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르수 우잘라 - 시베리아 우수리 강변의 숲이 된 사람
블라디미르 클라우디에비치 아르세니에프 지음, 김욱 옮김 / 갈라파고스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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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르수 우잘라!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그는 아마도 신석기시대 이전의 생활방식으로 산 사람이다. 자연을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로 살다간 사람이다.

그는 자연을 인격으로 보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판단했고, 또 인정할 줄 알았으며(p113), 자연현상에 대해 눈에 보이는 그대로 설명하였다(p.122). 풀벌레소리나 바람소리 등 그런 사소한 소리에도 저마다의 의미가 담겨져 있음(p.121)을 알았다.

내가 더 낫다거나 네가 더 모자람 없이 모든 자연을, 그 속의 사물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에게 있어 버려야할 쓰레기는 없다. 먹고 남은 음식은 너구리, 오소리, 까마귀가 아니면 쥐, 개미에게 나누어 준다.(p.206) 그는 무엇이든 나눌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의 머릿속에 담긴 지혜는 배워서 익힌 교육의 결과가 아니라 오랜 관찰과 경험을 통해 상처를 입어가며 몸소 익힌 자산이었다.(p.122)  몸소 익혀 얻은 그의 뛰어난 지혜는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못하고 심각한 문제로 남아 있는 종교분쟁문제에 대해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각자의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듯, 삶에 영향을 미치는 신앙도 다를 수 있다(p.291)고 말한다.

그는 더 이상 야만인, 원시인이 아니다. 그의 세포 하나하나에 살아 숨 쉬고 있는 그의 통찰력은 우리 문명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는 이미 지금의 현생 인류를 뛰어넘고 있다.

100여년 전에 이미 자연으로 돌아간 데르수 우잘라!

현재까지도 그가 우리에게 주는 감동이 크게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의 삶이 어디로 가야할 지에 대한 지향점을 보여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작은 키에 총을 들고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어눌한 말투로 신나게 앞장서 걸으며 우리를 뒤돌아보며 말하고 있다.  


   “나, 말한다. 그 길은 위험하다.”

    "Me, say. way, danger." 

그는 여전히 우리 곁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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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미생물 요리사 - 세계 발효 음식 이야기 과학과 친해지는 책 3
벼릿줄 지음, 이량덕 그림 / 창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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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미생물 요리사

 미생물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우리에게 무한한 영향을 끼치는 존재다. 우리 몸속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 온 지구 곳곳에 존재하지 않는 곳이 없다. 아주 작지만 인류에게 가장 치명적일 수 있다. 한 번쯤은 누구나 앓은 적이 있는 감기, 독감 바이러스에서부터 인류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바이러스에 이르기까지 무한하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 버리기 쉽다. 이 책에서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실제 살아서 활동하고 있는 미생물에 대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아이들이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다섯 가지 음식 즉, 빵, 요구르트, 치즈, 포도주, 낫토를 통해 각 음식에서 활동하는 미생물의 이름을 밝혀 그 존재사실을 확인시켜주고 그들의 활동에 대해 재미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미생물에 대해 보다 친숙해지고 보다 많은 미생물에 대한 더 많은 호기심을 유발하리라 기대한다.

 나는야 미생물 요리사!

 먼저, 제목에서 느껴지는 친근함과 재미난 표현이 과학이라면 어렵고 딱딱하고 지루한 학문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이 책을 읽기 전엔 ‘왜 미생물이 요리사지?’라는 의문을 가지다가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아, 그렇구나, 미생물이 요리사구나!’ 라며 책을 덮을 수 있을 법하다.

 둘째, 각각의 미생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딱딱한 문어체가 아닌 ‘입말체’로 내용을 전달하고 있어 아이들이 쉽게 과학적 사실을 이해할 수 있겠다.

 셋째, 미생물이라는 아주 작은 생명체가 만들어낸 산물을 인류가 발견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하면서 간단하게 각국의 문화와 역사를 접목시키고 있다. 이 점은 아이들에 다방면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겠다. 이것이 다른 책들과 차별화된 점으로 아이들과 함께 project 학습으로 접근하기에 참 좋은 책이다.

 넷째, 각각 소개된 음식이야기 끝에 ‘한발 짝 더’라는 코너를 두어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법을 제공하고 있다. 남녀를 막론하고 아이들을 손수 요리하기를 좋아하는데 이 부분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딱 맞는 코너라고 생각된다.

 다섯째, 이 책의 일러스트레이션 또한 뛰어나다. 각 시대, 각 나라의 특징을 잘 표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글과 그림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 일러스트레이션 또한 이 책을 보는 또 다른 재미이다.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뛰어난 외국의 다른 책이 부럽지 않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전작인 “썩었다고? 아냐, 아냐!”가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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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새긴 이름 하나 문지아이들 75
이현미 지음, 이승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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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무렵 품었던 의문 하나!

‘몽골군이 쳐들어오면 창·칼을 들고 맞서 싸우지는 않고 왜 대장경을 만든다는 거지?’

누구나 가질법한 이 의문은 몇 장을 읽어나가자 바로 한 젊은이에 의해 제기되었고 어린 화자인 동명 대신 최 영감의 입을 빌어 전란 중에 몽고군과 맞서 싸우지 않고 대장경을 조판하는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는 역사적 사건을 관찰할 수는 있지만 독자에게 왜 그러한 사건이 일어났는지 설명해 주기에는 부족한 어린 동명 대신 중도적 인물인 최 영감을 등장시켜 내용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이 책의 묘미는 감정의 절제와 뛰어난 배경 묘사에서 찾을 수 있다.

