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필요한 날, 친절한 상어 씨를 만나 봐
안드레스 J. 콜메나레스 지음, 최지원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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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그림과 글이 같이 있으면 그림보다는 글에 집중해서 보는 편이다. 그래서 그림책은 잘 안 보는 편인데 이 책은 넘 귀엽게 생김~ 이쁜 조카가 아기 상어를 좋아해서 이 그림을 보자마자 조카가 생각났다. 그래서 더 보고 싶어짐 ㅎㅎㅎㅎ 그리고 무엇보다 울집 막내가 이런 귀여운 그림을 넘 좋아한다~ 요즘 뻑뻑한 책들을 읽어서 쉬어가는 기분으로 기분전환을 기대하며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직접 그림을 보니 생각보다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감동까지 있음! ㅠㅠ 서로를 생각해주고 배려해주는 바다동물 친구들이 넘 이쁨~ 이런 따뜻한 이야기를 귀여운 그림으로 보니 행복이 두 배가 되는 기분이었다~



이 책의 첫 이야기인데 친구란? 우정이란? 가장 중요한 개념에 대해 생각해보고 책에 들어갈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우정은 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친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따뜻하고 가치 있는 일임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이 생각할수 있도록 도와준다.



얼마나 상대를 잘 알고 있으면 그의 표정과 상태만 봐도 무엇이 필요한지 알수 있을까? 이 귀여운 그림으로 이 중요한 사실을 생각하게 해준다. 이 그림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생각났다. 저기압인 엄마를 위해 자신들의 달달이 간식들을 기꺼이 주는 공주들 ㅋㅋㅋㅋ 정말 사랑받는 기분이 든다 ^^



하~ 정말 소중한 바위다~ ㅎ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만큼 귀한 보물이 없지~ 그것만큼 우리에게 큰 기쁨을 주는건 없으니 말이다~ 정말 마음이 따뜻하다~ ^^



응응! 정말 상어 말이 맞음~! 관심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수는 없지만 관심만으로도 상대가 문제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누군가 나를 응원해주고 내가 잘 되기를 원하고 나를 아껴주는 그 마음이 힘든 순간에 정말 버틸 수 있는 지지대가 된다. 나도 그렇게 누군가를 기억하고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



이런 센스 있는 상어 같으니라구! ㅎㅎㅎㅎ 낄끼빠빠의 귀재 같은 모습임 ㅋㅋㅋㅋㅋ 나 역시도 그 사람의 필요까지 딱 채우고 언넝 빠져주는 센스를 탑재하고프다 ㅎㅎㅎ



눈에 보이진 않지만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의 수 많은 도움의 손길과 응원이 항상 있었음을 생각해본다. 항상 그 사랑을 잊지 말고 감사해야지 ^^



넘 따뜻해서 마음이 다 녹아버림 ㅋㅋㅋㅋ 나도 허그를 무척 좋아해서 가족들과 자주 허그하는 편이다. 허그할 때 느껴지는 그 따뜻함과 사랑은 얼마나 정서적으로 충전이 되는지~ 상어의 말과 표정이 넘 공감됨 ^^

리뷰쓰면서 또 행복해졌다~ 정말 이 책은 행복의 책임 ㅎㅎㅎㅎ

마음이 말랑말랑해지고 싶고 편하게 쉬고 싶은 분들에게 모두모두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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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만자로의 눈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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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을 보고 팬이 되어서 그 뒤에 그의 다른 작품 <무기여 잘 있거라>도 찾아 읽었었다. 그 분의 작품을 더 접하고 싶어서 다른 출판사 전자책 버전으로 <킬리만자로의 눈>도 읽었었는데 그 때 상황이 집중하면서 읽기가 어려워서 아쉬웠는데 이번 기회에 번역에 진심인 이정서 번역가님의 책으로 다시 제대로 만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전에는 그냥 넘어갔던 부분들이 이번에 읽었을 때는 더 이해가 되면서 '죽음'에 대해 더 세게 와 닿았다.

