까! ‘대적자’*들이라고 하지, 아마—" (이번에 앨리스는 듣는 사람이 없었기에 다행이라고 여겼는데, 아무래도 맞는 단어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사람들에게 그 나라 이름이 뭔지 물어봐야 할 텐데. 저어, 아주머니, 여기가 뉴질랜드인가요 오스트레일리아인가요?" (그런 다음 말하면서 무릎 굽혀 인사하려고 했다—허공을 떨어져내려오면서 공손히무릎 굽혀 인사하다니! 여러분이라면 할 수 있을까?)
-알라딘 eBook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김희진 옮김) 중에서 - P15
‘어깨가 못 나가면 소용없을 거야. 아, 내가 망원경처럼 줄어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시작하는 법만 알면 될 것도 같은데.’ 아시겠지만, 최근 너무나 많은 별난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에 앨리스는 정말로 불가능한 일은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드는 참이었다.
-알라딘 eBook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김희진 옮김) 중에서 - P18
그렇지만 이 병에는 ‘독약’이라는 표시가없어서 앨리스는 과감하게 맛을 보았고, 무척 맛이 좋았으므로(사실 그건 체리 타르트, 커스터드, 파인애플, 구운 칠면조, 토피,* 버터 바른 따끈한 토스트가 섞인 맛이 났다) 금세 다 마셔버렸다.
-알라딘 eBook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김희진 옮김) 중에서 - P19
앨리스는 대개 스스로에게 아주 현명한 충고를 했고(그 말을 따르는 일은 매우 드물었지만),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자신을 엄하게 꾸짖는 때도 있었다. 한번은 자기 자신을 맞수삼아 하던 크로케 경기에서 스스로가 속임수를 썼다고 제 뺨을 때리려 했던 적도 있었는데, 이 별난 아이는 두 사람인 척하는 것을 아주 좋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소용없잖아.’ 불쌍한 앨리스는 생각했다. ‘두 사람인 척해봐야 뭐 해! 지금 난 어엿한한 사람분에도 못 미치는걸.’
-알라딘 eBook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김희진 옮김) 중에서 - P20
내가 알던 갖가지 것들을 알고 있는지 확인해봐야지. 어디 보자. 4 곱하기 5는 12, 4 곱하기 6은 13, 4 곱하기 7은?오, 이런! 이러다간 영원히 20까지 못 가겠어! 그렇지만 구구단은 중요한 게 아냐.
-알라딘 eBook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김희진 옮김) 중에서 - P26
"그렇게 많이 울지 말걸!" 앨리스는 나가려고 애쓰며 헤엄치면서 말했다. "내가 흘린 눈물에 빠져 죽는 걸로 지금 벌을 받고 있나봐. 확실히 기묘한 일이긴 해! 하지만 오늘은 모든 게 기묘한걸."
-알라딘 eBook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김희진 옮김) 중에서 - P29
‘영어를 모르는 쥐인가봐.’ 앨리스는 생각했다. ‘정복왕 윌리엄과 함께 넘어온 프랑스 쥐일지 모르지.’ (앨리스는 역사 지식이 제법 있었지만, 어떤 일이 언제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그리 확실치가 않았다.)
-알라딘 eBook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김희진 옮김) 중에서 - P30
그러는 게 좋을 때이긴 했다. 연못은 그 안에 떨어진 새와 동물들로 꽤 북적대고 있었던 것이다. 오리와 도도, 로리앵무와 새끼독수리, 그 밖에 별난 동물들이 있었다.* 앨리스가 앞장서고, 일행은 모두 물가로 헤엄쳤다. * 이 이야기는 캐럴과 더크워스 목사, 리들 자매들, 캐럴의 누이들이 함께 소풍을 갔다가 비를 맞아 흠뻑 젖었던 날을 반영한 것이며, 오리는 더크워스, 도도는 캐럴 자신, 로리앵무는 로리나, 새끼독수리는 이디스를 가리킨다. 말을 더듬는 버릇 때문에 캐럴은 자신의 본명인 도지슨을 ‘도-도-도지슨’이라고 발음했다고 한다.
-알라딘 eBook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김희진 옮김) 중에서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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