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국가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50
플라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전 덕후이자 완역본 매니아인 나에게 너무나 매력적인 책! 현대지성의 <국가>이다. 집에 <국가> 책이 있는데 그 책은 아쉽게도 완역본이 아니어서 사 놓고도 얼마나 아쉬웠는지.... ㅠㅠ 그래도 넘 흥미롭고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에 완역본을 가질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ㅎㅎㅎ

<국가>를 이번에 두 번째 읽는 거여서 사실 내용적으로 엄청난 감동을 주거나 임팩트가 있진 않았다. 처음에 워낙 충격을 크게 받아서 ㅋㅋㅋ

그래도 이 현대지성의 완역본 <국가>의 좋은 점은 주인공 소크라테스의 설명들이 모두 들어있다는 것이다. 특히 호메로스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 그리스 신화에 대한 이야기들, 마지막 챕터에 나오는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기 전에 존재하는 저승의 모습들이 무척 디테일 해서 흥미로웠다. 특히 이 저승 이야기는 얼마전에 읽었던 단테의 <신곡>이 떠올랐다. 그 세계로 묘사되는 회천추의 이야기는 단테의 천국의 모습과 정말 많이 흡사함! 역시 명작들은 고전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중간에 반지의 제왕의 모티브가 된 듯한 이야기도 실려 있어서 그것도 반가웠다.



<국가>에서 중요한 개념은 '이데아'이다. 모든 사물과 형상엔 본질이 있는데 그것은 이 세상에서는 실제로 볼 수 없다. 하지만 그 본질은 존재하고 그것을 아는 사람들이 지혜자이며 이 사회를 이끌어 가야하는 사람이다. 이 '이데아'와 가까울 수록 진리와 가깝고 지혜와 지식이 가득하나 멀수록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그래서 본질이 아니라 본질을 나타내는 그림자 같은 현상을 모방하는 것에 대해 무척 부정적으로 비판하고 천대시 여겨서 화가를 정말 저평가 하는데 이 부분은 처음에 접할 때 정말 충격적이었다. 시가(음악)에 대해선 가장 높이 평가하고 미술은 가장 하찮게 여김. 그 분의 이성적인 잣대에서는 일리가 있는 말일 수 있으나 이제 우리는 안다. 이성이 절대적으로 옳지도 않고 선하지도 않다는 것을.

또 다른 핵심 개념은 '정의'이다. 사실 이 책이 시작하게 되는 부분이 '불의한 사람과 정의로운 사람 중 누가 행복한가?'의 질문이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입을 통해 정의로운 사람이 행복한 것 당연하다는 사실을 여러가지 예시를 통해서 제시한다. 그가 말하길 정의는 자기 것을 소유하고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목수가 제화공의 일을 하거나 제화공이 목수의 일을 하는 것이 바로 불의한 것이다. 이럴 경우 그들도 행복하지 않고 그 사회도 당연히 불행할 것이기 때문에 불의한 자와 불의한 자의 사회는 결코 잘 살수 없고 행복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이 부분은 정말 맞다고 생각하고 나 역시도 그런 정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땅히 내가 해야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내 자신이 망할 것은 물론 우리 가정 역시 파멸할 것이다. 내 감정이 혼자 살고 싶고 모든 짐을 내려 놓고 싶을 때가 있을지라도 그렇게 할 경우 너무나 많은 것을 잃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성을 붙잡고 이렇게 매일 매일 사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정의를 제대로 알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모두가 꼭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중요하고 재미있는 부분은 국가의 종류를 나눈 부분인다. 왕도정, 명예정, 과두정, 민주정, 참주정 순서가 이상적인 국가 순서인데 지금 사회에서 가장 이상적이라고 인정하는 민주정이 꼴찌에서 두번째라는 게 흥미롭다 ㅋㅋㅋ 욕구를 절제하지 않고 살수 있는 자유를 허락하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파멸에 이를 수 있는지 플라톤은 잘 알았다.

