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 (국내 최초 스페인어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6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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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고전을 무척 좋아하는데 현대 지성에서 나온 고전 작품은 무척 만족도가 높았다. 그래서 이 책의 작가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누구인지 잘 모르지만 현인의 지혜를 배울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으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특히 무엇보다 사람이 가장 귀하고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얻기 위한 지혜를 무엇을 가르쳐 주실까라는 기대감이 컸고 내가 좋아하진 않지만 유명한 철학자 니체와 쇼펜하우어가 그렇게 높이 평가하였다고 하여 더욱 궁금했다.

보고나서의 느낌은 마치 나를 잘 알고 있는 선생님이 날 위해 조언해주는 것 같은, 깊이 마음에 와 닿는 내용들도 있었던 반면, 나의 기독교적 가치관에는 깜놀할 이야기도 꽤 있었음!!! ㅎㅎㅎㅎ 이래서 니체와 쇼펜하우어가 극찬했구나 싶었다는 ㅋㅋㅋㅋㅋㅋ

먼저 정말 와 닿았던 부분을 적어보려 한다.



진짜 넘넘 맞는 이야기이다! 진실이면 다 좋은줄 알았는데 진실을 말해서 상대방이 더 상처받고 더 사이가 악화된 경우도 있었다. 내 생각엔 시간이 많이 흘러서 이제는 다 까놓고 말해도 괜찮을것 같은 진실도 상대에선 이제 새롭게 알게 된 진실이므로 결코 충격이 약하지 않았었다. 진실이라서 더 치명적임... 진실이기 때문에 쉴드도 못치고 더 이상 변경거리도 못 만듬 ㅠㅠ 진짜 진실만큼은 신중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



내가 정말 잘 못하는 부분이다. ㅠㅠ 성격이 확실한걸 좋아해서 이것저것 따져보고 판단하는 편이다. 그렇게 명확하게 판단해서 나만의 옳고 그름이 다 보이는데 다 알고 관대하게 대한다는 것은 정말 정말 힘든일임... ㅠㅠ 이런 관대함은 내게 너무너무나 필요한 자질이어서 정말 마음 깊이 와 닿았다.



이것 역시 나와 관련되는 이야기인데 가끔 생각이 너무 많아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정말 시간만 보내는 경우들이 있다 ㅠㅠ 할일도 많고 바빠죽겠는데 ㅠㅠ 고민하느라 시간 다 보내면 정말 스스로 답답해서 죽겠... ㅠㅠ 생각없이 그냥 즉흥적으로 해도 큰 문제지만 너무 많은 생각하는 것도 만만치 않게 큰 문제인듯 하다 ㅠㅠ 생각도 적당히 하자고 다시한번 다짐해본다!

이렇게 지혜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법을 많이 알려준다. 반면 나의 가치관과는 참 달라서 깜놀하는 부분도 있는데....



다른 사람이 날 의존하게 만들라는 것이다. 완전히 만족시키지 말고 나를 필요하도록 만들어서 계속 나를 찾게 만들어야한다는 것.... 이 내용은 사실 좀 충격적이었다. 사람들을 도와 성숙시켜서 독립된 개체로 세우고 스스로 잘 살아나갈수 있도록 돕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해봤지 나를 필요로 하도록 완전히 만족시키지 말아달라.... 이 글을 썼던 시대적 배경을 생각해보면 워낙 어수선하고 배신이 판치니 이렇게 해서라도 생존했어야 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긴하다. 이 전략을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고 강조까지 한 걸 보면 말이다. 한번도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라 생각에 오래 남았다.



이 교훈은 좀 어이가 없어서 절로 웃음이 나왔는데 박수 갈채를 받을 일을 일부러 찾아서 하라니... 일단 유교 문화에서 자란 나에겐 정말 이상하게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성경에서도 왼손이 한 선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고 가르치는데 예수회 신부이시며 예수회 수련원 부총장까지 하신분이 이렇게 말씀하신다는게 머릿속에 계속 물음표가 뜸 ^^;;; 또 한편 이 시대는 이렇게 자신의 존재를 부각하지 않으면 정말 살아남기 힘들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그리고 젤 충격적인 단원인데 희생자를 두어 나쁜일을 넘기라는 것이다. 헉.... 이 이기심 어쩔.... 정말 살아 남기 위한 현실적인 교훈이긴한데 그래도 예수님의 도를 따르는 자가 말하기엔 너무 민망한 교훈인것 같다....

이 책은 자신의 생존, 자신의 영광을 위한 전략으로 이루어져있다. 사람에 대해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의 동기가, 사람을 얻으려고 하는 이유가 자신의 잘난 생존을 위함임이 너무나 느껴져서 사실 진짜 불편하게 느껴졌다.... 진짜 타인의 도구화를 실제적으로 보여주는 느낌이라서 마음이 힘들었다... 자신의 성숙이 남을 더 잘 섬기기 위함이 아니라 그냥 끝까지 명예를 누리며 잘 생존하기 위함인 이야기이다. 이런 분이 예수회 신부라는 것도 넘 충격적임....

니체가 왜 좋아했는지 알겠다 ^^

그럼에도 고전만이 가지고 있는 힘이 느껴지고 특히 제대로 완역하기 위해 애쓴 부분들이 보여서 소장 가치는 충분히 있는 책이다. 다만 개인적 가치관에 맞지 않아서 좀 힘들었지만 고전 안에서 이렇게 사람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쓴 책도 없을 것 같다. 명언을 좋아하고 고전 작품을 좋아하신 분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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