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게 배운다 - 삼천 마리 개들을 구조하며 깨달은 것들
김나미 지음 / 판미동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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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개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누가 누구를 구원하는 것일까요? 이들 개체 하나하나가 고통 속에서도 기쁨과 이타심을 실천하는 주체임을 보여줍니다. 이는 인간과 비인간 동물의 위계적 관계를 재고하게 만드는 중요한 관점입니다.

종교학자로서 평생 추구했던 '진리'와 '구도'의 답을 신(God)이 아닌 개(Dog)에게서 찾았다는 저자의 고백은 이 책의 핵심입니다. 이는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가장 낮게' 여기는 존재들이야말로 인간이 잃어버린 본질적 가치를 간직하고 있다는 깊은 통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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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세 가지 관점에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존재론적으로는 "누가 누구를 구원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개들이 단순한 구조 대상이 아니라 인간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치는 스승임을 보여줍니다.

윤리적으로는 "개는 음식이 아니다"라는 선언을 넘어 모든 생명체와의 평등한 공존을 모색합니다.

실존적으로는 개들의 무소유, 순간 집중, 진실한 에너지 감지 능력을 통해 현대인이 잃어버린 '지금 여기'의 소중함을 일깨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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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던지는 근본적 질문은 "진정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입니다. 진정한 구원과 치유는 그들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철학적 성찰과 함께 동물보호 현장의 냉혹한 현실도 외면하지 않습니다. 개식용 문제, 동물학대, 구조 활동의 어려움 등을 솔직하게 다루며, 종교적 깨달음과 사회적 변화 촉구, 개인적 성찰 요청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을 보여줍니다.

저자가 개들에게서 배운 것은 비단 동물에 대한 사랑만이 아닙니다. 현재에 충실한 삶의 태도, 진실한 관계의 중요성, 그리고 존재 자체로 완전한 생명의 가치를 인정하는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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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망치 - 낡은 생각을 부술 때 시작될 삶의 변화
호리에 다카후미 지음, 김정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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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회의 대표적인 '이단아'로 불리는 저자가 기존의 고정관념과 사회적 통념을 과감히 해체하고, 개인의 자유로운 삶을 위한 새로운 사고 방식을 제시한 자기계발서입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우리 사회가 미덕으로 여기는 '성실함'과 '완벽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입니다. "제대로 배워야 한다"는 착각이나 "더 배우고 시작해야지"라는 생각이 오히려 행동을 지연시키고 기회를 놓치게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한 가지에 집중한다는 낡은 생각을 부숴라"는 메시지는 다양성과 유연성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의 요구와 맞닿아 있습니다.

"타인을 신경 쓰는 동안 자신의 시간은 사라진다"는 4장의 메시지는 현대인들이 겪는 가장 큰 딜레마 중 하나를 정확히 짚어냅니다. 저자는 설레지 않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비효율적인 회의나 전화 같은 관습적 업무 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날 것을 권합니다.

"관성대로 하지 마라, 반골 기질을 깨워라"는 5장의 제목은 저자의 철학을 함축적으로 보여줍니다. 호리에 다카후미는 '원액'을 만드는 사람과 '희석'하는 사람을 구분하며, 창조적이고 주도적인 삶의 자세를 강조합니다. 또한 쉽게 싫증내는 것도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은 기존의 '끈기'를 중시하는 사고에 대한 신선한 반박입니다.

단순히 이론적인 주장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조언도 제공합니다. "전화를 거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거나 "상대하지 않을 사람을 구분할 것" 같은 조언들은 극단적이긴 하지만 생각해 볼 여지가 많습니다. 이러한 조언들은 기술의 진보에 역행하여 타인의 시간을 빼앗는 비효율적인 소통 방식을 지양하자는 저자의 일관된 철학을 반영합니다.

저자의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문체는 때로는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본질적인 메시지는 충분히 고민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다만 모든 조언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자신의 상황과 가치관에 맞게 선별적으로 적용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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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
이세훈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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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 쇼펜하우어, 사르트르, 하이데거, 한나 아렌트, 키르케고르 등 다양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현대인의 일상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폴 틸리히의 '실존적 불안'이나 바슐라르의 '시적 상상력' 같은 철학적 개념들을 어렵지 않게 풀어내며, 자신의 상황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특히 외로움을 "내 영혼의 신호"로 정의하며 시작하는 프롤로그부터, "외로움은 묵묵히 새로운 길을 안내하는 등과 같다"는 에필로그까지의 구성은 외로움에 대한 인식을 점진적으로 전환시킵니다.

"온전한 '나'로 거듭난다는 것은 완벽한 존재가 되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내 장점과 단점, 빛과 그림자를 모두 하나의 삶으로 묶어내겠다는 결심을 의미합니다"라고 말하며, 외로움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또한 카뮈의 철학을 인용하여 "무의미 속에서도 행위를 지속하고, 스스로 창조해 가려는 반항적 용기가 가장 인간다운 무기"라고 표현한 부분은 외로움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과 함께 살아가는 용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합니다.

