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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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어보고 싶었던 톨스토이의 작품! 소담 출판사의 번역은 어떤지도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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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
김지수 지음, 이어령 / 열림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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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리뷰어스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받았습니다]


인생의 의미,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듣고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 책들은 여러 작가들을 통해 자주 만나는 편이다. 훌륭한 학자, 보는 시각이 남다른 젊은이, 천재적인 통찰력의 CEO등을 만나봤는데 각자의 삶 가운데에 정말 보석같은 이야기를 들을수 있지만 내게 가장 큰 가르침을 주는 분은 정말 인생을 오래 사신 어르신들의 이야기이다.

그분들은 단지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삶을 살아보고 경험해봤다. 그분들의 삶이 되어버린 그 경험은 어떤 책의 지식과도 비교할수 없는 힘이 있는데 바로 살아있고 생명력있기 때문이다. 그분들의 이야기만큼 나에게 큰 공명을 주는 이야기가 없는데 이 책이 정말 그랬다. 김형석님의 <백년을 살아보니> 이 후로 정말 큰 가르침을 받은 기분이었다. 이 책을 읽는데 몇 번이나 울컥하며 눈물이 나던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기쁨도 있으나 나의 영혼까지 진한 감동이 전해지는 기분이었다.



이어령님은 현재 88세이시고 암 환자이시다. 암 치료를 더 이상 받지 않으시고 자신이 하시는 일을 하시다가 이 땅을 떠날 각오로 하루하루를 살고 계시다. 그런 분에게 죽음은 정말 현실이다. 죽음을 '철창 안의 호랑이가 나와서 나에게 덤벼드는 기분'으로 표현하시는데 넘 생생하게 와 닿았다. 평생 죽음을 연구했던 사람조차 자신의 죽음에 대해 너무나 당황하고 힘들어하는 모습들을 이야기 해 주시는데 진짜 자신의 죽음은 이렇게 느끼는구나 싶어서 가슴이 오그라드는 기분이었다.



진실의 반대말은 망각이다.

이 말이 넘 인상적임! 진실의 반대말은 거짓이 아니라 망각이라니...

'나는 이 진실에 대해 어떠한 왜곡은 하지 않았어! 하지만 부담스러우니 모르는척 해야지...'

이런 생각 누구나 해보지 않았나? 내가 먼가 일부러 나쁜짓을 하지 않았으니 내겐 책임이 없다고 얼마나 많은 자기 위안을 했나... 하지만 그런 태도가 진실을 반하는 행동이라는 게 가슴에 꽂혔다. 가벼운 진실은 지금 본인에 충실한것으로 해결될수 있지만 정의와 맞닿아있는 그런 진실은 얼마나 큰 책임감을 우리에게 부여하는가... 나에겐 이 진실에 대한 정의가 큰 충격이었다.



이 부분을 읽고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곧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음... 10년도 더 전에 한번 읽어보고 내가 이걸 읽었다니!! 하고 좋아하고 잊어버린 작품임 ㅠㅠ 하지만 그렇게 잊어버리기엔 평생 가지고 가야할만한 교훈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 작품의 대한 이야기들을 들으면 깜짝깜짝 놀란다. 이 '파 뿌리'사건도 그러함.

천국에 간 자들이 엄청 거창한 선행을 행해서 그 곳에 간 것이 아니라 그 작은 '파 뿌리' 같은 선행을 신이 기억해주시고 구원으로 이끄셨다는 이야기가 왤케 위로가 되고 감사한지... ㅠㅠ 그 은혜와 사랑이 정말 크다고 다시한번 느꼈다.

하지만 그 은혜를 마치 내가 큰일을 해서, 내가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착각하면 망할수 밖에 없다는 메세지도 정말 크게 와 닿음. 겸손의 자세를 잃어버리면 은혜 받을수 없다는 것을 다시 새겨본다.