<킬리만자로의 눈>은 단편인데도 강렬했다. 작가지만 제대로 활동하지 않는 해리는 돈 많은 애인과 아프리카로 여행을 왔는데 가시에 찔린 다리를 제대로 치료 하지 않아 다리의 상처가 심각한 수준이 된다. 점점 썩어가는 자신의 다리를 보며 해리는 무척 불안해 하며 예전부터 쓰려고 했으나 미처 글을 쓰지 못했던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다시 생각해본다. 그 에피소드들도 꽤 강렬한 내용들이라서 단편속에 여러 단편들이 들어있는 기분이 든다. 눈에 대한 이야기, 전쟁에 대한 이야기, 도박해서 다 날린 이야기, 모자란 살인자 이야기 등등. 본인의 몸은 아프리카에 누워있는데 반은 파리이야기이다. 무척 의식의 흐름대로 막 쓴 느낌이 듬 ㅋㅋㅋㅋ



함께 동거하는 부자 애인에게 갑자기 난 널 사랑하지 않았고 너의 돈이 내 갑옷이었다는 멍멍소리를 시전함 ^^;;; 그러면서도 작가여서 인지 이 상황들이 객관적으로 파악이 되면서 스스로 파괴하고 있음을 깨달으며 여자에게 진심은 사랑하는거 알자나 하지만 그 말은 생존을 위해 늘 해오던 거짓말임을 알고 있다.



그는 글을 쓰는 재주가 있었지만 그것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 그 능력을 이용해 부자 애인들 만나서 먹고 자고 살수 있는 도구로 사용할 뿐.... 그는 자신의 부자 애인 때문에 어떤 노력하지 않아도 부족함이 없고 이로 인해 자신의 재능이 파괴됐다는 비겁한 변명을 하지만 사실 스스로 재능을 파괴함을 안다. 그의 재능에게는 부유함은 독과 같았다. 이게 그에게만 맞는 말은 아닐것이다. 나 포함한 모든 사람은 정말 고난과 고통, 결핍을 넘 싫어하고 그것을 겪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그것 없이는 발전이 없고 결국 파괴된다. 진짜 인생의 아이러니다.



너무 많이 사랑해서 너무 많이 요구하고 너무 많이 싸워서 함께 했던 것을 다 죽여버렸다... 진짜 꼴리는대로, 지 성질대로 살면 이렇게 되지... 암요.... 넘나 헤밍웨이스러운 느낌임! 강렬하게 느끼고 느끼는 것만큼 다 표현하고 막 말하고 과격하게 굴다가 좋았던 기억들까지 다 부숴버리는.... 신경이 예민하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의 특징인것 같다. 나 역시도 그런 기질이어서 무슨 느낌인지 딱 알겠음.... 그런데 정말 이렇게 감정대로 살면 나 죽고 주위 사람도 다 죽이는 것이라서 그러지 않기 위해 참는 것을, 인내를 연습해야 한다. 무척 힘드나 불가능하지 않다.



뒷부분 전까지는 정말 의식의 흐름대로 기록한 느낌이라서 샤르트르의 <구토> 보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음 ㅋㅋㅋ 그러다 뒷부분에 죽음에 대한 기록은 너무 사실적이어서 소름이었다. 해리는 애인과 대화하다가 급 죽음이 바로 와있는것을 느꼈다.이런 식의 표현을 반복한다. 그냥 일상적인 행동과 대화를 하다 급 죽음을 느낌. 그러다 본격적으로 죽음이 그를 덮치는 이 장면은 얼마나 함께 긴장이되던지 정말 심장이 쫄깃해졌다. 아직 죽음을 느껴본적은 없지만 정말 죽음은 이런 느낌으로 갑자기 스윽 들어와서 덮칠것 같다. 나까지 서늘해지는 기분이었다. 요 죽음에 대한 현실적인 표현 하나만으로도 이 작품은 정말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죽음이 덮치는 줄 알았는데 그의 잠자리를 옮기니 그런 기분은 사라지고 곧 잠이 든다.