정말 플라톤이 말한대로 참된 지혜자가 통치를 하고 국가를 위해서 존재하며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 사는 수호자가 지켜주는 나라가 있다면 정말 최고의 나라일 것이다. 하지만 이 전제는 정말 애초에 아주 불가능 하다 ㅋㅋㅋㅋㅋ

참된 지혜자도 흔치 낳을 뿐더러 그가 말하는 수호자는 인간이 아니다. 딱 로보트 느낌임 ㅋㅋㅋㅋㅋ 플라톤도 스스로 비판받을 것을 알았는지 자신은 사람들의 욕구들을 잘 알고 있다고 애써 변명은 하나 그닥 잘 모르신거 같음 ㅋㅋㅋㅋ



진짜 지금 시대에선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충격적인 소견이심 ㅋㅋㅋㅋㅋㅋㅋ

장애를 갖거나 부족한 신체를 가지고 있는 자들의 죽음은 너무나 당연하며 그들은 오직 국가를 위해 살아야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삶은 절대 존재할 수 없고 성관계까지도 훌륭한 종족번식을 위해 허용되는 사람끼리만 할 수 있다는 이 놀라운 이야기! 정말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이 절대적인 선이 되면 이렇게 악마같은 정책이 나온다는 것이 정말 소름인듯함.

플라톤의 글은 너무나 지혜롭고 감동이 되어 전율을 느낄만 한 이야기가 많다. 특히 기독교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이데아’나 ‘정의’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아멘!’을 외치게 만들 수준임.

그런데 사람의 감정을 평가절하하고 그 존재 자체의 가치를 생각하지 않은 채 이성의 가치, 쓸모의 가치로만 판단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것 같다.

우월한 종족인 독일인은 번성해야하고 열등한 종족인 유대인을 죽이는 것이 나치의 이성적 판단으론 옳은 것이다. 자원이 부족해서 모두 파멸하느니 온 우주 생명의 딱 반만 없애서 나머지 반 풍성한 삶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게 하려 했던 타노스가 옳은 것이란 말이다.

다시 한번 가치 판단을 할 때 한 쪽으로 쏠려서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완역본 <국가>는 내용이 정말 풍성해서 벽돌책이었음에도 진짜 재밌고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고전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현대지성의 <국가>를 강추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반 일리치의 죽음 (러시아어 원전 번역본) - 죽음 관련 톨스토이 명단편 3편 모음집 현대지성 클래식 49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윤우섭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톨스토이님의 작품이고 믿을만한 출판사 '현대지성'에서 나온 책이라서 꼭 읽어보고 싶었다.

나름 톨스토이님의 작품들을 많이 읽었는데 이 작품은 이번에 처음 만났다. 읽고 나서 세밀한 관찰과 깊은 통찰이 있어야지만 가능한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잘 썼다!' 라고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책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 '주인과 일꾼', '세 죽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피부에 와 닿는 기분이었다.

주인공 이반 일리치의 부고 소식을 전해 듣는 직장 동료의 모습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 된다. 그와 친밀했던 이들 조차도 그의 삶에 대한 애도보다는 그가 사망하여 공석이 된 그 위치에 누가 올라갈 것이며 따라서 자신은 어디쯤으로 이동할 것인지에 대해 열심히 머리를 굴리는 모습들이 나온다. 얼마나 현실적인지! 죽은 사람의 안타까움은 그 사람의 것이지 산 사람은 자신들의 삶을 사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이 당연한 상황이 또한 얼마나 씁쓸하게 느껴지는지....

장례식 모습이 나오고 죽은 이반의 아내는 믿을 만한 남편 동료를 붙잡고 자신이 처한 불쌍한 상황을 마구 어필하면서 어떻게 하면 재무성에서 돈을 더 받아낼 수 있는 지를 자세히 물어본다. 그리고 그 동료는 미리 약속 된 카드 놀이를 하러 간다. 이반의 죽음은 누구에게도 큰 슬픔을 주지 못했고 그 모습이 정말 쓸쓸하고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 뒤로 이반 일리치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데 그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이반 일리치는 법학원에서 공부한 후 특별 임무를 수행하는 관리 시절을 거쳐 예심판사가 된다. 사회활동을 잘하는 편이라 다른 사람들과도 원만하게 잘 관계를 했고 품위있게 행동했다. 자신의 지위를 남용하지 않고 직무에 최선을 다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평판도 들었다. 그리고 결혼을 했는데 아내와는 그리 행복하게 지내지 못했다. 그는 결혼도 자신의 품위를 드높이는 수단으로 생각했는데 그의 아내는 그런 그의 욕구를 채워주지 했다. 그녀는 자신이 힘들때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그는 자신의 직무로 그녀를 피했다. 그럴 수록 그녀는 더 그를 들볶았고 이반은 더 일에 매달려서 살았다. 그렇게 자신을 완전히 지키면서 품위를 떨어뜨리지 않게 살려고 노력했다.

