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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닿았던 모든 순간
무라야마 유카 지음, 양윤옥 옮김 / 놀 / 2024년 8월
평점 :
여름을 연상하게 하는 책의 표지
그리고 뭔가 지금 읽으면 더 좋을것 같은
책의 제목까지 지금 이 책을 선택한 이유다.
일본 소설을 좋아하기도 하고
일본 작가들의 소설도 많이 읽은편인데
아직 무라야마 유카의 작품은
접하지 못해 이 책이 더 궁금해졌다.
이 책의 저자 무라야마 유카는 일본 3대
여성작가이며 나오키상 수상작가로
꽤나 인지도 높은 작가라는 걸 알게 되었다.
역시 이 책은 몰입감이 강렬해
하루만에 다 읽어낼 수 있는 흡입력이 있는
소설이었다.
독자들의 요청으로 10년만에
재출간 된 소설이라니 당장 책을 펼쳐보게 된다.
기념비적 문제작!! 그렇다
특정 페이지가 너덜해질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책이라고 했는데
선정적인 표현이 거북하지 않게
불온한 내용도 매혹적으로 잘 표현한
작가의 매력에 빠지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이야기가 시작되면
다음이야기가 궁금해 견딜 수 없는
그런 청춘소설이자 가족소설이자 성장소설이다.
10대 후반의 남녀 주인공이
서로의 가족안에서 삶을 바라보고
스스로 성장해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성과 연관지어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야기라
다소 파격적이라
19금 소설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서핑에 미친 남학생 미쓰히데와
학교 부회장을 맡고 있는 여학생인
모범생 에리의 성정체성에 대한 내용을
묘사한 부분이 아마도 독자들에게는
충격이자 신선한 충격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서로를 원하지만 사랑은 아닌 이 관계가
어째서 우리는 이토록 간절한 걸까?'
주된 줄거리는 이 두 청춘의
어울리지 않는 조합과 예상치 못한 관계로
인한 심리의 변화와 성장통이라
할 수 있지만 각자의 가족안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독자들은 더 많은
인간관계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게 된다.
아버지의 고집과 통제속에 성장한
미쓰히데의 유일한 행복은 파도를 가르며
서핑에 빠지는 일상이다.
가족보다 서핑에 진심인 미쓰히데
단순한 삶에 순응하며
아무것도 아쉬울게 없는 생활에 익숙해져있다.
그러나 아버지가 암이라는 병을 진단 받아
죽음을 선택하는 과정에 아들이자 장남으로서
안락사 책임자로 바뀌어가는
과정에서 진정한 삶의 무게를 느끼게 되고
거기에 에리라는 여학생과의
어처구니 없는 육체적관계로 인해
혼란스러운 일상에 빠져든다.
누구보다 모범적인 삶을 살아오고 있다고
생각하는 에리,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성정체성의 혼란과
뭄속에서 끓어오르는 본능을
주체할 수 없어 고뇌하는 청춘이다.
단짝 친구를 사모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녀는 에리를 동성친구 그 이상으로
대해주지 않아 괴롭기만 하다.
그런 찰나 눈에 들어온 전혀 접점없는
같은학교 학생 미쓰히데와의 조우로
그녀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아이, 그러나
에리의 가족도 문제가 많았다.
평온한 일상에 큰오빠의 사건이
발단이 되고 에리의 민낯은 여지없이
절친이 아닌 미쓰히데에게
까발려지게 되고 그로 인해
에리가 치유받게 된다.
미쓰히데의 아버지,
에리의 오빠
그리고 이 주인공의 주변 친구, 선배의
이야기가 어우러져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고 흘러간다.
'파격'이라는 주제를 담아내
혹하기도하고, 흥미롭긴 하지만
서정적으로 풀어내는 스토리는 꽤 매력적이다.
시원한 바다의 풍경, 파도의 움직임 속에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가 솔직하게 녹아져있다.
본능에 이끌린 파격적인 행위,
삶을 스스로 정리하는 죽음에 대한 고뇌,
술이나 마약이 주는 중독에 대한 경고,
그리고 결국엔 하나의 인격체가 성장하는
가장 기본은 역시 가족이라는
메세지를 담아낸 여운 가득한 소설
이 여름에 제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