이 책에서 정말 특별하고 새롭게 느껴졌던 부분이 바로 이 탕자, 잃어버린 양에 관한 이어령님의 관점이다. 그들은 더 이상 생겨서는 안 되는, 제거해야 할 존재로 보지 않으시고 그들은 정말 탁월한 자이고 진짜 자신의 삶을 찾아간 자들이라고 아주 큰 평가를 내려주심! 심지어 그들처럼 신념대로 살지 말고 길 잃은 어린양이 되라고 응원해주신다 ^^;;;

그런데 마냥 헤매고 막 살라는 뜻이 아니라 길 잃어도 영영 미아가 되지 않을 것이고 많은 경험을 통해 성숙해져서 마침내 다시 아버지가 계시는, 목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갈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길을 떠나라는 것이다. 그 때 진짜 자기 자신을 만날수 있고 실존하는 자가 된다고 말씀하심. 평생 거의 시키는대로, 큰 탈선 없이 살아온 나에겐 충격적이고 큰 도전을 던져주셨다. 이런 과정이 반드시 필요함을 인정하고 우리 아이들을 풀어줘야할텐데 라는 생각이 듬... 그게 얼마나 어려울까 싶지만 ㅠㅠ



부정적이고 문제적인 모습을 단편적으로만 보지 않으시고 그 모습 역시 이 세상의 하나로 존재할 때 더 나은 사회가 되는 원동력이 될수 있다는 말씀이 넘 와닿았다! 보를레르의 시를 갖고 싶다면 그의 상처까지 가져야한다니... 좋은 점만 쏙쏙 빼먹을순 없다는 것.... 그 반대편에 있는 단점까지 끌어안아야만 건강한 사회라는 말씀이 넘 마음에 와 닿는다. 그 엉망진창, 카오스도 인정하고 발전할수 있는 하나의 에너지로 봐야한다는 지적이 나의 눈을 다시 한번 열어주심,,.



영적 영역에 대한 이야기도 정말 흥미롭고 마음에 와 닿았는데 그 부분은 완전히 나의 바깥에서 온다는 것이다. 고난도 신 은총도 파도가 덮치듯이 전혀 예상치 못하게 급습한다는 것! 그래서 어떤 은혜를 입을 때 나는 어떠한 자랑도 할수 없는 것이다. 나의 노력이 전혀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고통을 지날 때 고통속에 주저 앉아 더 짐승같은 인간이 될수도 있지만 그 고통의 통찰을 통해 더 깊은 사람이 되고 초인이 될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도 정말 마음에 울렸다. 이 영적 영역은 신과 아주 가까이 있는 정말 놀라운 영역인듯 하다.



나는 용서 받을 사람이지 용서 해줄 사람이 아니야.

이 고백에 얼마나 이 분의 겸손함이 느껴지는지.... ㅠㅠ 자신을 객관화 시켜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제대로 보지 않고서는 이 고백을 하는 건 불가능한것 같다. 우리가 살면서 얼마나 많은 섭섭함을 느끼고 사는가. 이 세상은 대부분 나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고 그런 말들을 들으며 산다. 상처받지 않으며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나 역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며 살고 있는지 깨닫는다면 그동안의 서운하고 섭섭했던 마음들이 녹아내릴수 밖에 없다. 이 어르신의 고백에 나의 고개도 숙여진다.

이 책은 이어령님이 곧 자신이 죽을 것으로 생각하고 김지수 작가와의 대화로 이루어진 글이다. 너무나 다행히 이어령님의 예언이 틀려서 아직 우리와 같은 땅에 살고 계시는데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이라고 느껴지고 안도감이 드는지...

이런 귀한 이야기를 해주셔서 넘 감사했고 이렇게 우리 곁에 오래오래 계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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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
김지수 지음, 이어령 / 열림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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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진수를 실제 경험하고 깨달으신 대 스승님께 듣는 기분이었다. 그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고 그 깊이는 얼마나 깊던지... 몇번이나 울컥하고 입이 저절로 벌려졌던 정말 인생책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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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 똥 정호승 동화집 1
정호승 지음, 정현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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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받았습니다]


얼마전에 정호승님의 <참새> 동화집을 아이들과 함께 재밌게 읽었다.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다운 동시들인지~ 읽는 내내 행복해지고 뭉클해지고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었음~ 그런데 이번엔 정호승님이 동화책을 내셨다고 해서 넘 반가운 마음으로 언넝 집에 들이게 되었다!

역시 기대대로 정말 좋음 ㅠㅠ 아이들 책이라고 하기엔 마음 깊숙히까지 터치되는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자신이 밀물이자 썰물이면서도 둘다 자신인지 모르고 찾는 바다의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사라질 위험에 처했던 증기기관차가 통일에 대한 희망 상징물로 잘 보존되는 내용도 참 좋았다. 우리 막내는 조약돌의 미소가 넘 재밌었다고~ ^^

나는 '그림 밖으로 날아간 새'가 가장 좋았어서 그 내용을 담아보려 한다.



