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동안 그는 그런 가능성을, 그 축복받은 생활을 골똘히 생각했지만, 그것을 정말로 믿지는 않았다. 그의 평화는 새 콜로니로, 그다음엔 괴동물들로 이미 깨어졌다. 그리고 그는, 결정을 내리는 회의장에 앉아 있는 것처럼, 이미 알고 있었다. 결국에는 누군가가 인간을 죽인 괴동물을 조사하러 오리라는 것을. - <잔류 인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4868 - P274

그는 인간들이 의도하는 뜻을 믿었던 적이 결코 없었다. 잠시 죄책감이 들었지만 금세 떨쳐버렸다. 저 괴동물들은 내가 한 번도 믿은 적이 없다는 걸 모르겠지. - <잔류 인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4868 - P280

다시 북소리와 북소리, 발소리와 발소리. 이제 리듬의 역류가 안정되자 그는 자연스럽게 강박强拍에 발을 굴렀고 그들의 발 구름도 같았다. 어느 쪽이 바꾼 거지? 그는 알 수 없었다. 숨이 가빴지만 발은 가벼워졌다. 언제까지고 춤출 수 있을 것만 같았다. - <잔류 인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4868 - P283

오필리아는 손으로 벽을 짚고 버텼다. 웃기겠다……. 이렇게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의 외계 괴동물이 보러 온 명물이 하필이면 늙은이라 흥분을 못 이겨 죽어버리고 그들의 긴 여정을 시간낭비로 만들어버린다면. 그런 생각이 들자 그는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킬킬 웃었고, 웃다가 기침이 났다. - <잔류 인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4868 - P284

오필리아는 서서 생각했다. 내가 그렇게 했다면, 무슨 뜻으로 그랬을까? 그는 손을 아래로 내리고 그것이 했던 동작을 그대로 되풀이하기 시작했다. 성장이야, 당연히. 그런 다음 파닥이며 편평하게 움직이는 건 성년기. 그리고 갑자기 떨어지는 건, 죽음. 순간 그의 심장이 쿵쿵거렸다. 현기증이 났다. 임박한 나의 죽음. 질문인지, 관찰의 결과인지? 난 이것들의 나이를 모르겠는데…… 이것들은 어떻게 내가 늙었다는 걸 알지? - <잔류 인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4868 - P286

오필리아는 웃음만큼이나 갑작스러운 슬픔과 절망으로 마음이 산란해졌다. 두려워한 적은 없지만, 이제 죽음이 길 끝에 와 있었다. 어둠, 더는 아무것도 없는 것. 그는 공식 로그를 윤색해 자신의 기억을—누가 읽든 말든, 자기가 죽어도 살아남을 무언가를—남기려 했음을 이제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런 부가적인 기록이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 <잔류 인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4868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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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숲에 누워 나의 두 눈은 검은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한 번의 짧은 삶, 두 개의 육신이 있었다. 지금 그 두번째 육신이 죽음을 앞두고 있다. 어쩌면 의식까지도 함께 소멸할 것이다. 내가 겪은 모든 일이 머릿속에서 폭죽 터지듯 떠오르기 시작한다. 한때 회상은 나의 일상이었다. 순수한 의식으로만 존재하던 시절, 나는 나와 관련된 기록들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기억을 이어 붙이며 과거로 돌아갔다. 그때마다 이야기는 직박구리가 죽어 있던 그날 아침, 모든 것이 흔들리던 순간에서 시작됐다.

-알라딘 eBook <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중에서 - P7

그 무렵 나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바로 운동화를 꿰어 신고 나가 달렸다. 달리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기분이 좋았다. 몸이 팽팽하게 조여지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날은 달리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연석 옆에 떨어져 죽은 새 한 마리를 보았다. 아직 어린 잿빛 직박구리였다.

-알라딘 eBook <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중에서 - P9

가슴속에 치밀어오르는 감정이 있는데 그게 뭔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슬픔일까, 아니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일까? 내 감정은 마치 상점의 쇼윈도 안에 들어 있는 것 같다. 볼 수는 있지만 손으로 만질 수는 없는.

-알라딘 eBook <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중에서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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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충족적 예언’은 어떤 예언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내용이 현실로 나타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까 예언이 원인으로 작용해 실제 결과를 이끌어내는 셈이다.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44

‘로젠탈 효과’는 다른 말로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고도 한다. 자신이 만든 여인상을 사랑한 피그말리온의 정성에 감동해 여신 아프로디테가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어줬다는 신화에서 따온 명칭이다. 이처럼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이 ‘자기 충족적 예언’이다.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44

Theory of Cognitive dissonance: 1950년대에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가 주장한 이론. 사람은 자신의 태도와 행동 사이에 모순이 존재할 때 이런 비일관성을 불쾌하게 여겨 이를 감소시키려 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여우가 따먹지 못하는 포도를 두고 분명 시다고 우기는 것이 인지부조화의 대표적인 예이다. - <마음의 법칙>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3532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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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들이 아이들보다는 나았다. 애들처럼 호기심은 끝이 없었지만 한계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 <잔류 인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4868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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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차분하고 고요하지만, 고립은 무섭다. 고독은 우리가 만족스럽게 쬐는 것이지만, 고립은 우리가 하릴없이 빠져 있는 것이다. - P19

고독은 우리를 보호해주는 형제, 아니면 연상의 친한 친구와같다. 너무 잘 알기에 침묵조차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다. - P20

60세 이후 삶에 관한 에세이를 모은 《시간의 마지막 선물The Last Gift of Time》에서 작가 캐럴린 하일브런은 자신이 삶에서 달성하고자 평생 애써온 이상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그것은 "사적인공간이 충분하되 지속적인 교유가 있는" 상태다.
하일브런에게 사적인 공간은 시골의 작은 집이라는 형태로 실현되었고, 교유는 가족과 소규모의 친밀한 친구들로 충족되었다.
하지만 하일브런의글을 읽다 보면, 이 조합은 - 우정으로 조절된 프라이버시 - 물리적이고 구체적인 것을 넘어선 일이라는 느낌, 그 조합을 키워내는 일은 오히려 주로 감정적인 작업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자신에게는 시골의 작은 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집을 찾아내는일, 또한 공감해주는 남편과 친밀한 친구들과 심장과 영혼을 모두 사로잡는 일을 찾아내는 일, 이것은 가공할 만한 작업이고, 종종 평생 추구해야만 하는 작업이며, 하일브런도 60세를 훌쩍 넘기고서야 비로소 적절한 균형을, 혼자 있는 시간과 남들과 함께하는 시간의 적절한 혼합을 달성했던 것이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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