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격 - 필연의 죽음을 맞이하는 존엄한 방법들에 관하여
케이티 엥겔하트 지음, 소슬기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원 제목은 <The Inevitable> 이다. 우리말로 하면 '불가피한' 정도로 해석된다. 때가 되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필연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것을 존엄한 방법으로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조력자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가 이러한 주제로 탐사취재를 하게 된 것은 <마지막 비상구>라는 책이 그 출발점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실정법 위반과의 줄다리기가 예견되어 있다. 

책의 첫 도입부에서부터 멕시코로부터 불법으로 약을 반입한 70대 할머니 베티의 사례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미국의 사례가 주로 인용되는데, 특히 오리건주 존엄사법을 예시로 많이 언급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말기질환을 앓고 살날이 6개월보다 짧다고 예상되어야 존엄사를 요구할 자격이 생긴다는데, 만약 만성질환을 앓아 고통받지만 시한부 삶을 측정하기 어려워 존엄사법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람의 권리는 누가 찾아줄 수 있는 것인가 하고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흥미로운 것은 저자가 인터뷰했던 많은 사람은 '존엄성'이란 것을 정확히 '괄약근 조절'과 동일시 했다는 것이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고통과 그 결과물에 대한 감내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주요 사례의 인물 6명이 아래와 같은 챕터의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구조이다.  

1장 현대 의료: 브래드쇼(암, 미국 캘리포니아주)

2장 나이: 애브릴 헨리(82세, 노환, 영국)

3장 신체: 마이아 칼로웨이(39세, 다발성경화증, 보험미가입, 미국)

4장 기억: 데브라 쿠스드(65세, 치매, 미국 오리건주)

5장 정신: 애덤 마이어클레이튼(27세, 범불안장애, 캐나다)

6장 자유: 필립 니츠케(엑시트인터내셔널 설립자 회장, 전직 의사)의 DIY 죽음 워크숍, 잭 케보키언의 타나트론 사례

그의 <평온한 약 안내서>란 책이 스테디셀러가 되고 "이성적 성인이 자신이 선택한 시기에 평온한 죽음을 맞을 권리는 기본권입니다."라고 주장하는 엑시트인터내셔널 회장 필립의 당당함은 기존 관습법과 종교계, 그리고 정치권이 모두 침묵한 가운데, 연명치료의 고통을 호소하는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있다는 데 있는 건 아닐까? 

죽을 권리에 대한 반대론자는 흔히 존엄사법이 '미끄러운 경사길 문제'(가난한자 병든자를 죽음으로 몰아갈 수 있다)를 들지만 사실상 직접적으로 그런 사례나 통계가 드러나고 있는 정황은 어디에도 없다고 한다. 

또한 인구고령화에 대한 존엄사법의 악용 소지(재정 공리주의적 측면) 또한 섣부른 가정일 수 있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앞에서 존엄사 사례로 든 사람들을 다시 한 번 소환한다. 

"모두 무언가로부터 도망쳤다. 애브릴은 나이로부터, 데브라는 병으로부터, 애덤은 정신으로부터, 그런데 그들은 어디를 향해 도망친 걸까? "(p457)

그리고 이렇게 답한다.

"그들은 일관성, 평정심, 정연한 서사에서 존엄성을 발견한다.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 자신으로, 자기가 정의한 자신으로 사는 것이 중요했다.(중략) 이렇게 선택한 죽음은 작가가 쓴 이야기 같은 것이 되었고, 어느 한 개인이 마지막까지 자신의 삶을 써내려갈 수 있게 해주었다." (p458)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논의가 공론의 장에서 보다 진지하게 이야기되는 사회분위기 마련부터가 더 필요한 것 아닌가?

- 이 글은 출판사 제공 책에 대한 글 입니다. 

#케이티엥겔하트 #죽음의격 #존엄사법 #존엄조력사법

#죽음의권리 #남궁인의사 #추천도서 #은행나무 #신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성 뇌종양이라고 했다, 수아종髓芽腫이라고 불리는 이 종양이 수액이 가득 찬 뇌실 중 하나를 막아서 두골 내부의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수아종 환자의 사망률은 높지만, 제거 수술을 받은 다음 강력한 방사선 치료와 화학요법을 병행하면, 나와 같은 단계에서 발견된 환자의 3분의 2는 5년은 더 산다고 했다.

