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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패권 전쟁 - 챗GPT 딥시크의 미래와 AI 그 이후
이시한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3월
평점 :
챗GPT가 대중에게 공개된 시점은 2022년 11월쯤으로 기억한다. AI에 대해 막연하게만 생각했다. 언젠가 기술이 대중화되면 생활이 지금과는 많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정도였다. 처음으로 웹 사이트를 통해 챗GPT라는 서비스를 사용해 봤지만 생각보다 한국말을 잘 알아듣네? 하는 정도의 경험이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챗GPT에 열광하기 시작했고, GPT는 무서운 속도로 버전업을 해나갔다. 많은 스타트업과 기업들이 참전하며 이미지, 음악, 동영상 등 기존에 전문가 영역이라 불리는 분야까지 AI는 대단한 진전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초기 모델들은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보여줬지만 지금은 AI가 만든 거라고 생각하지 어려울 정도의 결과물을 만들기도 한다.)
대규모 언어 모델 (LLM)은 이제 우리가 흔히 알만한 빅 테크 기업은 자사만의 고유한 모델을 출시했고, 성능을 고도화하고 있는 중이다. 거대 기업들이 참가하게 된 이유는 잠깐의 트렌드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두 번째 취임한 트럼프는 AI 관련 제한을 폐지하는 행정 명령에 사인하기까지도 했다. 기업을 넘어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AI는 중요한 기술이 되었다. <AI 패권 전쟁>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AI 기술 패권의 진행 경과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적극적인 참여자는 아니었지만 계속해서 AI 기술 동향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책을 통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다는 걸 깨닫게 되었고, 특히 딥시크의 출현 이후로 AI 패권 전쟁이 흘러가는 방향에 대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책이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진리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은 세계를 양분하며 경쟁하던 냉전 시기에 돌입했다. 이 시기 두 강대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들의 우월성을 증명하려 했다. 특히 우주 개발은 군사적 우위뿐만 아니라 과학 기술력과 국가적 위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졌다.
당시 기술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생각했던 미국을 제치고 소련은 스푸트니크라는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소련의 스푸트니크 성공은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이를 '스푸트니크 쇼크'라고 부릅니다. 이 사건 이후 미국은 NASA를 설립하고 인류를 달에 최초로 안착시키는데 성공합니다. 냉전 시대에 소련과의 우주 경쟁에서 미국은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며, 과학 기술력과 국가적 위상을 전 세계에 과시했습니다. 이는 미국 국민들에게 큰 자긍심을 심어주고, 서방 세계의 결속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아폴로 계획의 성공은 소련의 체제 불안정을 심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으며, 미국의 패권국으로서의 지위는 높아졌습니다.
AI 기술에 대한 경쟁, 그중에서도 최근 출시된 (중국) 딥시크의 출현은 과거 스푸트니크 쇼크를 연상시킵니다. 웬만한 국가 GDP를 압도하는 자금력을 보유한 미국의 빅 테크 기업들은 AI 기술에서 최강이라 자부하고 있었다. 더불어 경쟁 상대라 여기는 중국의 기술 발전을 늦추기 위해 AI의 핵심 기술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에 대해 제재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딥시크가 당시의 챗GPT에 버금가는 성능을 가질 수 있었다. 성능 좋은 AI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의 최고성은 GPU (H100)이 필요하고, 학습을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한다는 게 고정관념이었기 때문이다. 딥 시크는 H100보다 낮은 성능의 GPU 그리고 OpenAI의 챗GPT의 1/10의 비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딥 시크의 모든 소스는 공개되어 적은 비용으로도 미국이 보유한 AI 기술을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줬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냉전 시대 기술 우위에 있던 미국이 최초 인공위성 발사에서 소련에게 뒤처졌던 스푸트니크 쇼크와도 닮아있는 모습이었다.
AI는 사람을 대체할 수 있을까?
AI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라 생각한다. 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많은 우려 사항들이 있는데 그중에 가장 위협적인 것은 '나의 직업은 안전할까?'였다.
인류는 최근 100년도 안된 시간 동안에 산업 사회, 인터넷, 인공지능이라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변화의 시기에는 기존에 잘나가던 산업이 붕괴되는 사례가 여러 번 목격되었다. 산업의 붕괴는 근로자의 실직을 의미하기도 한다. 변곡점에서는 기존의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기도 한다.
하지만 AI는 왠지 새롭게 만드는 직업보다 없애는 직업이 많아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기술의 발달이 우리 삶을 편하게 만들고, 지식을 빠르게 확장시켜줄 것이지만 더 이상 인간이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변화의 물결 속에 있기 때문에 어떤 모습으로 사회, 산업이 재편될지는 알 수 없다. <AI 패권 전쟁>에서도 AI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현재를 기준으로 바라본 미래일 뿐이지 시간이 흐르며 바뀌는 상황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단지 참고만 할 뿐이다.
나는 우리들의 지식수준이 더 얕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궁금한 게 생기면 AI한테 물어보면 명쾌한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깊은 생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두뇌를 사용해서 자신만의 신경망을 강화하기보다는 인스턴트처럼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미래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의 우리는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생각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어떤 방향성을 설정하기는 다소 어렵다. 그런 상황이 생길 것 같다는 기분뿐이다.
마치며,
AI 기술은 이미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그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과거 냉전 시대의 기술 패권 경쟁이 우주 개발이라는 영역에서 펼쳐졌다면, 이제는 AI가 새로운 전쟁터가 되고 있다. AI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기술의 발전과 함께 예상치 못한 변화들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AI가 인간의 역할을 대체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우리는 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응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AI가 가져올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므로, 이를 활용하는 능력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AI를 통한 정보 습득이 쉬워지면서 깊은 사고 없이 표면적인 지식만을 소비하는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우리가 주체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으며, 오히려 더 깊이 있는 학습과 사고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단순히 기술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변화의 흐름을 읽고 준비하는 자만이 그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AI 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고민하며, 기술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