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해당하는 것을, 당신을 괴롭히는 악마를 꼽아보라. 한 진영에는너무 많이 사랑하는 여자들이 있고 또 다른 진영에는너무 많이 먹는 여자들이 있으며 또 다른 곳에는너무 많이 쇼핑하는 여자들이 있다. 사실 세 진영은 서로 그리 다른 곳들이 아니다. 욕구의 문제—구체적으로 말해 너무 깊이 파묻혀 있던 여성의 욕구가 새로운 경로의 출구를 찾을 때 일어나는 일에 관한 문제—라는 가닥이 모든 진영을 하나로 묶는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31

내 거식증은, 너무나 많은 여자들이 자신의 욕구를 가지고 늘 하는 행동을(그 행동이 완연한 질병으로까지 전개되는지 여부는 차치하고) 예술의 형태로까지 끌어올린 것일 뿐이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31

억제하는 목소리와 갈망하는 목소리 사이의 이 고질적인 줄다리기는 무슨 경계경보가 발령된 상태처럼 어떤 대상을 취하는 일이 달린 모든 영역에서 기어이 존재감을 드러내고야 만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31

섹스에 대한 욕구,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욕구, 육체적 쾌락에 대한 욕구, 이 모든 것은 사람을 어리벙벙하게 만들 수 있고 그 때문에 여자들은 일상의 가장 평범한 결정 앞에서도 헷갈려한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32

만족과 과잉을, 자제와 탐닉을, 쾌락과 자기 파괴를 구분하는 선은 어디일까? 그리고 그 선들은, 특히 여자들에게 왜 그렇게 찾기 어려운 걸까?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33

욕구appetite라는 단어는 흔히 음식과 관련해 쓰이기는 하나 상당히 폭넓은 의미를 갖고 있다. 웹스터 사전에서는 이렇게 정의한다. (1) 자연스러운 욕망, (2) 만족 혹은 충족하고자 하는 선천적이거나 습관적인 욕망 혹은 성향, (3) 욕망의 대상.
나 역시 이처럼 폭넓은 관점을 취하여 우리가 취하는 대상들, 우리가 허하거나 초조하거나 자신이 부족하게 느껴질 때 하는 행위들, 우리에게 가득함과 만족, 완전함의 느낌을 주리라고 상상하는 실체와 행동을 욕구라고 지칭한다. 이런 의미에서 욕구는 꼭 생사가 달린 문제는 아니라는 점에서 ‘필요’나 ‘본능’과는 다르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33

욕구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생존을 위한 필요와 그보다 더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단어인 욕망 사이 애매한 중간 지대에 자리한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33

물론 가장 명백한 욕구는 육체적인 것, 즉 음식과 섹스에 대한 욕구겠지만 나는 물건들에 대한 욕구, 야망, 그리고(어쩌면 무엇보다) 자신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그들과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 역시 매우 핵심적이며 삶을 정의하는 욕구라고 생각한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34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세기의 전환기인 오늘날 한 여성이 지닌 욕구는(적어도 이론상으로는) 오직 본인의 통제하에 있고 본인의 뜻대로 만끽하거나 충족할 수 있다. 이는 우리의 가장 강렬한 갈망들이 그 본질적 용도와 거의 전적으로 유리된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34

성욕은 생식과 분리되면서 규칙에서 더 자유로워지고 더 개인적인 일이 되었고 사회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덜 위협적인 일이 되었지만 동시에 더 혼란스러운 일이 되었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34

20~74세의 미국인 중 절반 이상이 과체중이며 5분의 1은 비만(체질량지수가 30을 넘는다는 뜻)이다.4 ‘국민 유행병’이라 불리는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신경 질환과 관계있고 20년 후에는 비만 관련 질병의 치료 비용이 수천 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5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37

식품 가공과 농업의 혁신으로 50년 전보다 식품의 가격은 낮아지고 양은 더 풍성해지고 칼로리 함량은 훨씬 높아진 데다 기술 발전(우리를 더 많이 앉아 지내게 만드는 노동 절감 기기들)은 전체 칼로리 소비량을 더욱 줄여왔다. 다시 말해 우리는 지방을 연료로 써서 결국 다시 지방에 연료를 공급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38

비만은 계급 문제로도 보인다.6 가난한 도심 지역에서는 값싸고 지방·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패스트푸드를 자연에서 방목한 닭과 신선한 채소보다 훨씬 더 많이 더 쉽게 구할 수 있다. 게다가 의료, 운동 시설, 예방적 교육은 훨씬 접근하기 어려워, 가난할수록 비만해지거나 비만 관련 질병에 걸릴 위험이 당연히 더 크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38

