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줄기를 따라
정지원 지음, 강순석 감수 / 필무렵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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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느낌을 담아낸 어린이 그림 에세이

'물줄기를 따라'를 펼쳐봅니다.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표지를 보며

상상해보지만 사실 잘 모르겠어요.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기에도

좋은 그림에세이지만 다 읽고나니

어른들에게도 경각심을 느끼게 하는

주제라 살짝 마음이 무겁기도 했네요.

책은 분명 아이들을 위해

쓴것이라는 생각이드는데 읽어보니

어린이 문학이자

어른들을 위한 동화네요.

 

정지원 글/그림

삽화가 특별해서 더더욱 눈길이 가는 책

연필 소묘 느낌으로 담백하고

또 담담하고 현실적으로 그려낸

삽화들이 매력있어요.

모든 생명의 줄기를 따라....

주인공이 우연히 강정천 주변을

찾아가는 모습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인공은 강전천 주상절리 절벽에서

깎여나간 바위들 사이에 숨겨진 얼굴을

발견하고 바라봐요.

그런데 갑자기 어떤 아이가 나타나

여기서 뭘 하냐며

주인공에게 말을 걸어요.

과연 이 곳은 어디며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요?

 

강정천,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맑고 깨끗한 생명의 줄기였던

하천은 아름다웠던 모습이 다

망가지고 사라져가고 있는 곳이래요.

강정해군기지 진입공사를 시작으로

주상절리 절벽, 천연기념물인 원앙의 서식지,

녹나무 숲과 냇깍등

특별한 장소이자 보호대상 구역이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삽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니 딱 강정천의 검은 틈새사이로

느껴지는 아픔들을 주인공과 아이가

하나하나 확인하는 과정들이

느껴져 가슴이 아파요.

원래는 이러지 않았어

분명 뭔가 잘못된 거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보러 가지 않을래?

물줄기를 따라

 

이 아이는 누구길래

주인공에게 이런 세세한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해주는걸까요?

부끄러운 어른이자 내면의 나?

아니면 이런 메세지를

던지고 싶은 자연이 보낸

아이인 걸까요?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가

인간의 욕심에 의해

무자비하게 파괴되고

생명을 잃어가는

모습들이 담담하게 그림으로

보여주는 대사들이 참 슬프네요.

글밥이 거의 없이 삽화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는

작가님의 힘이 느껴지면서도

강정천 이곳저곳을 마치 놀이터인양

소풍을 가는것 마냥 신나하며 안내를

하고 있는 해맑은 아이의 표정을 보면

또 마음이 무거워 지네요.

 

철조망, 공사안내 간판, 부러진 나무들,

사라지는 숲, 누구하나 살 수 없는

폐허처럼 느껴지는 공간에

생명력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아요.

그저 말없이 풍경들을 바라보며

물줄기를 따라 걷는

주인공과 아이의 표정을 보며

강정천의 모습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상상해보게 되네요.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진행시킨 공사로 인해

깍여나간 땅들도

뿌리가 뽑힌 나무도

원앙이 떠난 흔적도

쓸쓸하기만 하네요.

이 모든 것들이 다시 회복되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요?

주인공은 허망하게 이 모든 풍경을

바라보다 문득 옆을 보니

그 아이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인간이 삶 역시 이렇게 흘러가는

물줄기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자연의 생태와 모습처럼 상처받지

않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생기네요.

우리 모두는 자연의 일부이기에

이런 자연의 아픔을 외면한다면

정말 상상하기도 힘든 일들이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연, 환경, 생태계 파괴 그리고

생명의 물줄기가 상징하는 모든 것들을

곰곰히 생각하면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좋을 어린이 문학 _ 그림 에세이 한 권으로

긴 여운을 남긴 책 소개해봅니다.

책 마무리에 작가의 말이 담겨있어

읽어보니 작가는 왜 이런 그림 에세이를

생각하게 되었는지 그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있었네요.

우리 모두 이어지는 거야

물줄기를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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