-알라딘 eBook <내가 행복한 이유> (그렉 이건 지음, 김상훈 옮김) 중에서 - P84

나의 증세 대부분은 두골 내의 압력이 높아진 것이 원인이지만, 뇌척수액을 검사해 본 결과 루엔케팔린이라는 물질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루엔케팔린은 신경 펩티드인 엔도르핀의 일종이며, 이것과 결합하는 수용체들 일부는 모르핀이나 헤로인 같은 마약성 진정 물질과 결합하는 수용체들과 동일하다. 악성 종양 발생의 원인이 된 돌연변이성 전사인자轉寫因子가 암세포의 무제한적인 증식을 촉발하는 유전자의 스위치를 켰을 때, 루엔케팔린을 만드는 데 필요한 유전자의 스위치도 함께 켠 것이 틀림없었다.

-알라딘 eBook <내가 행복한 이유> (그렉 이건 지음, 김상훈 옮김) 중에서 - P85

루엔케팔린은 고통이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긴급 상황에서 자동적으로 분비되는 진통 물질이 아니었고, 상처가 나을 때까지 동물의 지각을 마비시키는 마취 효과도 없었다. 실은 이 물질은 행복감을 표시하는 주요 수단이며, 행동이나 상황이 쾌감을 불러일으키는 경우에 분비된다. 이 단순한 메시지는 다른 수많은 뇌내 활동에 의해서도 조율되며, 그 결과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긍정적인 감정의 팔레트가 만들어진다. 루엔케팔린이 목표 뉴런과 결합하는 것은 다른 신경전달물질들이 만들어 내는 연쇄의 첫 번째 고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이런 복잡한 과정에도 불구하고, 나는 하나의 단순하고 명명백백한 사실을 증언할 수 있다. 루엔케팔린은 기분을 좋게 만든다.

-알라딘 eBook <내가 행복한 이유> (그렉 이건 지음, 김상훈 옮김) 중에서 - P85

나는 자아의 재료에 해당하는 것들을 제공받았고, 이것들 모두를 시험해 보고, 이것들 모두를 마음에 들어 했지만, 그 어떤 것도 나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는 못했다. 지난 열흘 동안 내가 느낀 즐거움은 무의미했다. 나는 타인이라는 태양의 빛을 쬐며 바람에 날리는 겨에 불과했다.

-알라딘 eBook <내가 행복한 이유> (그렉 이건 지음, 김상훈 옮김) 중에서 - P123

근육통용 도찰제를 사려고 절뚝거리며 약국으로 가자 프로스타글란딘 조절제라는 약을 팔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항염제의 일종으로 자연 치유 과정을 저해하는 일 없이 염증을 최소화한다고 한다. 반신반의하면서도 이것을 사서 발라보자 실제로 효과를 보았다.

-알라딘 eBook <내가 행복한 이유> (그렉 이건 지음, 김상훈 옮김) 중에서 - P13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메타인류 과학의 성과에 위협을 느낄 필요가 없다. 메타인류의 존재를 가능케 한 과학기술은 본래 인류에 의해 발명된 것이며, 그들이 우리보다 더 똑똑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언제나 명심해야 한다.

-알라딘 eBook <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중에서 - P4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타인류 과학이 많은 이득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것이 인류 연구자들에게 끼친 악영향 중 하나는 그들이 장차 과학에 또다시 독창적인 공헌을 할 가능성이 이제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는 점이다. 연구자들 일부는 완전히 과학에서 손을 뗐지만, 뒤에 남은 사람들은 원래의 연구 분야에서 해석학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메타인류의 과학적 업적을 해석하는 학문 쪽으로.

-알라딘 eBook <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중에서 - P39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Once my fancy was soothed with dreams of virtue, of fame, and of enjoyment. Once I falsely hoped to meet with beings, who, pardoning my outward form, would love me for the excellent qualities which I was capable of bringing forth. I was nourished with high thoughts of honour and devotion. But now vice has degraded me beneath the meanest animal. No crime, no mischief, no malignity, no misery, can be found comparable to mine. When I call over the frightful catalogue of my deeds, I cannot believe that I am he whose thoughts were once filled with sublime and transcendant visions of the beauty and the majesty of goodness. But it is even so; the fallen angel becomes a malignant devil. Yet even that enemy of God and man had friends and associates in his desolation; I am quite alone. - P18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