그러던 그가 옆구리에 통증을 느꼈다. 얼마 전 새로 이사 한 집을 멋지게 꾸미기 위해 사다리에 올랐다가 떨어지면서 틀 손잡이에 부딪혔다. 그 당시에는 통증이 곧 사라졌었는데 아마도 그 때 그의 장기가 다쳤던 것 같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이반은 통증을 느낄 때 자신의 일에 집중해서 그 괴로움에서 도망하려고 했지만 이 통증은 점점 커져서 더 이상 그가 일상 생활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통증의 괴로움에서 도망가기 위해, 점점 강하게 느껴지는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반은 예전에 썼던 방법들을 써보지만 별로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점점 더 절망하며 고통스럽게 지낸다.



그가 느끼는 육체의 고통도 힘들었지만 정서적인 외로움이 정말 힘들었다. 이반 곁에서 진실하게 그를 돕는 게라심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이반의 괴로움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의 괴로움은 온전히 그의 것일 뿐, 그의 가까운 사람들은 그의 고통을 나눠지려 하지 않았다. 이반은 그것이 너무나 괴로우나 그 역시도 자신의 진짜 마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았다. 본인 조차 진실하지 않은 것을 어찌 타인을 탓할수 있으랴... 정말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이반은 죽음에 가까울 수록 자신이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것을 점점 깨달을수 있었는데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자신이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인생을 전체 다 부정하는 것이므로 그는 그것을 받아들일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육체의 통증과 죽음의 두려움 앞에서 점점 더 진하게 느껴지는 외로움을 느끼며 먼가 잘못되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아무리 노력해도 없어지지 않은 통증에 대한 분노와 자신이 잘 살아왔다고 우기며 자신을 외롭게 만든 가족들에 대한 원망과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의사들의 원망에 쌓여있던 이반은 드디어 자신의 가장 가까운 주변, 가족을 보았고 그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의 관심이 처음으로 자기 자신에서 타인으로 바뀐 것이다. 그리고 처음으로 미안하다는 감정이 생겨나고 미안하다고 용서해 달라는 표현을 한다.

그 때 비로소 그의 안에서 그를 너무나 괴롭혔던 무언가가 나가는 것을 느끼고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자 죽음은 더 이상 어둠이 아니라 빛이었고 두려움이 아닌 자유였다.

이 부분에서 이반이 느낀 큰 은혜의 파도가 내 안에도 밀려들오는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이렇게 사실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영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는 작가에게 절로 감탄이 나왔다.

얼마전에 읽었던 헤밍웨이의 <킬라만자로의 눈>이 생각났는데 거기선 죽음의 실제적인 섬뜩한 느낌을 강렬하게 느꼈다면 이 작품에선 삶 자체를 진지하게 돌이켜보면서 죽음의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본 기분이다. 죽음은 결코 유쾌하지 않으나 결코 나와는 떨어질 수 없는, 언젠가는 반드시 내게도 올 존재이기 때문에 이런 작품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만날 죽음을 미리 배우는 기분이다. 그래서 정말 좋았다.

'주인과 일꾼'은 돈에 집착한 주인이 눈보라가 치는 밤에 무리하게 이동해서 생기는 일이다. 눈 때문에 한 치도 더 가지 못할 정도로 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꾼이 힘을 다해 주인을 모셨지만 그는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없자 일꾼을 어리석은 놈이라고 원망하고 늦게 가서 손해라도 볼까봐 전전전긍긍한다.