어느 화가가 바닷가 풍경의 갯바위 위에 앉아있는 도요새를 그렸는데 그 도요새는 너무나도 바다 위를 날고 싶었다. 그래서 화가에게 자신을 바다위로 날수 있도록 그려달라고 애원하지만 냉정한 화가는 그의 부탁을 들어주질 않는다.



넘 속상한 도요새는 눈물을 흘림 ㅠㅠ 하지만 자신이 팔려가면 다시는 날수 있는 희망이 살아질 것이라는 생각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화가에게 부탁하나 끝까지 거절당함... 그러다가 밤하늘에 떠있는 샛별에게 그림 밖으로 날아갈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냐고 물었고 샛별은 진정으로 누굴 사랑할수 있다면 나갈수 있다고 말해준다. 그래서 도요새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사랑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래도 날지 못해서 속상해하고 있었는데 바다 끝 무인도에 살고 있는 붉은부리갈매기를 보게 되었는데 그 갈매기 둥지에서 어미새가 없는 사이에 새끼 갈매기 한 마리가 그만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도요새는 오직 새끼 갈매기를 살려야한다는 생각만 하게 되자 자신도 모르게 새끼를 향해 날아갔다!



더 이상 자신을 생각하지 않고 다른 누군가만을 위해 생각해서 움직일 때 도요새는 자신의 틀을 벗어나 날아갈수 있었던 것이다. 넘넘 마음에 와닿았던 이야기임... 진짜 사랑을 할수 있다면 이렇게 우리는 우리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킬수 있을텐데....

정호승님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눈에 보이는 세상을 보내 주는 것이 동화'라고 하신 정채봉 동화 작가님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그 말대로 동화를 쓰려고 하셨다 한다. 그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볼수 있는 것이 바로 '마음의 눈'이다. 그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볼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볼수 있고 잠재력들이 살릴수 있고 생명력을 불어 넣을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이라고 느껴졌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마냥 재밌게 보려고 다가갔던 동화책이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큰 감동과 여운이 있었던 깊은 책이었다. 어른들, 아이들 모두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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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주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1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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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졸라는 나의 절친의 <목로주점> 서평을 통해 처음 만났다. 친구의 관점에서 보는 글이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갖게 된 만남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엄청 강렬했음!!

그 강렬함으로 왠만해선 에밀 졸라는 만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 , 기 드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 알퐁스 도데 단편집들을 만나자 그들과 계속 인연이 있었던 에밀 졸라가 눈에 띄었고 무엇보다 그가 자연주의의 거장이라는 평들을 대하니 정말 이젠 그를 만나봐야겠다는 마음이 섰다.

그러던 중에 <패주>를 통해 드디어 에밀 졸라를 직접 만나게 되었다.

난 개인적으로 전쟁작품들은 좋아하진 않는다. 지리도 약하고 전술도 잘 모르고 너무나 거친 느낌의 그 장르는 솔직히 떙기지 않는게 사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대하다보니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 단편집,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를 자연스럽게 읽게 되었고 전쟁작품에 대해 나도모르게 친숙해지기까지 한 기분이다 ㅋㅋㅋㅋ 요런 상태에서 에밀 졸라의 <패주>를 만나게 되서 크게 거부감이 들지 않았고 도데의 단편집의 배경이었던 같은 보불전쟁 이야기라서 더 내용의 흐름을 따라가기가 좋았다.

이 작품의 주요 인물은 모리스와 장이라는 인물인데 모리스는 변호사로 한마디로 말해 젊은 지식인이었다. 반면 장은 시골 농부출신이라 단순하고 무식하지만 무척 지혜롭고 우직하며 충성스럽다. 장은 하사이고 모리스는 그의 병사인데 초반엔 모리스가 자신같은 지식인이 무식한 농부의 명령을 따라야한다는 것에 무척 탐탁치 않게 여긴다.

하지만 장의 책임감이 있으며 의리있고 우직하며 참된 리더의 모습들을 보여주자 자신도 모르게 그를 존경하게 되고 그를 진심으로 따르게 된다. 모리스는 장을 너무나 사랑하는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그를 형이라고 부르게 된다. 장은 처음부터 모리스를 지식인으로 대우해주며 자신보다 아래이지만 무척 존중해줬는데 그런 모리스가 자신에게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형이라고 부르자 원래부터 그랬던것처럼 친 아우로 대해준다.

진짜 둘의 우정과 사랑이 얼마나 진한지.... 둘이 알게 된건 정말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 죽음의 경계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니 친 혈육과 다름없는 관계가 된다. 실제로 둘은 상대가 죽음의 위험에 처했을 때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구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런 그들의 사랑이 정말 감동적임...

