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부분 전까지는 정말 의식의 흐름대로 기록한 느낌이라서 샤르트르의 <구토> 보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음 ㅋㅋㅋ 그러다 뒷부분에 죽음에 대한 기록은 너무 사실적이어서 소름이었다. 해리는 애인과 대화하다가 급 죽음이 바로 와있는것을 느꼈다.이런 식의 표현을 반복한다. 그냥 일상적인 행동과 대화를 하다 급 죽음을 느낌. 그러다 본격적으로 죽음이 그를 덮치는 이 장면은 얼마나 함께 긴장이되던지 정말 심장이 쫄깃해졌다. 아직 죽음을 느껴본적은 없지만 정말 죽음은 이런 느낌으로 갑자기 스윽 들어와서 덮칠것 같다. 나까지 서늘해지는 기분이었다. 요 죽음에 대한 현실적인 표현 하나만으로도 이 작품은 정말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죽음이 덮치는 줄 알았는데 그의 잠자리를 옮기니 그런 기분은 사라지고 곧 잠이 든다.
다음날 아침 그렇게 기다렸던 비행기가 도착했고 그의 친구가 직접 그를 구하기 위해 비행기를 운전해서 왔다. 비행기가 작아서 해리와 그의 친구만 먼저 이륙해서 돌아가는데 출발전에 연료를 넣기 위해 다른 곳에 들린다고 했으나 들리지 않고 계속 간다. 아름다운 아프리카 평원과 동물들을 보고 높이 올라가자 굵은 빗방울도 통과하며 잘 가고 있었는데 친구가 웃으며 손가락을 가리킨다. 그곳은 믿을 수 없이 새하얀 킬리만자로의 정상이었고 해리는 그곳에 자신이 가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더니 갑자기 원래 숙소의 배경이되면서 애인이 죽어있는 해리 발견하고 끝난다.
여러번 죽음을 언급하는 해리를 보며 죽을까? 살아날까? 계속 궁금한 마음이 생기는데 잠자리에 잘 들고 아침에 구조 비행기까지 와서 살았구나 마음을 놨다가 그 내용이 해리의 죽음을 표현한 것이라는 이 결말이 내겐 큰 반전으로 느껴져서 헉! 하면서 봄 ㅎㅎㅎㅎㅎ 앞에 산발적으로 늘어놓은 것 같은 여러 에피소드 땜에 약간 정신없음과 살짝 지루한 느낌이 마지막에 확 날려줌 ㅋㅋㅋ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
이 <킬리만자로의 눈> 책에는 [킬러들], [흰 코끼리 같은 산등성이], [미시간 북부에서], [혁명가], [빗속의 고양이] 단편들도 같이 실려있다. 단편들이 분량이 많이 짧고 실존주의적인 다짜고짜 진지한 분위기로 앞뒤 모르고 으잉? 하고 끝나지만 은근 흥미롭다 ㅋㅋㅋㅋ 특히 [미시간 북부에서]는 한 처녀가 젊은 대장장이를 짝사랑해서 그의 생각으로 가득한데 며칠만에 사냥하고 돌아온 그가 그녀를 덮친다. 날카롭고 아프고 상처가 되면서도 싫지만도 않은 여자의 혼란스러운 감정들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헤밍웨이는 정말 상남자 작가라고 말해주었던 절친의 평이 생각이 났다 ㅋㅋ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이정서 번역가님인데 이 분은 정말 번역에 인생을 거셨나 싶을정도로 너무나 진지하고 집요하심! 이런 쪽에 관심있고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진짜 교과서로 여겨도 될만큼 뒤에 번역의 차이에 대해 꽤 많은 내용으로 자세히 설명해주신다. 정말 번역에 대한 열정이 돋보이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