다음날 아침 그렇게 기다렸던 비행기가 도착했고 그의 친구가 직접 그를 구하기 위해 비행기를 운전해서 왔다. 비행기가 작아서 해리와 그의 친구만 먼저 이륙해서 돌아가는데 출발전에 연료를 넣기 위해 다른 곳에 들린다고 했으나 들리지 않고 계속 간다. 아름다운 아프리카 평원과 동물들을 보고 높이 올라가자 굵은 빗방울도 통과하며 잘 가고 있었는데 친구가 웃으며 손가락을 가리킨다. 그곳은 믿을 수 없이 새하얀 킬리만자로의 정상이었고 해리는 그곳에 자신이 가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더니 갑자기 원래 숙소의 배경이되면서 애인이 죽어있는 해리 발견하고 끝난다.

여러번 죽음을 언급하는 해리를 보며 죽을까? 살아날까? 계속 궁금한 마음이 생기는데 잠자리에 잘 들고 아침에 구조 비행기까지 와서 살았구나 마음을 놨다가 그 내용이 해리의 죽음을 표현한 것이라는 이 결말이 내겐 큰 반전으로 느껴져서 헉! 하면서 봄 ㅎㅎㅎㅎㅎ 앞에 산발적으로 늘어놓은 것 같은 여러 에피소드 땜에 약간 정신없음과 살짝 지루한 느낌이 마지막에 확 날려줌 ㅋㅋㅋ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

이 <킬리만자로의 눈> 책에는 [킬러들], [흰 코끼리 같은 산등성이], [미시간 북부에서], [혁명가], [빗속의 고양이] 단편들도 같이 실려있다. 단편들이 분량이 많이 짧고 실존주의적인 다짜고짜 진지한 분위기로 앞뒤 모르고 으잉? 하고 끝나지만 은근 흥미롭다 ㅋㅋㅋㅋ 특히 [미시간 북부에서]는 한 처녀가 젊은 대장장이를 짝사랑해서 그의 생각으로 가득한데 며칠만에 사냥하고 돌아온 그가 그녀를 덮친다. 날카롭고 아프고 상처가 되면서도 싫지만도 않은 여자의 혼란스러운 감정들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헤밍웨이는 정말 상남자 작가라고 말해주었던 절친의 평이 생각이 났다 ㅋㅋ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이정서 번역가님인데 이 분은 정말 번역에 인생을 거셨나 싶을정도로 너무나 진지하고 집요하심! 이런 쪽에 관심있고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진짜 교과서로 여겨도 될만큼 뒤에 번역의 차이에 대해 꽤 많은 내용으로 자세히 설명해주신다. 정말 번역에 대한 열정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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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얻는 지혜 (국내 최초 스페인어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6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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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고전을 무척 좋아하는데 현대 지성에서 나온 고전 작품은 무척 만족도가 높았다. 그래서 이 책의 작가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누구인지 잘 모르지만 현인의 지혜를 배울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으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특히 무엇보다 사람이 가장 귀하고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얻기 위한 지혜를 무엇을 가르쳐 주실까라는 기대감이 컸고 내가 좋아하진 않지만 유명한 철학자 니체와 쇼펜하우어가 그렇게 높이 평가하였다고 하여 더욱 궁금했다.

보고나서의 느낌은 마치 나를 잘 알고 있는 선생님이 날 위해 조언해주는 것 같은, 깊이 마음에 와 닿는 내용들도 있었던 반면, 나의 기독교적 가치관에는 깜놀할 이야기도 꽤 있었음!!! ㅎㅎㅎㅎ 이래서 니체와 쇼펜하우어가 극찬했구나 싶었다는 ㅋㅋㅋㅋㅋㅋ

먼저 정말 와 닿았던 부분을 적어보려 한다.