몽고군의 기습으로 폐허가 된 벌목꾼 마을에서 자신이 의지하고 지내던 구레나룻의 시신을 발견한 동명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 보다는 동명의 회상과 행동을 서술함으로써 동명의 슬픔을 표현하고 있는가 하면, 구레나룻이 쌓아놓은 땔감을 보면서 ‘땔감이 줄어들 때마다 허전함은 늘어갔다’라는 표현으로 구레나룻에 대한 그리움을 서술하는 등 감정을 분출시키지 않고 서술형식으로 표현하여 감정을 절제시킴으로서 오히려 그 마음이 독자에게 오래 머물게 한다.

  더욱이, ‘처마 끝에 달려있던 고드름이 녹아 바닥에 똑똑 떨어졌다’라는 표현이나 ‘연한 연둣빛이던 풀과 나뭇잎들이 드문드문 초록색으로 바뀌더니 모두 짙을 초록빛을 띄었다’는 표현으로 계절을 암시하는 부분이나, 노랗게 피어난 생강나무 꽃을 보고 노란 털 뭉치와 노란 경단을 연상한 부분, 참새 서너 마리가 낙엽사이를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통통 튀기는 콩 같다고 한 표현 등 배경묘사에서의 뛰어난 비유적·은유적 표현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를 보는 듯 착각을 하게 한다. 

  게다가, 아버지를 극락으로 가게 하기 위해 경판에 이름을 새겨달라고 봄나물을 시주하러 온 솔메를 보고 동명은 자신이 구레나룻의 이름을 경판에 새기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된다. 그 일은 점점 동명의 꿈이 되어가고 그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어려움, 좌절, 심적 고통, 깨달음 등을 겪어내고 마침내 그 꿈을 이루는 주인공 동명의 성장담이 역사적 배경과 잘 어우러져 있다.

주인공 동명이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좌절이나 고통, 내적 갈등 등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표현로 묘사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공감을 주고 이를 극복하고 꿈을 이뤄낸 동명을 통해 미래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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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세계사를 바꾸다 고인돌 역사그림책
마크 쿨란스키 글, S.D. 쉰들러 그림, 안효상 옮김 / 웅진주니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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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 하는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소금의 구성성분을 시작으로 해서 소금을 얻는 방법들을 차례로 서술하고 있으며 그 다음부터 소금이 인류 문명에 미친 영향을 시대 순으로 나열하고 있다

  인류가 농경을 하기 시작하면서 소금이 필요하게 되었고 야생동물도 소금을 주면서 길들여 가축을 키우게 되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참 흥미로웠다.

 게다가 소금으로 식품을 보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후 그 보존 식품을 먹으면서 인류가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소금이 인류 역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게 한 대목이다. 식품을 보조할 수 없었다면 인류는 지금도 예전과 다름없이 무리지어 군집생활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수평선 너머나 지평선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상상하면서...

  중국의 소금 왕조를 시작으로 해서 이집트의 미이라, 켈트족의 햄, 로마의 소금제국, 서유럽의 대항해 시대를 거처 소금동맹의 탄생배경, 북아메리카의 독립과 발전에 소금의 역할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이 사뭇 새롭게 다가왔다. 게다가 소금에 세금까지 매기다니 지금 술이나 석유에 세금을 매기는 경우와 같이 않은가? 그 당시 소금이 인류에게 필수불가결 요소였음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부분이다. 음식이 세계의 역사를 바꾸어 놓다니 대단한 일이 아닌가!

  소금돔의 발견으로 그 가치가 떨어지고 통조림이나 급속냉동식품산업이 발달하면서 소금의 쓰임새가 줄어들기 했으나 현대 과학에서 표백이나 제약, 새로운 폭탄, 염로, 탄산음료를 만드는데 쓰이는 중탄산소다 등에서 새로운 소금 관련 산업이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새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사이사이에 팁을 두어 중국에서 간장을 만들게 된 계기, 소금으로 봉급을 지급한 이야기, 케찹을 만드는 법 등을 제공하고 있어 이 책을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중국의 쓰촨성 군수가 처음으로 소금 샘을 발견하여 소금을 만들다가 인류 최초로 천연가스를 발견하였다는 이야기와 소금돔의 가장자리를 파내려가다가 석유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에서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연료가 소금을 통해 발견되었다는 사실 역시 흥미로웠다. 언젠가 석유나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시대가 지나고 태양열이나 원자력에 의한 대체에너지를 사용하는 시대가 온다면 그 시대에 사는 아이들 또한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흥미로워 하지 않을까?

  하나의 재료를 가지고 역사와 문화를 풀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이 책의 묘미가 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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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 유진 푸른도서관 9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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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시절 성폭행을 당한 큰 유진과 작은 유진은 중학교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데 큰 유진의 엄마와 아빠는 솔직하고 적극적인 방식으로 아이의 상처를 치유하도록 도운 반면, 작은 유진의 엄마 아빠는 아이의 상처를 감추고 부정한다. 결국 그 상처는 곪아터지게 되고 작은 유진은 성장의 고통을 겪게 된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작은 유진은 집을 나오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만큼 자신의 부모도 고통당하고 아파했다는 사실을 엄마의 고백을 통해 알게 되면서 고통을 극복하고 성장해 간다.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문제를 극복하면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는 <유진과 유진>에서는 어떠한 정서적인 카타르시스가 일어났으며 그러한 상황이 직면했을 때 우리가 보여야 할 태도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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