하지만 진짜 죽을것 같은 위험을 느끼자 그것이 머 그리 중요하겠나라는 생각이 비로소 든다. 심지어 자신이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이 들자 썰매와 일꾼만 버려두고 자신만 말을 탄 채 떠나기도 했지만 앞으로 돌진하다가 넘어지고 말은 도망가버린다. 겨우 그 말을 쫓아가보니 자신이 버려두고 온 썰매와 일꾼이 있는 곳이었다. 일꾼이 정말 얼어죽으려고 하는 것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털외투를 열고 그의 위에 엎드려서 자신의 체온과 털외투로 일꾼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한번도 느껴보지못한 특별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것은 정말 타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헌신할 때만 느낄 수 있는 기쁨이었다. 그는 그렇게 처음으로 엄청난 행복을 느꼈고 그렇게 행복에 충만한 상태로 사망한다. 주인의 헌신 덕에 일꾼은 겨우 목숨을 건지게 되고 아침에 사람들에게 구조 된다.

자신의 이익과 돈만 바라보며 살아왔던 주인이 죽기 전에 이런 엄청난 은혜를 입다니! 정말 그는 큰 행운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죽음 자체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그 죽음 맞이할 때 어떤 상태인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동화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지만 그만큼 마음의 따스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마지막 '세 목숨'은 톨스토이의 젊었을 때 쓴 작품이라고 한다. 젊은 귀부인의 죽음과 병든 마부의 죽음, 그리고 나무의 죽음을 의미한다. 끝까지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애쓰는 젊은 귀부인과 묵묵히 자신의 갈 길이라고 인정하며 죽음을 맞이하는 마부의 모습이 무척 대조적이다. 병든 마부에게 새 장화를 받은 젊은 마부는 그 은혜를 갚기 위해 그의 묘지에 세울 십자가를 만들기로 한다. 그래서 숲에 가서 도끼질을 하여 나무를 넘어뜨린다. 그 나무의 죽음은 무척 평화롭고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는 모습처럼 보여져서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이반 이리치의 죽음>에서 톨스토이의 죽음의 관한 세 작품을 만났다. 분량이 길지 않았는데도 많은 양의 내용을 읽은 것처럼 마음이 꽉 차고 감동이 남았다. 이런 깊은 감동을 원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 크리스천 맞아? 이어령 대화록 2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몇 년, 이어령님의 책을 여러개 만났었다. 이 분의 작품은 넘 좋은게 지성적으로 뛰어난 통찰과 새로운 해설들이 나의 머리를 깨우면서 딸에 대한 절절한 사랑의 이야기는 나의 마음 적셔주어서 머리와 마음 둘 다의 갈증이 해갈된다. 지성적으로 뛰어난 글들은 날카롭다 못해 차갑고 마음까지 냉랭하게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 분은 그 지성적인 부분을 뛰어넘어 영적인 부분까지 다루시다보니 마음 벅찬 부분들까지 만날 수 있다.

이 책 <자네, 크리스찬 맞아?>는 작가님의 인터뷰, 라디오 방송을 엮어 놓았다. 그래서 핵심 부분은 계속 반복이 되는데 그 반복이 지겹기 보다는 굳히기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난 좋았다.



지성을 넘어선 영성은 허상이 아니다. 튼튼한 지성 위에 있는 영성을 만나는 것은 이 세상의 상식을 초월한 더 고 차원의 영역을 만나는 것이다.



그래서 진짜 영성의 기초는 지성으로 쌓아올리는 것이라는 작가님의 말씀이 정말 마음에 와닿았다. 지성만 말해도 인간미 없는 칼 같은 사람이 되는 거지만 지성이 없는 영성은 무너질수 밖에 없는 허상이다.

참 영성을 지니기 위해 지성은 필수라는 것을 다시 한번 발견하면서 끝없이 공부하는 것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확인 받는다.