여성 개개인이 체중에 골몰하는 일은 체중 외에 더 복잡다단한 불만의 원인들을 보이지 않게 가리는 역할을 할 때가 많다. 허리선의 상태를 고민하는 것이 영혼의 상태를 고민하는 것보다는 더 쉬운 법이니까.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38

욕구는 기본적 생명 유지 문제에서 분리되고 법적 제한에서 자유로워진 후 주로 내면과 관련된 현상이 되었고, 욕구를 만족시키는 역량은 물리적 틀이나 정치적 틀보다는 감정적 틀에 의해 규정되었으며, 그 결과 한 여성이 갈망과 만족에 대해 갖는 관계는 마치 거울처럼 그의 자아의식과 더 넓은 세상에서 그가 자리한 위치를 비춰 보인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40

우리는 다른 어느 시대, 다른 어느 집단의 여성들보다 자유재량으로 쓸 수 있는 기회와 자유를 더 많이 누렸고,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으며 우리가 적합하다고 여기는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결정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스물한 살의 나이에 해골 같은 형상으로 깎여나간 나 자신의 모습을 목도했다. 그때 나의 존재 전체는 욕구의 부인을 지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흔두 살인 지금도 여전히 욕망의 주변부에서 머뭇대고 있는 나를 느낀다. 종종 나와는 어마어마하게 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그 문들의 틈새를 엿보면서, 그 안으로 호기롭게 들어가도 괜찮을지 어떨지 나는 아직도 완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41

여성의 많은 행동(체중과 외모에 대한 집착, 명백한 자기 파괴적 성향)은 하나같이 ‘낮은 자존감’으로 인한 병이라고 치부된 후 ‘낮은 자존감’의 폐품 더미에 던져지는 경향이 있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43

개인의 변화든 집단의 변화든 변화란 본성상 빙하처럼 느리디느린 속도로 이루어지며, 진보의 지도는 승리들이 아니라 작디작은 전진과 변화들로 그려진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44

오늘날 내게 좋은 하루란 여러 가지를 의미할 수 있다. 집 근처 강에서 노를 저으며 하루를 시작한 날을 의미할 수도 있다. 조정은 나 자신이 유능하고 강하며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활동이다. 또는 하루치 일을 견실하게 해낸 날을 의미할 수도 있고, 친구와 웃으며 통화한 날, 좋은 음식으로 식사한 날, 혹은 밤에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두 존재, 사람 한 명과 개 한 마리와 포옹한 채 시간을 보낸 날을 의미할 수도 있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44

이제 나에게 좋은 날이란 고립과 완벽주의와 자기 징벌과 관련된 내 최악의 충동들에 성공적으로 저항한 날을 의미하고, 그 대신 재미와 생산성과 연결성 사이에 적당한 균형을 찾아낸 날을 의미한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44

좋은 날들로 향하는 내 길을 찾기 위해, 더욱 힘을 북돋는 방식으로 안녕을 정의하기 위해 나는 점진적으로, 그리고 자주 고통을 참아가며 르누아르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기어갔다. 충족될 자유를 향한 16년간의 느린 걸음이었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44

사람이 자신의 욕구를 마음껏 충족시킬 만큼, 세상에서 기쁨을 누리고 살아 있음을 마음껏 즐길 만큼 그 사람을 자유롭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 안에 진정한 성배가, 한 여자의 갈망의 핵심이 들어 있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45

굶기의 미끼는, 그 불가해하면서도 유혹적인 낚싯바늘은, 위안이었다. 나를 인간의 갈망이라는 평범하면서도 온갖 위험이 가득한 세계에서 끄집어내어 그보다 더 높은 곳에, 고요함의 내밀한 왕국에 데려다놓는 듯한, 그 안전함과 억제가 주는 온화한 위안.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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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시민으로 성장하면 자기를 너무 가혹하게 평가하지 말아 달라고 내게 부탁했다.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274

텔레비전에서 12시를 알렸을 때 우리 모두 얼싸안았다. 마리아, 앙헬리카, 호르히토, 킴, 폰트 부인, 폰트 부인 여동생, 라우라 다미안 아버지, 건축가, 화가들, 킴의 사촌 누이, 아르투로 벨라노, 울리세스 리마, 루페, 그리고 내가.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277

반듯한 직사각형 창틀 안에 담겨 있는 그 그림자에 세상의 모든 슬픔이 농축되어 있었다. 불꽃놀이야, 아르투로의 말이 들렸다. 그러는 사이 우리가 탄 차는 우당탕거리며 폰트 자매의 집과 건달들의 카마로와 콜리마 가를 뒤로하고 달렸다. 2초도 안 되어 우리는 벌써 오아하카 로에 들어서 멕시코시티 북쪽으로 사라져 갔다.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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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 보려고 했다.