진짜 넘넘 맞는 이야기이다! 진실이면 다 좋은줄 알았는데 진실을 말해서 상대방이 더 상처받고 더 사이가 악화된 경우도 있었다. 내 생각엔 시간이 많이 흘러서 이제는 다 까놓고 말해도 괜찮을것 같은 진실도 상대에선 이제 새롭게 알게 된 진실이므로 결코 충격이 약하지 않았었다. 진실이라서 더 치명적임... 진실이기 때문에 쉴드도 못치고 더 이상 변경거리도 못 만듬 ㅠㅠ 진짜 진실만큼은 신중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



내가 정말 잘 못하는 부분이다. ㅠㅠ 성격이 확실한걸 좋아해서 이것저것 따져보고 판단하는 편이다. 그렇게 명확하게 판단해서 나만의 옳고 그름이 다 보이는데 다 알고 관대하게 대한다는 것은 정말 정말 힘든일임... ㅠㅠ 이런 관대함은 내게 너무너무나 필요한 자질이어서 정말 마음 깊이 와 닿았다.



이것 역시 나와 관련되는 이야기인데 가끔 생각이 너무 많아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정말 시간만 보내는 경우들이 있다 ㅠㅠ 할일도 많고 바빠죽겠는데 ㅠㅠ 고민하느라 시간 다 보내면 정말 스스로 답답해서 죽겠... ㅠㅠ 생각없이 그냥 즉흥적으로 해도 큰 문제지만 너무 많은 생각하는 것도 만만치 않게 큰 문제인듯 하다 ㅠㅠ 생각도 적당히 하자고 다시한번 다짐해본다!

이렇게 지혜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법을 많이 알려준다. 반면 나의 가치관과는 참 달라서 깜놀하는 부분도 있는데....



다른 사람이 날 의존하게 만들라는 것이다. 완전히 만족시키지 말고 나를 필요하도록 만들어서 계속 나를 찾게 만들어야한다는 것.... 이 내용은 사실 좀 충격적이었다. 사람들을 도와 성숙시켜서 독립된 개체로 세우고 스스로 잘 살아나갈수 있도록 돕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해봤지 나를 필요로 하도록 완전히 만족시키지 말아달라.... 이 글을 썼던 시대적 배경을 생각해보면 워낙 어수선하고 배신이 판치니 이렇게 해서라도 생존했어야 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긴하다. 이 전략을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고 강조까지 한 걸 보면 말이다. 한번도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라 생각에 오래 남았다.



이 교훈은 좀 어이가 없어서 절로 웃음이 나왔는데 박수 갈채를 받을 일을 일부러 찾아서 하라니... 일단 유교 문화에서 자란 나에겐 정말 이상하게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성경에서도 왼손이 한 선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고 가르치는데 예수회 신부이시며 예수회 수련원 부총장까지 하신분이 이렇게 말씀하신다는게 머릿속에 계속 물음표가 뜸 ^^;;; 또 한편 이 시대는 이렇게 자신의 존재를 부각하지 않으면 정말 살아남기 힘들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그리고 젤 충격적인 단원인데 희생자를 두어 나쁜일을 넘기라는 것이다. 헉.... 이 이기심 어쩔.... 정말 살아 남기 위한 현실적인 교훈이긴한데 그래도 예수님의 도를 따르는 자가 말하기엔 너무 민망한 교훈인것 같다....

이 책은 자신의 생존, 자신의 영광을 위한 전략으로 이루어져있다. 사람에 대해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의 동기가, 사람을 얻으려고 하는 이유가 자신의 잘난 생존을 위함임이 너무나 느껴져서 사실 진짜 불편하게 느껴졌다.... 진짜 타인의 도구화를 실제적으로 보여주는 느낌이라서 마음이 힘들었다... 자신의 성숙이 남을 더 잘 섬기기 위함이 아니라 그냥 끝까지 명예를 누리며 잘 생존하기 위함인 이야기이다. 이런 분이 예수회 신부라는 것도 넘 충격적임....