이 책에서 내게 가장 큰 영감을 주었던 것이 바로 ‘생명’에 관한 이야기였다. 생명 공동체, 생명 자본주의, 창조적 자본주의.... 현재 사회의 모습을 볼 때 자유 시장경제 원리가 무너진 것들을 곳곳에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대안으로 생명 자본주의를 소개한다. 생명 자본주의는 장소에 대한 사랑, 생명체에 대한 사랑, 새로운 것에 대한 사랑 이렇게 세 축을 가지고 있는 새로운 경제체제이다. 이런 대안들이 무척 신선했다. 생명 자본주의라.... 자본주의는 좀 부정적인 느낌이 강한데 그 자본을 생명을 위해, 창조를 중심으로 모인다면 지금 같은 문제들이 어느정도 해결될 수 있다는 제안이 새롭고 흥미로웠다.



난 이런 작가님의 현실적인 표현이 정말 좋다. 기독교인이 되고 구원을 받으니 세상을 살 때 완전 다른 존재가 되어 항상 행복하고 충만하고 천사같은 모습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비참하고 죽음에 처절하고 지독하게 외로운 절망적인 존재라는 것. 물론 구원 받기 전에는 경험할 수 없는 행복감과 충만감을 느낄 수 있지만 그런 감정을 느낄 때는 일상의 작은 일부분이다. 대부분은 이런 절망적인 나의 존재에 괴롭다. 하지만 구원을 받은 자는, 영생을 얻은 자는 그 절망을 넘어서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런 희망이 있는 것만으로도 삶이 다를 수 밖에 없다. 희망은 인간의 힘의 원천이기 때문에... 이런 현실적인 표현이 작가님의 큰 매력이자 힘인 것 같다.



이 시는 이어령님의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1>인데 실제로 하나님을 영접하기 전, 너무나 외로웠을 때 어렴풋하게 들은 한 음성을 생각하며 쓰신 시라고 한다. 난 이 시가 넘 아름답게 느껴졌다. 작가님의 진실된 마음을 조금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어 자기 자신을 주님께 드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자기도 모르게 예배를 드린 느낌...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2>를 주님을 영접하고 쓰셨다고 하셨는데 난 이 첫번째 시가 더 좋았다. 잘 알지 못해서 가질 수 있는 순수함이 더 많이 느껴져서 그 마음의 간절함이 잘 느껴진게 참 좋았다.

뛰어난 지성과 감격스러운 영성 그리고 뜨거운 부성애를 느낄 수 있는 <당신, 크리스찬 맞아?> 였다.

인생의 통합적인 배움을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한지를 한 번도 안 읽어볼 수는 없잖아 - 열 번은 읽은 듯한 빠삭함! 한 번도 안 읽어볼 수는 없잖아
Team. StoryG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삼국지는 어렸을 때부터 여러 버전으로 봤던 것 같다. 만화로도 보고 만화책으로도 보고 어린이 버전으로도 보고... 그런데 <초한지>는 한 번도 읽어 본 적이 없다. 어렸을 적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책꽂이에 꽂혀 있어서 이런 책도 있어? 했었고 주인공 이름을 알고는 이름이 민망한데 했던 유치한 기억이 ^^;;;; ㅎㅎㅎ

그러다 절친이 얼마 전 초한지를 읽고 정말 좋았다고 본인은 삼국지보다 더 좋았다는 말을 들어서 <초한지>는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번 기회에 만화버전 <초한지를 한번도 안 읽어볼 수는 없잖아>를 만날 수 있어서 넘 좋았고 만화여서 나보다 애들이 먼저 다 읽어서 더 좋았다.

만화임에도 원래 스토리가 강렬하다보니 마음의 충격이 꽤 크게 남았다. 세상에 어떻게 그럴 수가....

그런데 너무 현실적이야! ㅠㅠ 정말 씁쓸한 인간사가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내용이었다.

진나라의 진시황이 죽고 조고가 힘없는 왕을 허수아비처럼 세운 후 자기 마음대로 치리를 했다. 당연히 백성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주머니만 열심히 채움... 많은 사람들이 큰 반발심을 갖게 되고 모두 진나라가 곧 끝날 수 밖에 없음을 느끼고 있을 때 유방과 항우가 진나라를 끝내고 새로운 나라를 세워야한다고 생각한다.

둘은 처음엔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관계가 좋았다. 하지만 항우는 무력이 인간계가 아닌 신급의 능력을 가졌으나 인품은 그 능력을 따르지 못해서 무자비했다. 반면 유방은 실제로 능력이 그리 없는데 사람들에게 지혜롭게 대하여 큰 무력 없이 항복을 받아내고 많은 인재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든다.

