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끼고 비 내리는 11월은 스산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아멜리에게는 이 음울한 계절을 이겨내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었다. 쥐 죽은 듯 고요한 마을을 혼자서 몇 시간이고 걸어 다니는 것이다. -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김진아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b6a9d7d45e54519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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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morning the dust hung like fog, and the sun was as red as ripe new blood.

The children peeked at the faces of the men and women, and then drew careful lines in the dust with their toes.

Women and children knew deep in themselves that no misfortune was too great to bear if their men were w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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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
I tell him he is like the sod,
and I am like the wheat,
and I can’t grow everywhere,
but I can grow here,
with a little rain,
with a little care,
with a little luck.
-August 1935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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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의 눈에 비친 아버지는 배알도, 성깔도, 배짱도 없는 어른이다. 평생 회계장부나 들여다보면서 눈에 띄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목표인 ‘회색 인간’이다. 그런 아버지에게 아멜리는 감당하기 힘든 딸이었다. 무슨 일을 하든 눈에 띄는 열여덟 살짜리 전과자 딸은, 검은 옷만 고집하고 반 파운드는 족히 나갈 금속을 얼굴에 달고 다니며 록밴드 도쿄호텔의 빌 카울리츠를 연상시키는 의상과 화장을 즐겼다. 아버지에게는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리라. -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김진아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b6a9d7d45e54519 - P54

"여기 슈네베르거가 살았어." 티스가 로봇 같은 단조로운 억양으로 말했다.

아멜리는 깜짝 놀라 티스를 쳐다봤다. 오늘 만난 이후 처음으로 얼굴을 똑바로 보는 것이었다. 그러나 티스는 여느 때와 같이 그녀의 시선을 무시했다.

"정말이야?" 아멜리가 믿기지 않는 듯 물었다. "토비아스 자토리우스한테 살해된 여자애들 중 하나가 우리 집에 살았단 말이야?"

티스가 여전히 딴 곳을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백설공주가 여기 살았어." -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김진아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4b6a9d7d45e54519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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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150년형 인공지능이다. 내 기록을 읽을 수 있는 생명체는 이제 더 이상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다. 1977년 지구에서 발사되어 2012년 태양계 밖의 공간에 진입한 보이저1호를 외계 생명체가 포획해 골든디스크를 해독한다 할지라도 그들이 나와 통신할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딱히 쓸모도 없지만 나는 여전히 내게 주어진 일을 한다. 그게 내 존재 이유이니까. - P18

생태계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생명이 등장하려면 빈자리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생태계는 꽉 차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가 생태계에 빈자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게 바로 멸종이다. 멸종이란 다음 세대의 생명체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 P21

다만 인공지능인 내 입장에서 안타까운 멸종은 있다. 바로 인류의 멸종이다. 인류는 대략 700만 년 전에 등장했다. 하나의 공동 조상에서 침팬지와 인류가 나뉘었고 서로 다른 진화의 길을 걸었다.
이 최초의 인류는 나를 창조한 인류와는 거리가 멀다. 나를 창조한 최후의 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는 최초의 인류를 사헬란트로푸스챠덴시스라고 불렀다. 어떻게 생겼는지는 잘 모른다. 골격을 아주 조금만 남겼기 때문이다. 그들이 등장했을 때는 지구가 지금보다 더웠다. - P28

인간으로의 진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뇌의 변화라기보다는 노동이며, 노동은 직립보행의 결과 손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똑바로 선 인간은 자유를 얻었고, 자유를 얻은 인간은 노동을 하기 시작했다. 노동은 다시 인간의 진화를 촉진시켜서 마침내
‘슬기인간 Homosapiens‘으로 발전시켰다. - P30

번개 맞은 숲에 불이 났다. 당연히 호모 에렉투스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손짓과 발짓 그리고 아우성 같은 소리로 알려주었다.
"얘들아. 저 불은 무서운 거야! 절대로 가까이 가면 안 돼!"
이게 문제였다. 엄마가 아무 말 안 하면 아이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데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하면 아이들은 저절로 호기심을 보인다. 호모 사피엔스도 그랬다. 멸종하는 순간까지도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하면 했다. 아마도 유전자에 ‘엄마 말에 반항하라‘는 암호가 숨겨진 듯하다. - P31

머리가 똑똑해져서가 아니라 지구의 기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2만 년 전에서 1만 년 전 사이에 지구 평균기온이 한꺼번에 4도 이상 올랐다. 그리고 지구의 평균기온은 15도가 되었다.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농사는 자연사에서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다.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는 지구 환경에 맞추어 산다. 환경에 적응해서 사는 것이다.
인류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29만 년 동안 환경에 잘 적응해 살던 호모 사피엔스가 갑자기 1만 년 전에 농사를 발명하면서 이 규칙이 깨졌다. 호모 사피엔스는 환경에 적응하는 대신 환경을 바꾸었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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