니체가 왜 좋아했는지 알겠다 ^^

그럼에도 고전만이 가지고 있는 힘이 느껴지고 특히 제대로 완역하기 위해 애쓴 부분들이 보여서 소장 가치는 충분히 있는 책이다. 다만 개인적 가치관에 맞지 않아서 좀 힘들었지만 고전 안에서 이렇게 사람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쓴 책도 없을 것 같다. 명언을 좋아하고 고전 작품을 좋아하신 분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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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166
샬럿 브론테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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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는 작년에 처음 읽었다. 읽고 얼마나 놀랍도록 좋던지! 이 좋은 작품을 이제야 만나다니 나 인생 헛살았나? 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 ㅋㅋㅋㅋ 그때는 도서관에서 빌렸던 책이라 넘 좋은 글귀들을 줄 치지도 못해서 진짜 진짜 아쉬웠다. 이 책은 반드시 소장하고 말리라!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생겨서 정말 정말 기뻤다 ^^

처음에 썼던 <제인 에어>서평은 내용의 흐름으로 정리했지만 이번 서평은 두번째 읽어서 시간의 순서와 상관없이 더 눈이 띄고 와 닿았던 부분 위주로 써보려고 한다.

확실히 처음 접했을 때는 잘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이 많이 보여서 재밌었다. 로체스터와 만난지 얼마 안되고 서로 진지한 이야기를 이어갈때 처음 읽었을 때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로체스터가 이런 말을 할까? 라는 의문 때문에 그의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는데 어떤 이유인지 알고 보니 그의 괴로운 심정이 더 절절히 와 닿았음 ㅠㅠ



이번에 크게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로체스터가 제인에게 청혼 한 직후 비가 오고 날씨가 안 좋았는데 벼락이 쳐서 정원에 있던 큰 마로니에 나무가 반으로 쫙 갈려진다. 그런데도 밑둥과 뿌리는 하나로 되어있음. 제인의 말을 보면 제인과 로체스터의 사랑이 처음부터 무척 험난하나 그래도 뿌리는 하나인것처럼 하나가 될것이라는 암시를 주는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로체스터와 원래 부인의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로체스터가 행복해지고 싶어서 진짜 사랑하는 제인과 다시 결혼하려는 다짐이 이미 한 몸이 된 원래 부인과의 관계를 그렇게 쪼갰으나 뿌리는 여전히 하나인것 처럼 둘은 한몸인 것은 변함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름이 쫙! 로체스터와 원래 부인은 정상적인 부부가 맞기 때문에 로체스터가 다시 결혼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었고 그 상황에서 제인과 사랑하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인이 정부가 되어야하는 상황이었다. 이 마로니에 나무이야기는 전엔 전혀 기억이 안났던 이야기인데 다시 볼 때 크게 와닿았고 이런 장치를 잘 만들어놓은 작가에게 감탄했다. 그리고 이야기 안에 암시나 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꿈을 통해 미래 일들이 많이 예견되는데 이 부분 역시 다시 읽을 때 더 눈에 띄게 느껴졌다.



가족이라고 할수 있는 사람들은 로체스터의 집인 손필드의 있는 사람들이 다였던 제인은 로체스터와의 관계를 정리하게 된다면 이 세상에 정말 혼자일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얼마나 많은 고민이 되었을까... 하지만 그녀는 옳은 일을 택하고 과감히 집을 나온다. 이런 제인의 결단력이 정말 그녀를 빛나게 하는 것 같다.



