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크리스천 맞아? 이어령 대화록 2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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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이어령님의 책을 여러개 만났었다. 이 분의 작품은 넘 좋은게 지성적으로 뛰어난 통찰과 새로운 해설들이 나의 머리를 깨우면서 딸에 대한 절절한 사랑의 이야기는 나의 마음 적셔주어서 머리와 마음 둘 다의 갈증이 해갈된다. 지성적으로 뛰어난 글들은 날카롭다 못해 차갑고 마음까지 냉랭하게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 분은 그 지성적인 부분을 뛰어넘어 영적인 부분까지 다루시다보니 마음 벅찬 부분들까지 만날 수 있다.

이 책 <자네, 크리스찬 맞아?>는 작가님의 인터뷰, 라디오 방송을 엮어 놓았다. 그래서 핵심 부분은 계속 반복이 되는데 그 반복이 지겹기 보다는 굳히기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난 좋았다.



지성을 넘어선 영성은 허상이 아니다. 튼튼한 지성 위에 있는 영성을 만나는 것은 이 세상의 상식을 초월한 더 고 차원의 영역을 만나는 것이다.



그래서 진짜 영성의 기초는 지성으로 쌓아올리는 것이라는 작가님의 말씀이 정말 마음에 와닿았다. 지성만 말해도 인간미 없는 칼 같은 사람이 되는 거지만 지성이 없는 영성은 무너질수 밖에 없는 허상이다.

참 영성을 지니기 위해 지성은 필수라는 것을 다시 한번 발견하면서 끝없이 공부하는 것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확인 받는다.



이 책에서 내게 가장 큰 영감을 주었던 것이 바로 ‘생명’에 관한 이야기였다. 생명 공동체, 생명 자본주의, 창조적 자본주의.... 현재 사회의 모습을 볼 때 자유 시장경제 원리가 무너진 것들을 곳곳에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대안으로 생명 자본주의를 소개한다. 생명 자본주의는 장소에 대한 사랑, 생명체에 대한 사랑, 새로운 것에 대한 사랑 이렇게 세 축을 가지고 있는 새로운 경제체제이다. 이런 대안들이 무척 신선했다. 생명 자본주의라.... 자본주의는 좀 부정적인 느낌이 강한데 그 자본을 생명을 위해, 창조를 중심으로 모인다면 지금 같은 문제들이 어느정도 해결될 수 있다는 제안이 새롭고 흥미로웠다.



난 이런 작가님의 현실적인 표현이 정말 좋다. 기독교인이 되고 구원을 받으니 세상을 살 때 완전 다른 존재가 되어 항상 행복하고 충만하고 천사같은 모습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비참하고 죽음에 처절하고 지독하게 외로운 절망적인 존재라는 것. 물론 구원 받기 전에는 경험할 수 없는 행복감과 충만감을 느낄 수 있지만 그런 감정을 느낄 때는 일상의 작은 일부분이다. 대부분은 이런 절망적인 나의 존재에 괴롭다. 하지만 구원을 받은 자는, 영생을 얻은 자는 그 절망을 넘어서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런 희망이 있는 것만으로도 삶이 다를 수 밖에 없다. 희망은 인간의 힘의 원천이기 때문에... 이런 현실적인 표현이 작가님의 큰 매력이자 힘인 것 같다.



이 시는 이어령님의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1>인데 실제로 하나님을 영접하기 전, 너무나 외로웠을 때 어렴풋하게 들은 한 음성을 생각하며 쓰신 시라고 한다. 난 이 시가 넘 아름답게 느껴졌다. 작가님의 진실된 마음을 조금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어 자기 자신을 주님께 드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자기도 모르게 예배를 드린 느낌...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2>를 주님을 영접하고 쓰셨다고 하셨는데 난 이 첫번째 시가 더 좋았다. 잘 알지 못해서 가질 수 있는 순수함이 더 많이 느껴져서 그 마음의 간절함이 잘 느껴진게 참 좋았다.

뛰어난 지성과 감격스러운 영성 그리고 뜨거운 부성애를 느낄 수 있는 <당신, 크리스찬 맞아?> 였다.

인생의 통합적인 배움을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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