연결된 세상에서 오히려 더욱 단절된 마음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시의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SNS와 디지털 소통이 일상화된 시대에 역설적으로 증가하는 외로움 현상을 다룬 2장 "연결된 세상, 단절된 마음"은 특히 현대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외로움을 "더 이상 우울과 불안의 바다가 아니라, 새로운 꽃을 피우는 양분"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제안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외로움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외로움은 회피하거나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자기 존재와 만나고 더 깊은 성찰을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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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이 이야기 암실문고
김안나 지음, 최윤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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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틀 안에 넣은 사람은 내가 아닌 세상 모두인데
왜 그 삶을 책임지는 사람은 나여야 하는가?"

1950년대 미국 위스콘신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한 혼혈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인종차별과 정체성의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차별의 피해자가 역경을 극복하거나 실패한다는 뻔한 서사를 거부하고, 인간 내면에 뿌리 깊이 박힌 편견의 메커니즘을 예리하게 해부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소설은 두 개의 시간축을 교차하며 전개됩니다. 1953년 백인 어머니와 정체불명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아이 다니엘의 입양 과정과, 2013년 이 사건을 우연히 접하게 된 오스트리아계 한국인 프란치스카의 추적 과정이 그것입니다. 프란치스카 역시 오스트리아 사회에서 아시아인의 외모로 살아온 이방인으로서, 과거의 사건을 파헤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마주하게 됩니다.

특별함은 선악의 이분법적 구도를 피한다는 점입니다. 1950년대 '인류학적' 지식을 동원해 혼혈 아이에게 가장 좋은 삶을 주려 애쓰는 선한 인물들조차 결국 편견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이들의 선한 의도가 오히려 더 큰 비극을 낳는 모습은 인간이 자기도 모르게 만들어진 편견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슬픈 숙명을 보여줍니다.

이 소설은 사회복지 기록, 공식 문서, 일상적 대화 등 다양한 자료와 문체를 활용해 당시의 사회적 맥락을 생생하게 재현합니다. 특히 인종 분리가 합법화된 시대의 사회복지 시스템이 어떻게 개인의 삶에 개입하고 규정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들은 충격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프란치스카라는 인물을 통해 제시되는 관점 또한 주목할 만합니다. 전통이나 혈연으로부터 정체성의 뿌리를 찾는 복고적 접근법 대신, 한 명의 개인으로 존재하기를 바라며 인간을 분류하려는 시각적 편견에 맞섭니다. 이는 오늘날 다문화 사회에서 정체성을 논할 때 자주 등장하는 날카로운 문제제기로 읽힙니다.

혼혈 아이 다니엘의 목소리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그의 내면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고, 보고서적 서술이 소설적 긴장감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세상 모든 인간이 편견의 틀 안에서 살아간다는 비극적 인식에서 출발하되, 그 슬픈 숙명에 맞서는 개인의 존재 방식을 모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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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 유어 드림 - 인생을 뒤바꾸는 단 하나의 질문
사이먼 스큅 지음, 최인하 옮김 / 북파머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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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성공'이라는 단어는 종종 경제적 성취나 사회적 지위와 동의어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사이먼 스큅의 '왓츠 유어 드림'은 우리에게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이 단순해 보이지만 깊이 있는 질문은 이 책의 핵심이자, 저자가 평생에 걸쳐 추구해온 철학의 출발점입니다.

스큅이 제시하는 꿈 찾기의 방법론은 기존의 자기계발서들과 차별화됩니다. 그는 단순히 목표 설정이나 성공 전략을 나열하는 대신, 개인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목적을 탐색하도록 이끕니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직접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 그의 실천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인간 존재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저자가 꿈과 목표, 야망을 명확히 구분한다는 것입니다.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가요?"나 "가장 큰 야망은 무엇인가요?"가 아닌 "꿈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꿈이 단순한 성취 욕구를 넘어서는 더 깊은 의미와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삶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들고,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성찰하게 합니다.

노숙과 실패를 겪으며 얻은 그의 통찰은 단순한 이론이 아닌 생생한 현실에서 우러나온 지혜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위험은 우리가 힘든 일들을 피하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는 그의 말은, 문제를 회피하는 실수에 대한 날카로운 경고이자 동시에 깊은 격려가 됩니다.

"한 달 내내 계획만 세우느니 오히려 하루 동안 직접 부딪혀보는 편이 낫다"는 그의 조언은 완벽주의에 빠져 행동을 미루기만 해선 극복할 수 없음을 통찰합니다.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이 거창한 사업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용기에서 출발한다는 관점은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것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가치는 개인의 꿈 실현이 타인과의 연대와 베풂을 통해 더욱 풍성해진다는 메시지에 있습니다. 공동체적 가치를 강조하며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려는 저자의 비전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꿈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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