반면, 본성이 시키는 대로만 행동하는 자들도 있다. 특히 이렇게 기본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고 많은 목숨이 오가는 전쟁터에선 그런 본성의 힘이 더 큰 듯함. 여태 함께 자고 함께 먹으며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동료이지만 자신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배고픔 때문에 이성을 완전히 버리고 그 동료를 무참히 살해하는 일도 일어난다. 그리고 뒤 늦게 현타와서 자신도 어쩔줄 모르는 상황에 빠짐 ㅠㅠ 너무나 안타깝다... 이런 극적인 상황이 사람들을 단체로 미쳐버리게 만들어 점점 괴물처럼 변함....

이런 광기어린 모습은 파리에서 난리치는 코뮌들의 모습을 통해 많이 보이는데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에서 느꼈던 단체로 광신도 집단이 되어 자신이 무슨짓을 저지르는지도 잘 모르는채 마구 죽이는 모습과 무척 오버랩 되었다. <두 도시 이야기>를 읽을 때 진짜 충격적이었는데 이번이 두번째라서 개인적인 충격은 덜했으나 그 미쳐 날뛰는 모습은 너무나 비슷했다. 정말 사람은 극적인 상황에 놓이면 정상적인 사고판단이 불가능해져버리고 자신들이 믿는 것만 답이라는 맹목적인 신앙에 갇혀서 같이 미친 괴물이 되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런 모습은 특정 사람들이 이상해서가 아니라 누구든 그 상황에 그 곳에 있다면 그렇게 될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것이 인간의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느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열터지는 것은 많은 병사들이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사기가 꺾이고 어이없이 죽는데 그 이유는 명령권자들이 제대로 상황 파악하지도 못해 상황에 맞는 명령을 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방금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라는 식의 완전 웃기지도 않은 바보 같은 명령이 난무함...

알퐁스 도데 단편선에 있는 <당구 게임>이 넘 생각이났는데 지금 밑에선 공격당해서 젊은 병사들이 개죽음 당하고 있는데 명령을 내려야하는 사령관이 당구 게임을 하느리 아무 명령도 내리지 않아서 패전하는 이야기이다. 진짜 이런 일이 이렇게 있었던 거지... 정말 리더가 제대로 세워지지 않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패망하고 개죽음 당하는지, 아무리 강조하고 반복해도 지나치지 않는 교훈이다.

그렇게 독일한테 밟혀서 결국 항복을 하게 되었는데 그 상황에서 그 항복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국민자위대가 형성되어 반발한다. 그 와중에 독일에게 짓밟힌 자존심을 국민자위대를 깨부시는데 쓰는 프랑스 정부... 물론 이 자위대가 정상적이진 않았다. 그 무리도 너무 극단적이고 서민들을 괴롭혀서 비난받을만 하긴 하지만 그래도 자국민들인데 그들을 그렇게 까지 짓이겨야만 했을까...독일군에게 당한걸 자국민에게 분풀이하는것 처럼 보이는 프랑스 정부가 넘 한심하게 보였다.

에밀 졸라의 섬세한 묘사로 전쟁의 끔찍함이 정말 잘 표현되었는데 특히 인상적이었던것은 많은 생명들의 죽을 때의 모습보다 죽고 나서 그 시신들의 부패로 주변이 심각하게 오염되어지는 부분들이었다. 죽음의 끔찍함,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버릴 때의 아픔들 못지 않게 죽은 사람들, 죽은 말들로 인해 생겨나는 전염병들도 엄청난 것이었다. 그 부분이 정말 강렬하게 와 닿음...

이렇게 많은 생명들이 개죽음을 당하고 온갖 것들이 파괴되고 정말 지옥이 따로 없어보이는 모습이지만 그래도 남아있는 사람들이 다시 일어나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작품이 끝난다. 이 부분을 읽는데 뿌옇고 어둡고 음침한 곳에 한 줄기 빛이 내려오는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다시 희망을 꿈꾸며 새로운 시대를 열기위해 애쓰는데 그들이 있어서 더 나은 지금이 있었다는 게 와 닿아 무척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패주>를 통해 전쟁의 해로운 점과 이로운 점 모두를 보여주며 우리는 더욱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알려준 에밀 졸라. 그의 메세지가 넘 공감이 되었고 다 잃었지만 다 잃은게 아님이 느껴지면서 허탈하지만은 않은, 가슴에 작은 씨앗이 뿌려진것 같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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