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166
샬럿 브론테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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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는 작년에 처음 읽었다. 읽고 얼마나 놀랍도록 좋던지! 이 좋은 작품을 이제야 만나다니 나 인생 헛살았나? 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 ㅋㅋㅋㅋ 그때는 도서관에서 빌렸던 책이라 넘 좋은 글귀들을 줄 치지도 못해서 진짜 진짜 아쉬웠다. 이 책은 반드시 소장하고 말리라!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생겨서 정말 정말 기뻤다 ^^

처음에 썼던 <제인 에어>서평은 내용의 흐름으로 정리했지만 이번 서평은 두번째 읽어서 시간의 순서와 상관없이 더 눈이 띄고 와 닿았던 부분 위주로 써보려고 한다.

확실히 처음 접했을 때는 잘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이 많이 보여서 재밌었다. 로체스터와 만난지 얼마 안되고 서로 진지한 이야기를 이어갈때 처음 읽었을 때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로체스터가 이런 말을 할까? 라는 의문 때문에 그의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는데 어떤 이유인지 알고 보니 그의 괴로운 심정이 더 절절히 와 닿았음 ㅠㅠ



이번에 크게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로체스터가 제인에게 청혼 한 직후 비가 오고 날씨가 안 좋았는데 벼락이 쳐서 정원에 있던 큰 마로니에 나무가 반으로 쫙 갈려진다. 그런데도 밑둥과 뿌리는 하나로 되어있음. 제인의 말을 보면 제인과 로체스터의 사랑이 처음부터 무척 험난하나 그래도 뿌리는 하나인것처럼 하나가 될것이라는 암시를 주는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로체스터와 원래 부인의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로체스터가 행복해지고 싶어서 진짜 사랑하는 제인과 다시 결혼하려는 다짐이 이미 한 몸이 된 원래 부인과의 관계를 그렇게 쪼갰으나 뿌리는 여전히 하나인것 처럼 둘은 한몸인 것은 변함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름이 쫙! 로체스터와 원래 부인은 정상적인 부부가 맞기 때문에 로체스터가 다시 결혼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었고 그 상황에서 제인과 사랑하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인이 정부가 되어야하는 상황이었다. 이 마로니에 나무이야기는 전엔 전혀 기억이 안났던 이야기인데 다시 볼 때 크게 와닿았고 이런 장치를 잘 만들어놓은 작가에게 감탄했다. 그리고 이야기 안에 암시나 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꿈을 통해 미래 일들이 많이 예견되는데 이 부분 역시 다시 읽을 때 더 눈에 띄게 느껴졌다.



가족이라고 할수 있는 사람들은 로체스터의 집인 손필드의 있는 사람들이 다였던 제인은 로체스터와의 관계를 정리하게 된다면 이 세상에 정말 혼자일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얼마나 많은 고민이 되었을까... 하지만 그녀는 옳은 일을 택하고 과감히 집을 나온다. 이런 제인의 결단력이 정말 그녀를 빛나게 하는 것 같다.



이 부분은 로체스터가 제인을 파악해서 그것을 제인에게 표현해주는 부분인데 넘나 좋음 ㅎㅎㅎ 이런 제인을 파악하는 로체스터도 같은 수준이니 가능함~ 요런 제인의 성품이 정말 아름다웠고 인상적이었는데 제인 오스틴의 <설득>의 주인공 앤이 딱 이런 성격이어서 주변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설득>을 볼때 얼마나 제인이 생각나던지 ㅎㅎㅎ 얼마전에 들었던 이종태 교수님의 강연에서도 이런 성품이 겸손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정말 동의가 되었다. 참 닮고 싶은 모습임 ^^



이 장면은 헬렌과의 대화 장면인데 제인의 모습에 나같은 모습이 보여서 뜨끔했다. 특히 "어쩌면 그토록 세세하게 그녀가 너한테 한말과 행동을 기억할 수 있니?" 라고 말한 부분은 나에게 말한것 같음! 소심하기 이를 데 없는 나는 서운한 일들과 말을 낱낱이 기억해서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마음속으로 종종 원망하곤 했다. 그런 나에게 헬렌이 말해주는 것 같았다.

원한을 키우거나 잘못을 되새김하면서 보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은 것 같아.

정말 맞는 말이다 ㅠㅠ

이런 성숙하고 아름다운 가치관을 갖고 있는 헬렌을 만나서 분노와 복수의 여신이 될뻔 했던 제인은 마음을 새롭게 하여 완전히 다른 삶은 산다. 꼭 <레미제라블>에서 억울함과 분노에 휩싸여서 막 살려고 작정한 장발장에게 미리엘 교주와의 만남으로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된 것처럼 말이다. 고귀한 사람은 그 사람 자체의 자질도 매우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도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된다.



제인이 손필드에서 나온 후 로체스터의 원래부인이 집에 불을 지르고 옥상에서 뛰어내려 죽고 로체스터는 눈과 손 하나를 잃는다. 제인은 성품 좋은 고종사촌들을 만나고 유산도 받아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사촌오빠에게 원치도 않은 결혼 강요받으며 괴로움의 시간을 보낸다. 이 많은 어려움이 지나고 다시 로체스터와 만난 제인은 결혼 하게 되는데 그때의 고백이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나는 나 자신이 대단히 축복 받은 사람이라고,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남편이 내 생명인 만큼

내가 남편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이 이상의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이 있을수 있을까 ㅠㅠ

서로를 살리는 부부의 모습은 우리 부부 역시 가져야할 모습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다시 읽은 <제인 에어>는 정말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원래 스토리를 다 알고 읽으면 흥미가 떨어지는데 이 작품은 다시 읽어도 반짝반짝 빛나는 부분이 참 많았다.

역시 내 인생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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