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신작 소설 [모성]을 읽다.
여자라서, 딸이라서, 엄마라서
더더욱 끌리는 주제를 담은 소설이다.
피카소의 작품처럼 쌍둥이 같은
2명의 여자가 겹쳐있는 표지그림은
이 책의 두 주인공을 상징적이고도
인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소설을 다 읽으면
이 그림이 달리 보일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모성의 밝고 아름다운 모습보다
그 이면의 복잡미묘한 감정에 더 치우친
모녀간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내용이다.
딸의 자살시도 그리고 이어지는
엄마의 고해 그리고 딸의 고백이
교차되는 서술방식을 통해
소설의 진행속도와 흡입력을
더 높인 몰입력 최고의 모녀미스테리물로
여성들이라면 정말 푹 빠져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100만부 넘게 팔린 일본소설,
이미 모성이라는 영화도 있으니
비교해 보셔도 좋을것 같다.
고백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이미 [고백]이라는 작품으로 인정받은
베스트셀러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신작이니 기대해도 좋을 소설이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소설의 플롯의
흐름을 따라가는 목차의 단어들이
결코 행복한 느낌은 아니다.
탄식, 눈물, 고통 이라는 단어의 마지막은
그래도 사랑이 들어있으니
아마도 해피엔딩이 아닐까? 라는
기대감으로 소설을 읽기 시작한다.
책 표지에는
'죽을 만큼 죽일 만큼 서로를 사랑했던
엄마와 딸' 이라는 문장이 써있다.
이 모녀에게는 과연 어떤 사연이 있길래
극단적인 사랑의 표현으로 묘사했는지
궁금해진다.
작가는 우리에게 익숙한 세상이 정해놓은
관념적인 개념의 모성애가 아닌
모성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은
허상이라는 발상으로 이 소설을
쓴것 같아 작가가 던지는 모성에 대한
또다른 이면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다.
딸 사야카가 자살을 시도했다.
원인을 도통 모르겠다는 엄마의 대답이
더 의심스럽게 느껴진다.
과연 이 모녀가 함께 한 시간속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이란 무엇일까?
엄마의 고백과 딸의 독백이
번갈아가며 그 당시 각자의 시점으로
풀어내는 사건의 해석이 흥미롭다.
외동딸로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엄마는 자신의 분신인 딸도 분명
사랑을 듬뿍 주며 키울수 있을거라는
모성을 갖고 있었던 여자다.
하지만 그렇게 사랑하지 않던
남편 타도코로와 금새 결혼을 약속하고
임신을 하게 되어 딸을 출산한
그날 바로 자신의 불행이 시작되었다고
믿고 살아간다.
엄마에게 고스란히 받아온 사랑,
즉 모성을 자신의 딸에게는 왜 고스란히
전달할 수 없었는지
사랑을 갈구하던 딸 사야카의
본색을 알게되면서 살짝
이해가 가는 마음도 생긴다.
지금 나 역시 딸을 키우는 엄마의
입장이자 친정엄마의 사랑을 받고 자란
딸의 입장이니 주인공 엄마의
감정에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다.
그러나 소설속 인물이기에
그녀의 모든 생각에 공감해 줄 수
없기도 하다.
자연재해로 인해 위험에 처한
자신의 엄마와 딸을 구해야 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일이 있은 후
엄마의 모성은 결코 정상적으로 지탱될 수
없게 된다.
엄마의 부탁은 그녀에게 너무나 큰
충격이자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했기에....
자신을 너무나 사랑해 주었던
외할머니를 잃게된 사야카 역시
큰 충격에 휩싸이지만
이 날을 기점으로 엄마와 아빠와
알수 없는 냉랭함을 감지하며
스스로의 처지를
비관적인 생각으로 일관한다.
엄마의 고해와 딸의 독백을
하나하나 만나다보면 이 가정이
과연 정상적인 가족이었을까를
의심하게 된다.
불타버린 아름다운 자신만의 집이
사라진 그날부터 쭉 아빠, 엄마, 딸의
관계는 연기처럼 방향성을 잃고
흩어져버린듯 하다.
딸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과 태도가
모성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과연 그 모성 하나로 인간관계의 모든것이
단순하게 흘러갈 수 있는것인지
생각해볼 화두다.
작가는 이미 사회가 정해놓은
모성의 강박적인 관념보다
다양한 모녀관계 속에서 보여지는
다채로운 모성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흡입력, 몰입력 최강이라 금새 읽어버릴
일본소설로 추천하는 책, 모성
딸을 키우는 엄마라면,
친정엄마나 시어머니와도 함께 읽어보면서
모성이라는게 어떤 형태로
발현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나눠봐도 재밌을것
같은 생각을 갖게 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