그러기가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 <데미안>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93874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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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과의 강박적인 관계, 통제되지 않는 쇼핑과 빚, 삶 전체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외모에 대한 집착, 온갖 종류의 ‘이즘’들. 이 모든 것이 허함과 관련되어 있고 내면의 공백을 잘못된 방향에서 메우려는 노력과 관계있으며 모두 똑같은 어두운 감정에서 비롯된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28

욕망 대 박탈, 탐닉 대 자제, 돌봄 대 자기부정. 이런 것들이 특히 여성의 드라마 무대에 반드시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28

이는 여자들이 태어나 자라는 동안 줄곧 주입받은 관념 때문이다. 그것은 여성의 욕구는 처음부터 제한되고 축소되어 있으며, 여성의 갈망은 억제해야 하고 갈망을 만족시키는 일은 가장 엄밀하게 한정되고 사회적으로 용인된 방식으로만 허락해야 한다는 관념이다.

-알라딘 eBook <욕구들>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중에서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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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마침내 앙헬리카가 나타났고, 비로소 나는 판초의 말을 이해하고(판초는 앙헬리카의 처녀성을 노리는 사람 중 하나였던 것이다!), 폰트 자매 아버지의 마음을 거의 이해했다. 솔직히 내게는 처녀성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지만(다른 사람 이야기할 것도 없이 내가 아직 숫총각이다. 브리히다가 하다 만 펠라티오를 딱지 뗀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면. 하지만 펠라티오를 겪었다고 여자와 섹스를 한 것일까? 나 역시 똑같이 그녀의 성기를 핥았어야 섹스를 했다 할 수 있지 않을까? 남자가 딱지를 뗐다 함은 여성의 질에 성기를 삽입해야 하는 것이지, 입이나 항문이나 겨드랑이에 삽입하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내가 진짜 섹스를 했다면 사정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참으로 아리송한 문제들이다).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60

그녀는 아름다웠다. 오아하카[29]산 블라우스, 꽉 끼는 청바지, 가죽 샌들 차림이다. 어깨에는 책과 종이가 가득 든 짙은 갈색 가방을 메고 있는데 크림색 해마 그림이 가장자리를 수놓고 있다.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77

나는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진담일 가능성에 생각이 미치자, 이 상황이 심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 순간에는 마리아에게 잘 보일 생각밖에 없었다. 나는 행복했고, 밤새도록 같이 있을 용의가 있었다.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82

하지만 현실과 〈접하기만 해야지〉 스스로를 현실에 〈내놓으면 안 돼〉, 안 그런가? 지나치게 현실과 많이 접하고 현실에 노출이 되면 〈희생자〉가 될 테니까.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99

사람은 다 자기 이해력을 벗어나는 것이 있으면 그걸 규정하려는 경향이 있지.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113

그녀의 손가락은 내 얼굴을 턱수염에서 눈까지 어루만지면서 잠을 자라는 듯 내 눈을 감겼고, 앙상한 또 다른 손으로는 내 바지 지퍼를 내리고 성기를 찾았다. 아마도 신경이 곤두서서 그랬겠지만 왠지 나는 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알아, 마리아가 말했다, 나도 안 졸려. 그 후에는 모든 것이 일련의 구체적인 행위, 고유 명사, 동사, 꽃잎처럼 뜯겨 나간 해부학 교본의 장(章)들이 이어지면서 서로 혼란스러운 관계를 맺었다. 나는 마리아의 나신, 그 멋들어진 나신을 절제된 침묵 속에 탐구했다. 마주치는 그녀의 구석구석, 무한하고 매끄러운 공간 공간을 찬미하면서 소리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말이다. 나보다는 덜 얌전 빼는 마리아는 얼마 안 가 신음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수줍던 혹은 조신하던 그녀의 동작이 점점 개방적으로 되면서(지금으로서는 다른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 무지나 무관심 때문에 이르지 못한 곳들로 내 손을 안내했다. 이렇게 하여 10분도 채 안 되어 나는 여자의 클리토리스가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부드러움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주무르고 애무하고 눌러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한편 마리아는 그 한계를 수시로 넘어섰으니, 처음에는 내 음경을 살살 어루만지다가 이내 양손으로 무지막지하게 주물러 댔다. 그녀의 손이 어떤 때는 어둠 속에서, 또 구겨진 시트 사이에서 매의 발톱처럼 억세게 그놈을 낚아채 나는 내 물건이 송두리째 뽑힐까 봐 두려웠고, 어떤 때는 내 고환과 음경, 고환과 고환 사이를 연결하는 공간과 수로를 조사하고 측량하는 중국인 난쟁이 같았다(그녀의 손가락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 후(하지만 먼저 나는 바지를 무릎까지 내렸다) 나는 그녀 위에 올라타 삽입했다.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124

정치 성향. 목테수마 로드리게스는 트로츠키주의자이다. 하신토 레케나와 아르투로 벨라노는 전에 트로츠키주의자였다.