이 부분은 로체스터가 제인을 파악해서 그것을 제인에게 표현해주는 부분인데 넘나 좋음 ㅎㅎㅎ 이런 제인을 파악하는 로체스터도 같은 수준이니 가능함~ 요런 제인의 성품이 정말 아름다웠고 인상적이었는데 제인 오스틴의 <설득>의 주인공 앤이 딱 이런 성격이어서 주변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설득>을 볼때 얼마나 제인이 생각나던지 ㅎㅎㅎ 얼마전에 들었던 이종태 교수님의 강연에서도 이런 성품이 겸손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정말 동의가 되었다. 참 닮고 싶은 모습임 ^^



이 장면은 헬렌과의 대화 장면인데 제인의 모습에 나같은 모습이 보여서 뜨끔했다. 특히 "어쩌면 그토록 세세하게 그녀가 너한테 한말과 행동을 기억할 수 있니?" 라고 말한 부분은 나에게 말한것 같음! 소심하기 이를 데 없는 나는 서운한 일들과 말을 낱낱이 기억해서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마음속으로 종종 원망하곤 했다. 그런 나에게 헬렌이 말해주는 것 같았다.

원한을 키우거나 잘못을 되새김하면서 보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은 것 같아.

정말 맞는 말이다 ㅠㅠ

이런 성숙하고 아름다운 가치관을 갖고 있는 헬렌을 만나서 분노와 복수의 여신이 될뻔 했던 제인은 마음을 새롭게 하여 완전히 다른 삶은 산다. 꼭 <레미제라블>에서 억울함과 분노에 휩싸여서 막 살려고 작정한 장발장에게 미리엘 교주와의 만남으로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된 것처럼 말이다. 고귀한 사람은 그 사람 자체의 자질도 매우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도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된다.



제인이 손필드에서 나온 후 로체스터의 원래부인이 집에 불을 지르고 옥상에서 뛰어내려 죽고 로체스터는 눈과 손 하나를 잃는다. 제인은 성품 좋은 고종사촌들을 만나고 유산도 받아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사촌오빠에게 원치도 않은 결혼 강요받으며 괴로움의 시간을 보낸다. 이 많은 어려움이 지나고 다시 로체스터와 만난 제인은 결혼 하게 되는데 그때의 고백이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나는 나 자신이 대단히 축복 받은 사람이라고,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남편이 내 생명인 만큼

내가 남편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이 이상의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이 있을수 있을까 ㅠㅠ

서로를 살리는 부부의 모습은 우리 부부 역시 가져야할 모습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다시 읽은 <제인 에어>는 정말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원래 스토리를 다 알고 읽으면 흥미가 떨어지는데 이 작품은 다시 읽어도 반짝반짝 빛나는 부분이 참 많았다.

역시 내 인생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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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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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렸을 때, 고래를 특별하게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있었다. 영화 <이집트 왕자>에서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이 벽처럼 생긴 홍해 바다 사이를 걸을 때 고래가 아주 잠깐 그림자로 나온다. 그 사이즈가 얼마나 놀랍고 아찔하고 충격적이었는지! 진짜 1초 나왔는데도 그 때 바로 앞에 있었던 사람들과 크게 비교되서 인지 정말 강하게 기억에 남았다. 그 때 처음 큰 자연 생물에게 '경외감'이라는 것을 느꼈다. 내게 고래는 압도적인 크기의 놀랍고 신비한 생물로 기억된다. 그래서 고래에 대한 고전 작품이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꼭 한번은 이 <모비 딕>을 읽어보고 싶었다. 이번에 완역본으로 읽게 되어서 얼마나 설레고 행복했는지 모른다 ㅎㅎ



이 책의 주인공 이슈메일은 포경선에 타게 되는데 타기 전에 들렸던 여관에서 식인종 퀴케드를 만나 절친이 된다. 이 식인종 퀴케드와 만남이 진짜 넘 재밌음! 정말 작가님의 현란한 글솜씨를 느낄수 있다. ㅋㅋㅋㅋ 퀴케드는 이교도이고 온 몸에 문신하고 뉴질랜드 원주민 두개골을 팔려고 들고 다니는 정말 기괴하고 무시무시한 느낌의 야만인인데 잠자리가 없어서 처음만난 그와 이슈메일은 한 침대에서 자야한다! 얼마나 겁이 났을까 ㅠㅠ 실제로 그와 첫 만남은 공포 그 자체였지만 숙소 주인의 중재로 서로가 적이 아님을 확인 한 후에는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절친까지 먹음 ㅋㅋㅋㅋ 퀴케그는 단순하고 진실하고 숭고한 면이 있었다. 그런 점이 더 이슈메일을 사로 잡음! 퀴케그와 절친이 되기 위해 이슈메일은 기독교인이지만 그와 함께 우상에게 절하며 같이 건빵을 번제로 드림 ㅋㅋㅋㅋㅋ 이런 장면들이 넘 쫄깃하고 재밌었다.



