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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안 인사



어머니
핸드폰 연락처에서
지우지 못한 어머니 전화번호
문득 찾아서 전화 걸려다가
멈칫, 합니다


어머니
어머니 가신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이 엉망진창이 됐지 뭡니까
코로나란 역병이 번져
사람 사는 형편이 징역살입니다


어머니
세상에 계실 때가 그래도 좋았어요
꽃 피고 새도 울던 좋은 세상이었어요
어머니 그 나라에서 부디
평안하시길 빕니다.


-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1660 - P64

코로나 시대


마스크 쓰고

눈과 눈썹과

이마만 남겼으니

다 예쁘다

그냥 예쁘다. -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1660 - P65

거울


아침에 세수하다가

거울을 볼 때마다

아버지가 나를 보고 계신다



그것도 늙은 아버지. -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1660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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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독방은 2019년 9월 7일에 첫 아편책을 진행했다. 『시절 일기』가 막 나온 후라 영광스럽게도 김연수 작가님이 첫 번째 이야기꾼으로 함께하셨다. 아! 이름이 좀 특이한 ‘아편책’은 ‘아주 편한 책 이야기’의 줄임말로 아독방의 북 토크를 칭하는 말이다. 어쩌다 보니 약국 겸 책방에서 여는 북 토크에 ‘아편’이라는 말이 들어가게 되었다. (사실 의도한 것이다.) 이렇게 아독방 북 토크는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강력한(?) 이름이 되었다. (참고로 아편 속 주요 성분이자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은 대부분 병원에서 취급한다.) - <약국 안 책방 : 아직 독립은 못 했습니다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8747 - P47

모두들 거절당하는 데 익숙해지면서 한 가지를 잊고 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나 자신을 거절하고 있다는 거다. 특히 내 욕구,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거절한다. 난 다른 이에게도 거절당하는데 내 자신까지 거절해야 할까? 우리 삶의 목표는 무엇일까? - <약국 안 책방 : 아직 독립은 못 했습니다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8747 - P54

내가 생각하는 방법은, 또 다른 나의 캐릭터를 만드는 거다. 요즘엔 이걸 부캐라고도 하고 N잡러라고도 한다. 부캐라는 건 다른 이들이 봤을 때 ‘오, 이 사람은 저게 부캐구나!’라고 이야기할 순 있지만, 내 스스로 미리 정하지 않고 꾸준히 하면 된다. 시간에 스며들다 보면 나는 여러 캐릭터를 가지고 있을 테니까. 이게 사실 엄밀히 따지면 다중 인격과도 통하는 이야기일 수 있다. 언젠가부터 나도 내 진짜 성격과 진짜 좋아하는 게 어떤 건지 의심하게 되었다. - <약국 안 책방 : 아직 독립은 못 했습니다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8747 - P55

뭔가 다른 걸 하고 싶다는 건 ‘이젠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싶다.’라는 말이지 않을까? 거절당하고 싶지 않은 그런 마음. 내가 충분히 거절당했다고 생각되더라도 거절당하는 캐릭터(직업과 기존 사회적 위치)는 그 자리에 그대로 남겨두고 최소한으로 거절당하거나 거절당해도 즐거운 걸 해보자. 좀 더 행복해질 거고 자존감도 올라갈 거다.

그렇다면 이제 결론을 내볼까. 거절이란 무엇인가?(feat. 김영민 교수님) 바로 또 다른 나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포텐셜이다! - <약국 안 책방 : 아직 독립은 못 했습니다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8747 - P57

생각해보면 책방을 방문하는 손님이든 작가님이든 ‘아직 독립 못 한 책방’이라는 한 권의 책을 써나가는 데 중요한 요소들이다. 이 요소들은 서로 상호작용하기도 한다. 책방 손님이 작가이거나 작가가 될 수도 있고, 작가가 손님이 되기도 한다. 물론 나도 다른 책방의 손님이 될 수도 있고, 작가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무한대의 역할 상호작용은 책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 아닐까?

그래서 난 책방이 좋다. 누구나 책의 주체가 될 수 있고, 좀 과장하면 누구나 책에 대해서는 언제든 갑이나 을이 될 수 있는 공간,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 도와주고 서로 즐거울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 <약국 안 책방 : 아직 독립은 못 했습니다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8747 - P64

나에게 이벤트는 행복하다는 감정을 위해서라기보다 일상을 살며 처져서 지하로 들어가려고 하는 감정이나 몸 상태를 강제로 끌어올릴 수 있는 치트키다. 쉽게 이야기하면 행복보다 더 필수적인 요소를 위한 것이다. - <약국 안 책방 : 아직 독립은 못 했습니다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8747 - P73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이 있다. 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자잘한 이벤트들이 분명히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물론 눈사람처럼 큰 행복이 자주 오면 제일 좋겠지만 사는 게 어디 그런가. 그럼 능동적으로 high 상태를 만들어보자. 이런 자잘한 행복은 누가 주는 것도 있겠지만, 스스로 만들어가는 게 선택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 - <약국 안 책방 : 아직 독립은 못 했습니다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8747 - P77

운동과 기억은 내면의 시간을 측정하는 기준이다. - <약국 안 책방 : 아직 독립은 못 했습니다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38747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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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같지 않은 번역이 찬사를 받아 번역이 아니라는 가상의 느낌을 만드는 데 주력하게 되면, 번역은 ‘번역 냄새가 나지 않는, 매끄럽게 잘 읽히는 가독성 높은’ 글로 규격화되고 표준화되어갈 가능성이 있다.

-알라딘 eBook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 (정영목 지음) 중에서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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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번역은 ‘나’의 글쓰기다, 라는 명제는 그것이 제시하는 통일성만으로도 번역가들에게 큰 매혹으로 다가올 수 있다. 번역을 하는 사람들은 그 작업의 특성상 분열적 상태에 놓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번역을 하면서 번역 같지 않게 하려고 노력을 해야 하니까. 이것은 실로 번역가의 정체성에 분열을 일으킬 만한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때 번역이 ‘나’의 글쓰기의 한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그런 모순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을 가능성이 보인다. 번역은 ‘나’의 우리말 글쓰기이므로, 번역 같지 않은 번역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우리말로 이루어진 나의 글을 쓰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 (정영목 지음) 중에서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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