성향이 이렇게나 다른 둘은 같이 갈 수 없는 것이 운명이었고 진나라가 멸망한 후 항우는 초나라, 유방은 한나라를 세워서 천하통일을 위해 싸운다. 항우의 엄청난 무력과 감정적이고 잔인한 성격 때문에 주변 나라들은 눈치 보며 따를 수 밖에 없었지만 결코 그를 진심으로 따르지 않았다. 결국 하나 둘씩 항우를 떠나 유방의 편에 서게 되고 모두 힘을 합해 항우에게 대항한다.

하지만 항우는 왕중의 왕 ‘패왕’이었다. 엄청난 군대가 그에게 대항해도 그를 직접 죽일 수 없었고 큰 부상을 입은 후 자신이 끝났다는 것을 느낀 항우가 스스로 자결하여 전쟁이 마무리 된다. 정말 클래스가 달라도 너무 달랐다고 느껴짐. 만화책이어서 미화되고 표현이 많이 생략되었을텐데 그의 엄청난 힘이 크게 와 닿았다.

이렇게 해서 유방이 천하통일을 하고 그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자들을 잘 보상해주고 함께 행복하게 잘 살았다라고 끝났다면 얼마나 속이 후련하고 행복할까 ㅠㅠ

유방을 위해 항우를 배반하면서 자신의 목숨을 바쳐 싸우고 심지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어도 유방을 위해 마다하며 그를 위해 싸웠건만 항우가 죽고 천하통일이 되자 유방은 그들이 반역할까봐 두려워하게 되고 의심하게 된다. 정말 너무 비극임 ㅠㅠ 의심하는 순간 누구보다 자신에게 가장 충성스럽고 큰 도움이 되는 자들이 그의 머릿속엔 이미 배신자가 되어 있어서 더 함께 하기 어려워진다 ㅠㅠ

항우를 처치할 때 가장 큰 공을 세운 3인방 한신, 팽월, 영포를 결국 유방은 제거한다.

이 부분이 정말 슬프고 충격적이었다. 오직 살아남는 목적만 생각하고 냉정하게 봤을 때는 분명 그들이 가장 유방의 큰 적이 될수 있는 요소가 있지만 그런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그들을 그렇게 처단한다는 것은 정말 비극적인 일인것 같다.

이 초한지 이후로 <삼국지>의 시대가 열린다. <삼국지>의 등장 할 수 있도록 배경을 만들어 준 초한지의 이야기는 기대보다 훨씬 더 흥미로웠고 정말 배울 점이 많았다.



이 책 구성은 이렇게 각 챕터마다의 제목이 있는데 중심내용을 잘 관통하도록 잘 만들었다. 특히 이 제목이 가장 와 닿았는데 유방에게 56만 병사가 따르고 항우가 없는 틈에 팽성을 탈환한 후 유방은 너무 신나서 잔치를 열고 좋아한다. 하지만 그 틈을 타 항우가 반격하여 유방의 진영 사람들은 대학살을 당한다. 정말 중요한 일을 할 때 좀 잘 된다고 긴장을 놓으면 이런 큰 화를 당하는 것 같다.



이렇게 각 챕터에 들어갈 때마다 인물관계도를 보여줘서 훨씬 이해가 잘 되었다. 이 사진은 1장의 인물관계도라 유방과 항우가 관계가 좋다. 챕터가 바뀌면서 변화되는 인물관계도를 보는 것도 꽤 재미있었다.



이 알.쓸.초.잡.은 각 챕터 마지막에 들어있다. 본문에서 설명되지 못했던 내용을 설명해주기도 하고 초한지에서 유래된 유명한 고사성어나 단어들을 알게 된 점도 흥미로웠다.

<초한지>를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초한지를 한번도 안 읽어볼 수는 없잖아>.

아이들은 물론 초한지에 입문하시고 싶은 어른들에게 강추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래된 골동품 상점
찰스 디킨스 지음, 이창호 옮김 / B612 / 202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좋아하는 작가 찰스 디킨스의 작품이라서 넘 기대가 됩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