이슈메일과 퀴케그는 피쿼드 호라는 이름의 포경선에 타게 된다. 이슈메일은 고래잡이 일을 별로 한적 없는 쪼랩이지만 퀴케그는 꽤 능력있고 솜씨 좋은 작살잡이였다. 그 배는 에이해브라는 선장이 지휘하는데 그는 흰 고래 '모비 딕'에게 다리 하나를 잃었다. 그 일로 에이해브는 그 고래에게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포경선을 띄웠다. 선원들은 당연히 이런 공지를 듣지 못하고 탑승한 상태. 선장의 이야기는 정말 당황스러웠으나 그가 그 목적으로 거의 미쳐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그에게 반기를 들지 못했다. 단 일등항해사 스터벅만 빼고.



스터벅이 이 배에서 가장 고귀한 성품을 지닌 존재임을 알려주는 내용들이다. 실제로 그는 계속 선장에게 그 무모하고 어리석은 복수를 포기하고 모두 안전하고 행복하게 다시 돌아가자고 몇번이나 설득하려 한다. 선장은 자신의 뜻을 반대하는 그에게 역정을 내면서도 나중엔 그의 성품을 인정하고 그를 깊이 신뢰하게 된다. 뒤에 설명에서 나오길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숍인 '스타벅스'의 이름이 이 '스터벅'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요런 이야기들은 꽤 흥미로웠음.



흰 고래 '모비 딕'을 잡으러 가면서 많은 포경선들을 만나게 되는데 만나는 자들마다 에이해브 선장에게 그 무모한 복수를 하지 말라고 말린다. 하지만 선장은 이미 미쳐있다. 자신도 미쳤다고 인지하면서도 그것을 끊어내지 못함... 드디어 모비딕을 만나는데 3일에 걸쳐서 만난다. 모비 딕이 계속 경고하듯이 처음에는 보트만 부시고 두번째는 선장을 지키던 자를 죽였지만 선장은 모든 경고와 기회를 무시한다. 결국 자신도 죽고 자신의 배도 죽고 선장을 따랐던 모든 선원도 죽는다. 이 글을 쓴 이슈메일만 운 좋게 부표에 잡고 살아서 구조된다.

이 에이해브 선장을 보면서 <노인과 바다>의 노인이 떠올랐다. 둘다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한 상대를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노인은 정말 숭고하고 감동적인 느낌이 강했으나 선장은 집착으로 미쳐서 파멸한 느낌이 들었다. 왜 그랬을까 라고 생각했을 때 노인은 어부였기 때문에 물고기를 잡았고 그 물고기는 우연히 잡혔기 때문에 어떤 고의성도 느껴지지 않고 그저 할일을 했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선장은 다리를 하나 잃고 '너 따위가 감히!' 이런 생각에 사로 잡혀 고래에게 집착한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생각이 벌써 본인은 당연히 우월하다고 느끼는 것이고 자신의 티끌같은 분수를 제대로 모르는 생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악인것은 선원들은 무슨 잘못이냐고... 향유고래를 열심히 사냥해서 육지에서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을 먹여 살릴 생각으로 나온 그들은 어떡하냐고.... 이 부분이 가장 큰 차이인것 같다. 노인은 바다의 모든 생물들을 존중하고 그 가치를 인정해 주었다. 심지어 자기가 잡은 청새치에게도 그의 살려는 노력을 인정해줌... 하지만 선장은 자신의 복수말고는 아무것도 듣지도 않고 보지도 않고 어떤 가치도 부여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그렇게 파멸했고 그의 주변도 그와 한배를 탔다는 이유만을 파멸한다. 정말 비참하고 끔찍한일 아님? 해제에서는 흰 고래를 여러 의미로 생각할수 있고 그런 선장의 복수에 의미를 둘수 있다는 설명도 있지만 다른 걸 다 떠나서 어떠한 동의 없이 선장만 믿고 배를 탔던 그 선원들의 죽음은 그냥 없던걸로 할수는 없는 것 같다.