마리아 폰트, 앙헬리카 폰트, 라우라 하우레기(벨라노의 예전 여자 친구)는 〈멕시코 여성이여, 전쟁의 함성을 질러라〉라는 급진 페미니스트 운동에 참여하고 있었다. 거기서 벨라노의 친구이자 일종의 사디즘-마조히즘의 전도자인 시몬 다리외를 알게 된 듯하다.

에르네스토 산 에피파니오는 최초로 멕시코 동성애 공산당과 멕시코 동성애 프롤레타리아 코뮌을 만들었다.

울리세스 리마와 라우라 다미안은 무정부주의 그룹을 결성할 계획이었다. 창립 선언문 초고는 남아 있다. 울리세스 리마는 열다섯 살 때 루시오 카바냐스[51]의 게릴라 잔당에 들어가려 했다.

킴 폰트와 똑같은 이름의 그의 아버지는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나 에브로 전투[52]에서 사망했다.

라파엘 바리오스의 아버지는 비밀 철도 노조에 가입했으며 간경변증으로 사망했다.

피엘 디비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오아하카에서 태어났고, 그의 말에 따르면 굶어 죽었다.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153

집에 돌아왔다. 학교도 다시 갔다(하지만 들어가지는 않았다). 마리아와 자고 싶다. 카탈리나 오하라와 자고 싶다. 라우라 하우레기와 자고 싶다. 가끔은 앙헬리카와 침대에서 뒹굴고 싶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앙헬리카는 눈가가 점점 거뭇해지고, 창백해지고, 마르고, 있는 듯 없는 듯 해진다.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174

알베르토와 하는 마리아도 상상했다. 마리아의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는 알베르토도. 판초 로드리게스와(그는 이제 내장 사실주의자가 아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는 앙헬리카도. 피엘 디비나와 하는 마리아도. 앙헬리카와 마리아와 하는 알베르토도. 카탈리나 오하라와 하는 알베르토도. 킴 폰트와 하는 알베르토도. 시인들이 말하는 최후의 순간에는 마침내 정액에(그 농도와 색깔이 눈을 현혹해서 피와 똥 같아 보였다) 얼룩진 육체들의 양탄자 위로 내가 서 있는 언덕을 향해 전진하는 알베르토의 모습을 상상했다. 나는 온 힘을 다해 반대편 산자락으로 뛰어 내려가 사막으로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 자리에 조각상처럼 굳어 있었다.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202

전에는 시간이 전혀 없었는데 지금은 남는 게 시간뿐이다. 전에는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적어도 하루 두 번은 멕시코시티를 북에서 남으로 다녀야 했다. 지금은 걸어서 다니고,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매일 사랑을 나눈다. 공동 주택의 우리 방에는 이미 조그만 서재가 생겨나고 있으니, 서점 방문과 도둑질의 산물이다.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211

나도 가끔은 대화가 필요하다. 멕시코시티의 서점들을 체계적으로 훑고 다니며 사라진 두 친구를 찾고 있노라고, 돈이 없어서 책을 훔치곤 하노라고(돈 크리스핀은 즉각, 가리바이 신부[107]의 번역으로 포루아 출판사에서 나온 에우리피데스[108]의 책을 내게 선물했다), 그리스어와 라틴어는 물론 프랑스어, 영어, 독어를 알았던 알폰소 레예스를 존경하노라고, 이미 학교에 가지 않노라고 돈 크리스핀에게 털어놓았다.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211

내장 사실주의자들에게는 아무도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창작 지원금도 잡지 지면도 주지 않을뿐더러, 출판 기념회나 낭송회에 초대하지도 않는다.
벨라노와 리마는 두 명의 유령 같다.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231

그녀의 시선에서 승리라는 단어로밖에 지칭할 수 없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비록 슬프고 체념적인 승리, 삶의 몸짓이라기보다 죽음의 작은 몸짓에 기인해 있었지만 말이다.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245

오랫동안 낯선 나라를 걷듯 걸으며 숨이 턱 막히고 구역질이 나는 것을 느꼈다. 중앙 광장에 이르렀을 때 마침내 땀구멍이 열렸고, 있는 대로 땀을 흘렸더니 구역질이 사라졌다.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247

어깨 너머로 바라보면 내 뒤에 심연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전혀 두렵지 않은 심연이었다. 괴물들 따위는 없고 어둠과 침묵과 공허함만 가득했으니까. 물론 이것들 때문에 아프기는 했지만 배에 살짝 통증을 느끼는 정도였다. 그러나 어떤 때는 이 사소한 통증이 두려움에 버금가는 것이었다. - <야만스러운 탐정들 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104220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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