<모비 딕>의 구성을 이야기 한다면 정말 독특하고 여러책이 함께 들어있는 것 같은 착가이 든다. 일단 이 분은 글을 넘 재밌게 잘쓰는데 특히 퀴케드와 함께 있었던 일들에 그런 재미들이 잘 살아있다. 그리고 갑자기 고래 전문 서적이 됨 ㅋㅋㅋㅋㅋㅋ 고래에 대한 정보들이 엄청 나다! 고래의 종류와 각 특징, 고래의 생김새, 누구는 고래를 어떻게 그렸고 고래는 누가 어디서 언급했으며 고래는 언제 처음 기록되었고 어느 역사에서 부터 함께 했으며 고래 사냥은 어떻게 시작됐다는 등등등... 진짜 고래 박사님이 확실하심! ㅋㅋㅋ 얼마나 공부를 많이 했을까 싶다. 아마 도서관에 있는 모든 고래 책을 다 파지 않고서는 이런 정보들이 그 당시에 이렇게 보일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열정에 정말 입이 절로 떠억 벌어짐 ㅋㅋㅋㅋ 뇌사이즈 이런걸 왜이렇게 자세히 써 놓으시냐고 ^^;;;;

그리고 피쿼드 호에서 향유고래 사냥하고 기름을 짜내는 장면들이 무척 자세하게 나오는데 인간의 잔인성에 절로 눈이 찌푸려짐 ㅠㅠ 이슈메일 본인이 고래를 자세히 아는 것도 새끼고래를 해부해서 알게 됐다고 하는데 마음이 솔직히 편치 않았다.... 그렇게 놀라운 정보와 잔인한 다큐를 보여주다가 급 희곡이 됨!



셰익스피어 읽는 줄 ^^;; ㅋㅋㅋㅋㅋ 실제로 작가 허먼 멜빌이 셰익스피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에이해브가 고민하는 장면은 거의 햄릿, 멕베스임 ㅋㅋㅋㅋㅋ 이런 전환이 넘 웃겼음 ㅋㅋㅋㅋㅋ 정말 지루할 틈이 없는 구성이었다. 장르가 얼마나 확확 바뀌는지 ㅋㅋㅋㅋ

그리고 또 흥미로웠던 것음 이분이 너새니얼 호손과 아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계시고 많은 영향을 받으셨다는 것이다. 실제로 책 맨 앞에는 '너새니얼 호손의 천재성에 경의를 표하며 이 책을 그에게 바친다.'라고 되어 있음! 내가 너새니얼 호손 단편책 읽다가 죽을뻔 해서 정말 그를 잊지 못한다 ㅋㅋㅋㅋㅋ <주홍글씨>에 넘 감명을 받아서 단편집을 빌렸는데 얼마나 내용이 어둡고 무거운지 한 편씩 읽을 때마다 기력을 보충하면서 읽었어야 했..... 하지만 그가 천재적이라는 건 정말 인정한다! 여튼 호손은 나에게 여러의미로 특별한 작가인데 그 작가에게 솔직하게 쓰고 싶은 것을 쓰라는 말을 듣고 허먼 멜빌은 이 <모비 딕>을 썼고 그 전까지 나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던 그의 평판은 이 작품을 계기로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 호손은 멜빌에게 은인인가? 원수인가? 둘 다인듯 ㅋㅋㅋ

이 <모비 딕>은 여러 방면으로 내게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책이었다. 고래에게 특별한 관심이 있는 분들에겐 정말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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